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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터널에서

권병대(시인, 활천문학회 회장) 그대는 걸어보았는가팝콘 터지듯 꽃잎이 터지는 벚꽃터널을우연히 피는 꽃이 아니라계획된 창조의 신비로운 현장을 그대는 거기에 있었는가와장창 한 번에 피어나는 벚꽃터널을인생의 질곡이 환희처럼 번져 오르고 역전되는 경이로운 그곳을 그대는 거기서 보았는가새하얀 터널에서 생의 정점을 찍은 후눈송이 날듯 허허로운 마음으로 떠나는통 큰 대장부의 시원스러운 마음을

2025.04.12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나태주(풀꽃문학관장)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사랑한다는 말 차마 건네지 못하고 삽니다.사랑한다는 그 말 끝 까지 감당할 수 없기 때문  모진 마음 내게 있어도모진 말차마하지 못하고 삽니다.나도 모진 말, 남한테 들으면 오래 잊혀지지 않기 때문 외롭고 슬픈 마음내게 있어도외롭고 슬프다는 말 차마하지 못하고 삽니다.외롭고 슬픈 말, 남한테 들으면 나도 덩달아 외롭고 슬퍼지기 때문 사랑하는 마음을 아끼며 삽니다. 모진 마음 달래며 삽니다.그럴수록 외롭고 슬픈 마음을숨기며 삽니다.

2025.04.10

내 맘속 초록나무 한 그루

​                                         정연복(친자연 서정시인)  다람쥐 쳇바퀴 돌 듯정신없이 바쁜 생활 속에서도​누구라도 봄이 오면꼭 해야 할 일이 하나 있다​맘속에 초록나무한 그루 심는 것이다​그 나무로 새 희망과 행복의파랑새 한 마리 불러들이는 것이다.​아무리 열심히 살아간다 한들업적을 쌓고 재물을 모은다 한들​맘속에 초록나무 한 그루자라지 않는 삶은 빈껍데기일 뿐​세상 명예나 돈이영혼의 참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한다.​초록빛 희망으로파랑새의 밝은 노랫소리로​내면에 우중충하게 드리운회색 빛 허무와 번뇌의 그늘을 지워​나의 영혼과 정신이힘차게 생기 있게 되살아나기​사방천지 초록으로 물들어 가는이 봄날의 엄숙한 과업이다.​​

2025.04.07

봄날, 이곳에서

김예성(한국기독교문인협 이사장) 말씀 앞에 서면 하늘이 보입니다하늘 보화를 꺼내려고노을 들어 굵은 목소리로 높여성경을 읽는 내 영혼의 날개는 가볍습니다. 기도 앞에 엎드리면 그분이 계십니다내 눈물 닦아주심 안아주심 받아주심의부드러운 손 내밀어 다가오심에이 몸,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찬송하며 춤추면 오늘이 환해집니다입술로부터 사랑의 노래 흘러강물로 넘쳐나는 따뜻한 봄날활짝 핀 꽃밭 이룹니다. 말씀이 하늘의 꽃이라면기도는 하늘의 향기 두 손 열어 안아 받습니다늦게 깨달았어도찬송 속에서 아이로 피어 뛰어갑니다.

2025.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