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18

호동이와 낙랑이 사랑

호동이와 낙랑이의 사랑 -이낙랑과 장호동의 사랑, 오늘의 이야기- 우리나라가 해방되기 전, 호동이 아빠와 낙랑이 아빠는 황해도 해주 땅에서 살았습니다. 두 사람은 바로 이웃집에서 사는 동갑내기 친구여서 아주 정답게 지냈어요. 두 친구는 자라면서 학교 선생님께 옛 우리나라 사람들의 많은 이야기를 들었지요. 그 중에서도 두 사람은 고구려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슬픈 사랑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마음을 아파했습니다. 어느 날, 친구 장씨가 장가를 들어 첫아들을 낳았어요. 아기가 태어났을 때 장씨는 기분이 무척 좋았습니다. “허, 그놈. 얼굴이 훤하게 잘생겼다. 꼭 옛날 호동왕자를 닮았구나!”하면서, 이름을 호동이라고 지었지요. 그로부터 한 달 후, 약속한듯이 친구 이씨가 결혼한지 1년 만에 첫 딸을 낳았어요. ..

동화 2020.12.26

숲속의 여름학교

7월의 마지막 주간의 하늘은 계속 맑았지만, 땅에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습니다. 산이 높고 물이 시원한 강원도 치악산 어느 숲 속에는 요즘 한창 어린이들로 붐볐습니다. 서울에 있는 푸른샘교회 어린이들이 해마다 이 때쯤이면 이곳에 와서 캠프를 치 고, 여름성경학교를 하기 때문입니다. 굵은 소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찬 그늘 아래에는 유치부와 유년부 아이들이 배웁니다. 시원한 그늘뿐 아니라, 소나무가 은은한 향내를 계속 풍겨주어 기분도 아주 좋습니다. 그리고 옆 산자락을 덮고 있는 잣나무 숲에서는 초등부 어린이들이 배우고 있습니다. 맑은 공기를 마시고 시원한 그늘에서 배우는 아이들은 잣나무의 향기에 머리가 맑아진듯 성경공부가 머리에 쏙쏙 들어옵니다. 그리고 마음에 감동을 줍니다. 그래서 선생님들과 아이들 모두 얼..

동화 2020.12.23

꽃송이 아기의 꿈

오늘도 인수는 엄마의 손을 잡고 유치원으로 갔습니다. 유치원이 먼발치에 보이자, 인수가 생각난 듯이 말했습니다. “엄마, 내 여자동생 하나 낳아주면 안돼요?” “뭐, 여자동생?” 인수엄마가 놀라며, 인수를 바라보았습니다. “엄마. 우리 유치원에 선희가 있는 데요. 너무 예뻐서 내 동생했으면 해요.” 그제 서야 인수엄마는 무슨 뜻인 줄 알았습니다. “그래. 인수도 여자동생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건 어려운 일이야.” “어려운 일이에요?” “그럼. 아기는 생겨야 낳지, 생기지 않으면 낳을 수 없단다.” “엄마. 아기는 어떻게 생기는데요?” “엄마 배를 봐. 아기가 생기면 불룩하거든? 그런데 아직 엄마는 배가 불룩하지 않잖아.” “그럼, 언제 배가 불룩한데요? “그건, 나도 모르지. 하나님이 주셔야 하니까.” ..

동화 2020.12.13

마스크와 민들레 홑씨

"아유, 답답해. 미치겠네.” 마스크를 쓸 때마다 민이는 얼굴을 찡그렸다. 이런 세상이 있는 줄 꿈에도 몰랐다. 새해에는 민이가 6학년이 된다. 학교에서 제일 높은 학년이 되면 어린 동생들에게 형답게 의젓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몇 가지 새로운 꿈을 세웠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의 꿈을 가로막은 것이 나타났다. ‘코로나 19’라는 전염병이었다. 우리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위해 3가지 긴급한 명령을 내렸다. 1. 누구든지 집밖으로 나갈 때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쓸 것 2. 비눗물로 손 자주 씻고, 밖에서 들어오면 반드시 손 씻을 것 3. 10인 이상 모임은 안 되며, 누구와도 1미터 이상 거리두기를 할 것 민이는 2월 초에 개학하여 일주일에 하루는 마스크 쓰고 학교에 가서 공부하다, 4월부터는 아예 등교하지 않..

