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본디 임자들
유소솔
2025. 6. 4. 00:00
김종상(한국문협 고문)
악어가 지갑을 가져갔다
토끼가 털모자를 가져갔다
여우가 목도리를 가져갔다
본디는 자기들 것이라 했다.
황소가 구두를 벗겨갔다
밍크가 외투를 벗겨 갔다
양들이 양복을 벗겨 갔다
모두 자기들이 임자라 했다.
다 주고 마지막 남은 것은
빨가숭이 알몸뚱이뿐이었다.
“이것은 내가 먹여 키웠다.”
흙이 통째로 가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