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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타령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네이버 국어사전에는 사랑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1.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또는 그런 일 2. 어떤 사물이나 대상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거나 즐기는 마음. 또는 그런 일 3. 남을 이해하고 돕는 마음 또는 그런 일. 국어사전에서 말하는 사랑의 정의만으로는 뭔가가 조금 부족한 느낌입니다. 카피라이터 정철의 「사람사전」에서는 사랑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같이 있어주는 것, 같이 걸어주는 것, 같이 비를 맞아주는 것, 같이 울어주는 것, 같이 웃어주는 것, 이 모든 문장에서 ‘주다’는 개념을 빼면 사랑. 사랑은 같이 있는 것, 같이 걷는 것, 같이 비를 맞는 것, 같이 우는 것, 같이 웃는 것.’ 이처럼 사랑은 모든 일에 있어 ‘같이 ..

칼럼 2021.09.13

항복과 행복의 차이

미국의 존 G. 밀러(John G. Miller)의 『바보들은 항상 남의 탓만 한다』라는 책이 있습니다. 작가는 이 책에서 진정한 성공을 위한 몇 가지 법칙을 기술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필요하면 항복하라”는 것입니다. “힘이 약할 때 자존심이나 명예를 내세우지 말고 항복하면, 오히려 시간적인 여유가 주어져서, 다시 기회를 얻어 도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필요하면’ 혹은 ‘힘이 약할 때’에도 항복하기를 두려워합니다. 그것은 항복이 곧 패배이고 굴욕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항복은 영어로 'surrender'라고 하는데, 그 말은 ‘자신을 점령한 사람에게 몸을 넘겨주다.’라는 뜻입니다. 전쟁에서 항복을 하면, 패배자에게 주는 징계는 비참할 것입니다. 옛날에는 패배자들을 노예로 삼아..

장미

- 피천득(1910~2007) 잠이 깨면 바라다보려고 장미 일곱 송이를 샀다. 거리에 나오니 사람들이 내 꽃을 보고 간다. 여학생들도 내 꽃을 보고 간다. 전차를 기다리고 섰다가 Y를 만났다. 언제나 그는 나를 보면 웃더니, 오늘은 웃지를 않는다. 부인이 달포째 앓는데, 약 지으러 갈 돈도 떨어졌다고 한다. 나에게도 가진 돈이 없었다. 머뭇거리다가 부인께 갖다 드리라고 장미 두 송이를 주었다. Y와 헤어져서 동대문행 전차를 탔다. 팔에 안긴 아기가 자나 하고 들여다보는 엄마와 같이 종이에 싸인 장미를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문득 C의 화병에 시든 꽃이 그냥 꽂혀 있던 것이 생각났다. 그때는 전차가 벌써 종로를 지났으나 그 화병을 그냥 내버려 두고 갈 수는 없을 것 같았다. 나는 전차에서 내려 사직동에 있는..

수필 2021.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