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9

현모양처 평강공주

- 온달 장군이 죽은 후의 이야기 온달 장군의 장례식에 다녀온 평강공주는 매우 지쳤다. 비록 가마를 타고 다녀오긴 했지만, 너무 먼 곳이어서 몸과 마음이 고달프고 허전했다. 이튿날 아침에 왕궁에서 임금님이 사람을 보내왔다. “공주님. 태왕마마께서 궁궐로 들어오시라고 하십니다.” “그래. 알았다.” 평강공주는 일어나 세수를 하고 가볍게 화장한 후, 가마를 타고 왕궁으로 들어가자, 기다리고 있던 고구려의 영양태왕은 신하들과 함께 평강공주를 반갑게 맞았다. “평강공주 내 누이여. 온달장군은 훌륭한 충신이었소. 충신을 잃은 내 마음이 이렇게 아픈데, 누이야 오직 하겠소?”하시는 왕의 말에 공주는 눈물이 핑 돌았다. “태왕마마. 온달장군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셨으니, 우리 가문의 영광입니다.” “역시 내 누이..

동화 2021.01.07

윤하의 동화책

‘말썽꾸러기 반’ 윤하네 반은 학교 안에서 이렇게 소문이 나 있습니다. 윤하네가 이 동네로 이사 와서, 이 학교에 다니게 된 지도 두 달이 지났습니다. 반 아이들은 30명이 넘었고, 그래서 그런지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습니다. 5학년이면 높은 학년이므로 철이 들만도 한데, 웬일인지 윤하네 반 아이들은 걸핏하면 다투고 싸움질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성질이 급한 남자 선생님이 맡으셨다가 말썽꾸러기들의 등쌀에 못 이겨 아이들의 손바닥에 매질을 한 것이 말썽이 되어 다른 학교로 가셨습니다, 그래서 새 선생님이 오셔야 하는데 말썽꾸러기 반이어서 선생님들은 아무도 맡지 않으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한 달 전에 박 선생님이 이 말썽꾸러기 반을 스스로 맡아 오셨습니다. 박 선생님은 퍽 상냥하시고 얼굴도 예쁘신 여선생님이신..

동화 2021.01.06

아까맹그로

장마 비가 갠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습니다. 아침부터 한여름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자, 사람들은 시원한 곳을 찾아 집을 떠났습니다. 들이나 밭에서 사는 농작물들은 오랜만에 뜨거운 태양 볕을 받자 살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기지개를 활짝 켜면서 열심히 키를 키우기 시작하였습니다. “엄마, 더워서 못 살겠어요.” 기산봉 기슭 선희네 고구마 밭에 사는 꼬마 강아지풀이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 소리에, 밭고랑 아래 고추밭에 사는 형 강아지풀이 고개를 쳐들었습니다. “막내야, 이 고추밭으로 와라. 우리 키 크는 운동을 함께 하자.‘’ 고추밭에는 강아지풀 5형제가 살면서, 날마다 몸을 움찔움찔 키웠습니다. 그래서 몸이 통통해졌고 키도 제법 커졌습니다. 고추나무처럼 키 키우는 게 소원이지만 아직 어림없습니다. ..

동화 2020.12.26

새와 작은 짐승 겨울나기

산골짝의 다람쥐 아기 다람쥐 도토리 점심가지고 소풍을 간다. 우리나라의 가을하늘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끝없이 높고 파아란 하늘을 우러러 보고 있으면, 자기도 모르게 하늘의 푸르른 호수 속으로 풍덩 빨려들 것 같습니다. 가을 햇살이 알맞게 내려 쬐는 시월의 어느 공휴일이었습니다. 서울에 있는 `늘푸른교회‘ 교회학교 5학년 아이들이 오랜만에 시골로 나들이를 나왔습니다. 교회의 어린이부 부장이신 강 장로님이 자기네 시골집으로 5학년의 선생님과 아이들을 이 날 초청한 것입니다. 박 선생님을 따라 반 아이들 아홉 명이 교회의 미니버스를 타고 출발한지 한 시간 만에 경치 좋은 남양주의 수락산 기슭에 내렸습니다. 아이들은 박 선생님을 따라 산등성이를 오르면서 다람쥐 노래를 불렀습니다. 왜 이 노래를 불렀는지 모르지..

동화 2020.12.26

호동이와 낙랑이 사랑

호동이와 낙랑이의 사랑 -이낙랑과 장호동의 사랑, 오늘의 이야기- 우리나라가 해방되기 전, 호동이 아빠와 낙랑이 아빠는 황해도 해주 땅에서 살았습니다. 두 사람은 바로 이웃집에서 사는 동갑내기 친구여서 아주 정답게 지냈어요. 두 친구는 자라면서 학교 선생님께 옛 우리나라 사람들의 많은 이야기를 들었지요. 그 중에서도 두 사람은 고구려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슬픈 사랑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마음을 아파했습니다. 어느 날, 친구 장씨가 장가를 들어 첫아들을 낳았어요. 아기가 태어났을 때 장씨는 기분이 무척 좋았습니다. “허, 그놈. 얼굴이 훤하게 잘생겼다. 꼭 옛날 호동왕자를 닮았구나!”하면서, 이름을 호동이라고 지었지요. 그로부터 한 달 후, 약속한듯이 친구 이씨가 결혼한지 1년 만에 첫 딸을 낳았어요. ..

