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솔 2021. 12. 13. 00:02

 

       겨울 편지

                - 채희문

 

오는 날은 줄어들고

가는 날은 늘어갑니다

 

만날 수 있는 사람은 줄어들고

만날 수 없는 사람은 늘어납니다.

 

내일에 사는 사람은 줄어들고

어제에 사는 시간은 늘어갑니다

 

한 오백 년 살 것 같던 세월

한 삼사년, 아니 한 서너 달쯤 살았을까 싶은 기분인데

 

어느새 마감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도 사라져 갑니다

 

그러나 그리움은 그대로 그지 없습니다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자꾸만 고입니다

 

외로움도 겨울 가슴 빈 뜰에

흰 눈처럼 한없이 쌓여만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