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80초 명칼럼 "사자의 눈"

유소솔 2025. 5. 28. 00:00

 

 

                                                     이어령(1934-2022)

 

짐승 가운데 인간

제일 많이 닮은 것은 무엇일까요?

 

동물학자들은 그것을

사자‘라고 합니다.

힘이 센 백수의 왕이라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사자는 들판에서 사는 짐승이라

먼 지평선을 바라보며 자랐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인간은 멀리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인간인 것입니다.

초식동물들은

발밑에 있는 만 보고 다니지요.

그래서 사이가 아주 좁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사자와 비슷해도 호랑이

숲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먼 곳을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두 발로 선 인간

언제나 먼 곳을 바라보며 삽니다.

 

상상지식의 넓은 초원에서 사는 사람들은

사자처럼

‘지금, 여기’의 발밑이 아니라

먼 내일과 더 넓은 지평을 꿈꾸며 삽니다.

 

비전입니다.

비전을 잃으면

인간모든 것잃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