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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4계절 산다면

7월 무더위 짜증나는 계절에 사우디아라비아 맵스에서 일하는 친구 아들이 보낸 카톡 사진과 글 친구가 다시 내게 보내어 살펴본다. 사우디 나라는 열대 무더운 나라 홍해 쪽에 있는 맵스 도시의 기후는 하루에 4계절을 산단다. 이게 무슨 말일까? 아침엔 봄처럼 따뜻해 꽃들이 피고 낮에는 여름처럼 무더워 일 못하고 저녁엔 가을처럼 서늘해 꽃이 지고 밤에는 겨울처럼 솜이불 덥고 잔단다. 처음 한 달 동안 무척 힘들었으나 이젠 하루 4계절의 삶 조금씩 적응 되어 날마다 네 번씩 옷을 갈아입느라 옷장에 4계절 옷들이 가득하단다. 하루에 한 계절 느낄 사이도 없이 금방 계절이 지나가 버리니 허무하고 한국에 있을 때 몰랐던 해마다 4계절 한국의 날씨가 최고란다. 봄이 그리워 온갖 꽃들이 다투어 피고 여름휴가에 가서 놀던..

2021.07.21

칠월(이수인)

장맛비 그친 하늘 위에 꽃구름 둥둥 피어나고 풀벌레 소리 높여 노래하는 할머니 모시저고리보다 햇빛이 더 쩡쩡한 칠월. 피자두 적포도 청포도 복숭아 한입 물면 새콤달콤한 달 바람이 인색하게 불어도 넉넉하게 살찌우는 칠월, 한 해 반은 감사로 보내오니 남아 있는 소망은 접지 않게 하소서. 멀리서 오고 있는 가을을 위해 나지막히 기도하게 하소서.

별똥 떨어져 그리운 그곳으로(유안진)

유안진(1942~ ) 슬퍼지는 날에는 어른들아, 아이로 돌아가자! 별똥 떨어진 그리운 그곳으로 간밤에 떨어진 별똥 주우러 가자. 사랑도 욕스러워 외로운 날에는 차라리 아무 것도 아닌 것을 물어보자 개울가의 미나리아재비, 물봉숭아 어린 꽃이 산기슭의 패랭이 엉겅퀴 산나초가 어째서 별똥 떨어진 그 자리에서 피는가를 어른들아, 어리석은 어른들아 사는 일이 참말로 엄청 힘들거든 작고도 순수하게 경영할 불도 알아야지 작아서 아이 같은 고향마을로 가서 밤마다 떨어지는 별똥이나 생각다가 엄마 누나 무릎 베고 멍석자리 잠이 들면 수모도 치욕도 패배도 좌절도... 횃불 꼬리 달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꿈 찬란한 별똥별이 되어주지 않을 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