동화 2020.12.12

마스크와 민들레

짧은 동화 “아유, 답답해. 미치겠네.” 민이는 마스크를 쓸 때마다 얼굴을 찡그렸다. 이런 세상이 있는 줄 몰랐다. 아빠나 엄마도 처음이라고 하셨다. 민이는 날마다 오전과 오후 컴퓨터 4시간 수업에는 참을 수 있다. 수업 마치고 가는 외출 허락에 엄마는 몇 가지 조건을 달았다. 마스크 쓰고, 호수공원에 가서 꽃과 이야기하고 1시간 만에 돌아오라는 것이다. “엄마, 내가 꽃과 어떻게 이야기해요?”하고 묻자, 엄마는 아무 꽃 앞에 가서, 먼저 이야기하면 꽃의 말이 들린다고 하셨다. 그는 시인이신 엄마의 말씀을 이해할 수가 없어서 그냥 잊고 말았다. 9월이 되자, 문득 엄마 말씀이 생각난 민이는 호수 둘레의 꽃들을 찾아서 한 번 이야기 해보고 싶었다. 그러다 찾은 것이 홑씨만 남은 민들레였다. 날아갈듯 가벼운..

동화 2020.12.12

도시락 편지

9월이 되자, 가을이 다가오고 있는지 새벽이나 밤에는 제법 선선했습니다 “준이야, 이제 일어나거라. 아침 선선할 때 공부해야지.” 준이가 일어나 시계를 보니, 어김없이 6시였습니다. 새벽마다 교회에 다녀오신 엄마는 아들을 깨우시고 나서야 다른 일을 시작하십니다. 하품을 하며 일어난 준이가 화장실로 들어가 찬물로 세수를 합니다. 잠이 달아납니다. 준이는 책상에 앉아 오늘 학교에서 배울 공부를 미리 찾아 읽기도하고, 쓰기도 합니다. 준이는 엄마와 둘이서 삽니다. 공장에 다니시던 아빠가 작년 가을에 밤늦게 집으로 돌아오시다 뺑소니차에 치어 돌아가셨습니다. 그때 엄마와 준이는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가난하지만 웃음이 가득하던 준이의 가정에 이때부터 슬픔과 외로움이 깃들기 시작했습니다. 엄마의 얼굴과 준이의 ..

동화 2020.12.10

아름다운 사람들

오늘은 어버이날입니다. 마침 학교에 가지 않은 토요일이어서, 은지는 용돈으로 어제 사다둔 카네이션 세 송이를 아침 식사하기 전에 할아버지와 엄마, 아빠의 가슴에 달아드렸어요. 빨간 카네이션 노란 천에는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사세요.‘하는 글이 써 있었어요. “할아버지, 그리고 엄마 아빠,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세요.” “그래, 고맙다. 우리 은지가 갈수록 철이 들고, 더 예뻐져 가는구나.” 할아버지가 기뻐하시며 칭찬하셨습니다. “이게 모두 하나님의 은혜지요.”하는 엄마의 말에, 은지가 “엄마. 소원이 무엇이에요? 오늘 어버이날 하루만이라도 소원을 들어 드릴게요.” “그래? 내 소원은 ---- 음, 연지가 할아버지의 친구가 되어 오늘 함께 지냈으면 하는데.” “할아버지요? ” “그래. 할아버지는 아빠엄마의..

동화 2020.12.10

생일파티

- 찌르르릉, 찌르르릉 이른 아침부터 핸드폰 소리가 울렸습니다. 한별이가 화장실에서 세수하다 말고 제 방으로 뛰어갔습니다. “나, 한별인데, 누구세요?” “난, 지영이야, 박지영. 한별이 넌 생일 없는 거니? 소식이 없게.” “뭐, 내 생일?” “12월 25일이 네 생일이잖아, 아니야?” “그래, 맞아. 내 생일 어떻게 알았지?” “다 아는 수가 있다? 우리 학급수첩에 적혀 있던 걸” “그렇구나. 내 생일은 예수님 생일과 같은 날이야.” “그런데 왜 아직 소식이 없니? 파티 말이야.” “아, 그건 내일 모래니까 아직 시간 있잖아? 내일쯤 연락 하려고 했지.” “쟤도 참. 파티가 있으면 며칠 전부터 연락을 해야지. 우리도 스케줄이 있단 말이야.” 화가 났는지, 지영이가 먼저 전화를 끊어버렸습니다. 한별이는..

동화 2020.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