동화 2020.12.26

숲속의 여름학교

7월의 마지막 주간의 하늘은 계속 맑았지만, 땅에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습니다. 산이 높고 물이 시원한 강원도 치악산 어느 숲 속에는 요즘 한창 어린이들로 붐볐습니다. 서울에 있는 푸른샘교회 어린이들이 해마다 이 때쯤이면 이곳에 와서 캠프를 치 고, 여름성경학교를 하기 때문입니다. 굵은 소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찬 그늘 아래에는 유치부와 유년부 아이들이 배웁니다. 시원한 그늘뿐 아니라, 소나무가 은은한 향내를 계속 풍겨주어 기분도 아주 좋습니다. 그리고 옆 산자락을 덮고 있는 잣나무 숲에서는 초등부 어린이들이 배우고 있습니다. 맑은 공기를 마시고 시원한 그늘에서 배우는 아이들은 잣나무의 향기에 머리가 맑아진듯 성경공부가 머리에 쏙쏙 들어옵니다. 그리고 마음에 감동을 줍니다. 그래서 선생님들과 아이들 모두 얼..

동화 2020.12.23

도시락 편지

9월이 되자, 가을이 다가오고 있는지 새벽이나 밤에는 제법 선선했습니다 “준이야, 이제 일어나거라. 아침 선선할 때 공부해야지.” 준이가 일어나 시계를 보니, 어김없이 6시였습니다. 새벽마다 교회에 다녀오신 엄마는 아들을 깨우시고 나서야 다른 일을 시작하십니다. 하품을 하며 일어난 준이가 화장실로 들어가 찬물로 세수를 합니다. 잠이 달아납니다. 준이는 책상에 앉아 오늘 학교에서 배울 공부를 미리 찾아 읽기도하고, 쓰기도 합니다. 준이는 엄마와 둘이서 삽니다. 공장에 다니시던 아빠가 작년 가을에 밤늦게 집으로 돌아오시다 뺑소니차에 치어 돌아가셨습니다. 그때 엄마와 준이는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가난하지만 웃음이 가득하던 준이의 가정에 이때부터 슬픔과 외로움이 깃들기 시작했습니다. 엄마의 얼굴과 준이의 ..

동화 2020.12.10

아름다운 사람들

오늘은 어버이날입니다. 마침 학교에 가지 않은 토요일이어서, 은지는 용돈으로 어제 사다둔 카네이션 세 송이를 아침 식사하기 전에 할아버지와 엄마, 아빠의 가슴에 달아드렸어요. 빨간 카네이션 노란 천에는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사세요.‘하는 글이 써 있었어요. “할아버지, 그리고 엄마 아빠,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세요.” “그래, 고맙다. 우리 은지가 갈수록 철이 들고, 더 예뻐져 가는구나.” 할아버지가 기뻐하시며 칭찬하셨습니다. “이게 모두 하나님의 은혜지요.”하는 엄마의 말에, 은지가 “엄마. 소원이 무엇이에요? 오늘 어버이날 하루만이라도 소원을 들어 드릴게요.” “그래? 내 소원은 ---- 음, 연지가 할아버지의 친구가 되어 오늘 함께 지냈으면 하는데.” “할아버지요? ” “그래. 할아버지는 아빠엄마의..

동화 2020.12.10

생일파티

- 찌르르릉, 찌르르릉 이른 아침부터 핸드폰 소리가 울렸습니다. 한별이가 화장실에서 세수하다 말고 제 방으로 뛰어갔습니다. “나, 한별인데, 누구세요?” “난, 지영이야, 박지영. 한별이 넌 생일 없는 거니? 소식이 없게.” “뭐, 내 생일?” “12월 25일이 네 생일이잖아, 아니야?” “그래, 맞아. 내 생일 어떻게 알았지?” “다 아는 수가 있다? 우리 학급수첩에 적혀 있던 걸” “그렇구나. 내 생일은 예수님 생일과 같은 날이야.” “그런데 왜 아직 소식이 없니? 파티 말이야.” “아, 그건 내일 모래니까 아직 시간 있잖아? 내일쯤 연락 하려고 했지.” “쟤도 참. 파티가 있으면 며칠 전부터 연락을 해야지. 우리도 스케줄이 있단 말이야.” 화가 났는지, 지영이가 먼저 전화를 끊어버렸습니다. 한별이는..

동화 2020.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