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1934-2022) 짐승 가운데 인간의 눈을제일 많이 닮은 것은 무엇일까요? 동물학자들은 그것을‘사자‘라고 합니다.힘이 센 백수의 왕이라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사자는 들판에서 사는 짐승이라늘 먼 지평선을 바라보며 자랐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인간은 멀리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인간인 것입니다.초식동물들은발밑에 있는 풀만 보고 다니지요.그래서 사이가 아주 좁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사자와 비슷해도 호랑이는숲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먼 곳을 볼 수 없습니다.그러나 두 발로 선 인간은언제나 먼 곳을 바라보며 삽니다. 상상과 지식의 넓은 초원에서 사는 사람들은사자처럼‘지금, 여기’의 발밑이 아니라먼 내일과 더 넓은 지평을 꿈꾸며 삽니다. 비전입니다.비전을 잃으면인간의 모든 것을 잃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