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소설의 향기/크리스천 교수의 글 85

마음 1

유승우 교수(인천대 명예) 내가 살아가는 것은 하늘의 빚을 갚는 일입니다. 하늘은 내게 이 세상에서 살 만큼의 빚을 빌려 주었습니다. 나는 70년 동안 열심히 빛을 만들어 하늘의 빚을 갚는다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하늘은 목숨을 태워서 만드는 빛만을 받는다고 합니다. 가족들을 위해 나를 태워 만든 빚이 하늘의 통장에 얼마나 입금되었을까요. 시를 빚는 일은 빚을 갚는 일이라는 믿음이 내 마지막 양심입니다. 작은 별빛만큼이라도 빚을 갚기 위해 밤잠을 못 이룹니다. 기도할 때면 하늘의 빚 독촉 소리가 들립니다. 거짓을 모르는 내 마음이 고맙습니다. ----------------------------------------------------- 시를 빚는 삶은 하늘로부터 주어진 빚을 갚는 일이라고 한다. 하늘의..

양의 옷 입은 거짓 선생들

산상수훈 묵상(41) 양왕용 교수(부산대 명예) 좁은 길 고독하게 걸어가는 젊은 우리에게 양의 옷 입고 상냥한 웃음으로 다가오는 거짓 선생들 2000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들은 저기 저 훤하게 뚫린 길, 아스팔트 깔려 자동차도 쌩쌩 달리는 저 길 좁은 길이라 우기고 그곳으로 가라고 유혹하고 또 유혹하나니. 심지어 제일 잘 팔리는 신문의 전면광고로 자기가 구세주라고 광고하며 잠실운동장만 한 곳으로 오라고 유혹하고 또 유혹하나니. 어디 그뿐이랴 아침마다 상냥한 미소로 신문에 나는 거짓 선생들도 젊은 우리에게 공짜 돈 펑펑 준다면서 그 돈 우리가 나중에 갚을 돈 아니라면서 넓은 길을 좁은 길이라 우기고 있나니. 당신께서 이 무리들 모두 물리쳐 주시라고 기도하고 또 기도하며 좁은 길 가나니.

좁은 길로 가나니

산상수훈 묵상 40 양왕용 교수(부산대 명예) 좁은 길에서는 만나는 사람 많지 않아 뭇 사람들로부터 환영받고 영광과 명예 누릴 수 없나니. 하지만 우리는 그것들이 넓은 길의 것인 것 잊고 달라고 보채며 기도할 때도 있나니 오로지 당신께 불끈불끈 솟는 그것들 가지고 싶은 욕망 버리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기도하며 가나니. 좁은 길에는 비바람도 자주 불고 양의 탈을 쓴 이리들도 많으나 그들에게 이길 힘주시는 당신께 기도하고 기도하며 가나니. 환호성이 끊이지 않는 넓은 길 끝에는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문이 있고 좁은 길 끝에는 생명주시는 그대가 기다리고 계신다는 그 말씀 믿고 또 믿으며 비바람 불고 이리 떼가 나타나도 기도하고 또 기도하며 가나니.

풍금 치며 성탄의 기쁨 노래하리

박이도 시인(경희대 교수 역임) 언덕 위의 작은 예배당 풍금 소리에 묻어오는 천사의 음성 보라, 내가 큰 기쁨의 소식 전하러 왔노라 구주 탄생하셨네 온 천하에 전하러 가세 내 평생 섬겨 온 하나님 전의 전당 오늘 밤, 영생의 안식의 나라 추억 속의 말구유간으로 달려가 풍금을 치며 성탄의 기쁨을 노래하리라 양치는 목자들, 동방의 세 박사들 온 성도들이 모여 경배할 언덕 위의 작은 예배당에 등불을 밝혀 아기 예수의 탄생을 찬송하리라.

