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솔 2022. 4. 21. 00:06

   

            꽃잎 인연

                                 - 도종환

 

끝을 스치고 간는 몇 이었을까

마음을 흔들고 간 는 몇 이었을까

 

저녁하늘과 만나고 간 기러기 수 만큼 이었을까

앞강에 흔들리던 보름달 수 만큼 이었을까

 

가지 끝에 모여와 주는 오늘 저 수천 개 꽃잎

가 되면 오고 바람 불어 속절없이 흩어지리

 

살아있는 동안은 바람 불어 언제나 쓸쓸하고

사람사람끼리 만나고 헤어지는 일들도

빗발꽃나무들 만나고 헤어지는 일과 같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