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인이 말을 타고 전라도 일대를 한 달 간 순회한 뒤 이런 글을 남겼다. "이번에 만난 여성 500명 중 이름이 있는 사람은 열 명뿐이었습니다.지금이 1921년인데도, 조선여성들은 큰 년이, 작은 년이, 개똥어멈으로 불립니다. 이들에게 이름을 지어주고 글을 가르쳐 주는 것이 저의 큰 기쁨입니다." 간호 선교사로 조선에 온 엘리자베스 쉐핑 (Elisabeth Johanna Shepping, 한국명; 서서평 徐舒平; 1880~1934)이 직접 쓴 기록이다. 1920년 서서평은 독일 출신의 미국 선교사로 한국 최초의 ‘간호선교사’로 왔다. 당시 조선은 가난이 이루 말할 수 없었고, 전염병으로 병자가 넘쳐나던 시절이었다. 몹씨 어려운 이들에게서 눈과 마음을 뗄 수 없었던 그녀는 서양식 삶을 고수하던 여러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