남을 대접하라

산상수훈 묵상 39 양왕용 교수(부산대 명예) 당신께서 아버지가 아들에게 좋은 것 주듯이 좋은 것 주시지 않겠냐면서 갑자기 그러므로 남에게 대접받으려면 남을 대접하라하시니 어리둥절합니다. 남을 대접하는 것이 상대방에게 대접받기 위함이라니요? 그런데 한참 생각해보니 남이 대접하기 전에 먼저 대접하라는 것임을 깨닫게 되지요. 당신께서 무엇이든지 다 주는데 많은 이들이 저 사람을 대접하면 내게 무엇이 돌아올까? 생각하면서 대접하는 것은 우리가 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우리 주위에는 처음에는 간도 이식해 줄 듯 하다가 쓸 모가 없어지면 언제 봤느냐는 듯이 고개 돌리는 경우가 허다하지요. 그리하는 사람들은 천국에 들어가기 힘들다는 것이지요? 당신을 사랑하듯이 이웃은 물론 원수까지도 사랑하라는 것이지요?

구하라, 찾으라, 두드리라

-산상수훈 묵상 38 양왕용 교수(부산대 명예) 기도하고, 기도하고 또 기도하라는 말씀이지요? 항상 깨어 기도하라는 뜻이기도 하구요. 그리하면 다 이루어 주신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우리는 아무 일 없으면 가만히 있다가 무슨 일이라도 일어나면 부리나케 해결해 달라고 기도하지요. 그래도 당신께서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많은 것을 주듯이 이루어 주시고, 문을 열고 들어오라고 하시지요? 때로는 기도하고, 기도하고, 또 기도해도 묵묵부답으로 계시기도 하지요? 그리하면 우리는 원망하고 또 원망하다가 묵묵부답도 당신께서 주시는 응답이라는 것을 깨닫지요. 그래서 항상 깨어 기도하고, 기도하고 또 기도하라는 것이지요?

개에게 거룩한 것을, 돼지에게 진주를 주지 말라

-산상수훈 묵상 37 양왕용 교수(부산대 명예) 남 비판하지 말라고 하시다가 갑자기 개에게 거룩한 것을 주지 말고 돼지에게 진주 같은 보물을 던지지 말라하시니 정말 어리둥절합니다. 개와 돼지는 남이나 형제가 아닌 것이지요? 세상 어디든지 개나 돼지 같은 무리에게는 그렇고 그런 것들만 보인다는 뜻이지요? 그래서 그들에게 형제에게 주는 진주는 절대로 주지 말라는 것이지요? 세상에는 정말로 개딸도 많고 돼지아들도 많아서 분별없는 자들을 뒤통수치지요? 세상뿐만 아니라 교회 안에서도 그러한 무리로부터 상처받지 말라는 것이지요? 당신께서 주신 경건의 눈만 분명히 뜨고 있으면 개딸과 돼지아들 알아볼 분별력은 분명히 주시겠지요?

내 눈의 들보와 형제 눈의 티

-산상수훈 묵상 36 양왕용 교수(부산대 명예) 들보와 티의 크기를 어찌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도, 당신께서는 내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형제의 눈에 티는 본다고 하십니다. 정말 억울합니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이렇게 달려드는 나를 당신께서는 더욱 질책하십니다. 외식하는 자여 네 눈 속의 들보를 뽑아라 그래야만 형제의 눈 속의 티를 더욱 밝히 보고 뽑을 것이라 합니다. 어리석은 나 비로소 깨닫습니다. 내 눈의 들보는 나의 허물 형제 눈의 티는 형제의 허물 그런데도 나는 허물없다고 입 싹 닦고 형제의 허물에 거품을 무는 경우가 허다하지요.

가을에는 흰옷을

- 이향아 교수(호남대 명예) 가을에는 흰옷을 입어야지 미풍에 끄덕이며 잎이지는 나무처럼 겸손히 두 팔을 내리고 철없던 젊은 날의 방황은 끝나 모두들 돌아서는 성숙의 계절에 가을에는 달빛 같은 흰옷을 입어야지 육신의 빈궁 영혼의 남루를 당신에게 순종하는 눈물로 채워야지. 쭉정이는 모두 쓸어 불길 속에 사루는 참회의 시간 겸손히 흰옷을 갈아입고 서면 사랑이여,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 가을에는 허락하는 이의 깃발 같은 흰옷을 그 순결을 입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