주일 아침의 단상

이웃을 생각하는 여백의 삶

유소솔 2021. 6. 5. 16:59

 

 

바보처럼 사는 다람쥐의 삶이 있습니다.

다람쥐는 가을에 도토리를 입에 물고는 하늘을 한번 쳐다본 후,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나서야

자기 겨울 양식을 땅에 묻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재미 있는 것은,

이 다람쥐가 숨겨 놓은 도토리는 거의 다른 동물들의 겨울의 양식이 된다고 합니다.

도토리를 딸 재주가 없는 짐승들은 다람쥐가 묻어 놓은 곳을 찾아서 그 도토리로 겨울을 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다람쥐의 바보스러움이 다른 생명들을 살리는 것입니다.

 

 내가 땀을 흘려서 번 것이라고 해서 다 내 것이 아닙니다.

내가 번 돈에는 내 못도 있지만, 하나님의 몫인 십일조와 가난한 이웃들의 몫도 있습니다.

하나니께서 이 진리를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구체적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추수할 때에 밭의 네 모퉁이는 거두지 말고 남겨두고, 곡식단이나 포도열매를 나르다가 떨어뜨리는 것은 줍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가난한 사람들이나 나그네들의 몫이라는 것입니다.

아름다운 흘림이 모두를 살려 함께 살아가는 것이 하나님의 뜻입니다.

 

적당히 비어 있어야 자동차를 주차할 수 있습니다.  

빽빽하게 쓴 편지보다 빈칸이라는 여백이 있어야 읽기가 쉽고 사연에 울림을 주는 사람,

추수할 때 싹쓸이 거두지 말고 가난한 이웃을 위해 모퉁이를 남겨두는 사람,

그리고 가난한 이웃을 위해 일부러 알곡을 흘려두는 사람,

우리는 그런 사람들의 여백으로 들어가 쉬고 싶습니다.

 

성경에 보면, 불쌍한 과부 은 시어머니께 봉양하기 위해 부잣집의 추수 밭에 가서

누구인가 땅에 흘려 놓은 많은 이삭들을 줍다가 주인 보아스를 만나 결혼하였습니다.

그녀는 다윗왕의 증조 할머니가 되고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에 들어가는 위대한 여인이 되었습니다.

 

잠시도 눈을 팔면 사람들에게 속고, 빼앗기고, 고통을 당하는 박정한 세상살이에서

흘림이 있고, 여백이 있고, 공감이 있고, 긍휼함이 있는 사람이 바로 참된 그리스도인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바보라고 해도 화를 내지 맙시다. 예수님처럼 거룩한 바보가 이웃들을 살리기 때문입니다.

이런 마음으로 언제나 이웃을 생각하며 여유롭게 살아가시기를 기원합니다.

(임채영 목사. 서부성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