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승우 명예교수- 현대시인협회 전이사장
창백하게 여위어가는 햇살이
빈 들판을 서성거리며 주기도문을 외우고 있다.
갈대꽃들이 강가에 모여 서서 하얗게 손을 흔들며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말씀을 외우고 있다.
가랑잎들이 아늑한 곳에 모여앉아
바스락 바스락 마른 목소리로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소근 거리고 있다.
잎 진 가지들이 바람 앞에 서서 앙상한 가지를 흔들며
내 모습 이대로 주 받으옵소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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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스스로 들어나는 현상을 계시라고 한다. 그 계시의 하나는 일반계시로 자연 그 자체가 하나님의 창조물로서
하나님을 들어낸다. 시인은 이런 신앙인으로 햇살, 갈대꽃, 가랑잎들이 각기 다르게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다. (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