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223

아프리카에서 온 그림

3월의 봄빛 아래 지구촌 먼 곳에서 온 편지를 읽는다. '마다카스카라'라는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 10살 짜리 '이리나' 양의 귀여운 글과 그림 작은 집 하나 푸른 나무 하나 십자가 있는 교회당 그가 꿈꾸는 것이 고스란히 담긴 그림을 보며 나는 기도했다. 그의 꿈이 꼭 이루어지도록 용돈을 아끼고 아껴 매달마다 보내는 작은 일이 한 아이의 꿈을 이룰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세상에 어디 있을까?

동시 2021.03.25

아이에게 배울게 있지 1

- 신호등 보고 걷기 아빠와 딸이 2차선 교차로 앞에 섰다. 빨강 신호등인데, 차도 안 보인다. 아빠가 여기저기 살피더니 "영지야, 차도 안 오는데 바쁘니 얼른 건너가자“ 아빠가 도로로 뛰어들었다. - 아빠, 빨강불이잖아요? “차도 안 오는데 얼른 따라오면 되잖아“ - 빨강 불 신호 때는 건너가지 말라고 배웠어요. 길 노랑선까지 갔던 아빠 휙 돌아서 아이에게 뛰어왔다. “맞아. 아무리 바빠도 배운 대로 살아야 해. 우리 영지가 아빠보다 낫구나!“

동시 2021.03.16

외톨 섬

외톨 섬 류재하 바다에 떠 있는 섬은 아름답다. 큰 섬은 큰 다리 놓아 사람도 자동차도 넘나드는데 작은 섬은 그러지 못해 늘 외롭다. 섬들 중에도 외톨 섬이 있는 것처럼 마스크 쓰게 하고 친구도 못 만나게 하고 2m 이상 떨어져야 하고 집에서 온라인 수업하고... 세상은 요즘 모두를 외톨이가 되게 하지만 나는 기도로 자주 만나고 카톡으로도 자주 만난다. 친구들이나 친척들에게 일본에 사는 외삼촌에게 미국 이민 간 내 짝꿍에게 자꾸자꾸 만나다보니 코로나19 전보다 더 친하고 그들이 더 소중하게 여겨진다. 이제 나는 외톨이가 아니다. 이제 나는 외톨 섬이 아니다.

동시 2021.03.12

2월 아가씨, 바이바이!

얼마나 급했으면 신발도 못 신고 갔을까 버려진 두 짝 신발 떠나기 싫어 심술부리다 녹색바람 타고 온 봄 아씨 미소에 놀라 달도 다 못 채우고 허겁지겁 떠난 2월의 심술 아가씨. 슬퍼하지 말아요. 두고 간 신발 곱게 닦아 두었다가 여기 저기 꽃피우고 다닐 바쁘고 예쁜 3월 아씨에게 한 달쯤 빌려 드릴 게요. 내년에 봐요. 바이바이! - 아동문학세상(2018) - 소솔동시집 제3집에 수록

동시 2021.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