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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은 너에게로

박노해(노동문학상) 어두운 길을 걷다가빛나는 별 하나 없다고절망하지 말아라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 구름 때문이 아니다불운 때문이 아니다 지금까지 내가 본 별들은수억 광년 전에 출발한 빛 길 없는 어둠을 걷다가 별의 지도마저 없다고주저앉지 말아라 가장 빛나는 별은 지금간절하게 길을 찾는 너에게로빛의 속도로 달려오고 있으니

2024.07.13

나는 마중물 되어

오인숙(한국기독교문학상) 지하수를 마중하러 가는 물물줄기 손잡고 올라와목마른 길손 갈증 풀어주고시든 꽃밭을 적셔 주리라. 찬란한 땅 위의 세상 애타게 그리워도잡아주는 손 없어 연못으로 고여 있는 사랑 표현하고 나눌 길 없어 답답하고 음침한 곳에서홀로 흘리던 눈물 이제 드러내어 함께 울자 나는 한 바가지 마중물 되어네 가슴에 고인 사랑 길어 올려푸서리 메마른 곳에 정겨운 시내로 흐르게 하리라.

2024.07.05

그대 빈손에 이 작은 풀꽃을

유안진(서울대 명예교수)  눈물로 눈을 씻어내며 눈물을 흘려본 이는 인생을 아는 사람입니다. 살아가는 길의 험준하고 뜻있고값진 피땀의 노력을 아는 사람이며,고독한 영혼을 아는 사람이며,이웃의 따사로운 손길을 아는 사람이며,가녀린 사람끼리 기대고 의지하고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귀하게 평가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눈물로 마음을 씻어낸 사람에게는 사랑이 그의 무기가 됩니다.용서와 자비를 무기로 사용할 줄 압니다.눈물로 씻어낸 눈에는 神의 존재가 어리비치웁니다. 강팍하고 오만하고 교만스러운 눈에는神의 모습이 비쳐질 수 없지만,길고 오랜 울음을 거두고, 모든 존재의 가치를 아는 눈에는모든 목숨이 고귀하게 보이고,모든 생명을 고귀하게 볼 줄 아는 눈은이미 神의 눈이기 때문입니다.

2024.07.03

나의 사랑하는 나라

김광섭(1905~1977) 지상에 내가 사는 한 마을이 있으니이는 내가 사랑하는 한 나라일러라 세계에 무수한 나라가 큰 별처럼 빛날지라도내가 살고 내가 사랑하는 나라는 오직 하나뿐 반만 년의 역사가 혹은 바다가 되고 혹은 시내가 되어모진 바위에 부딪쳐 지하로 숨어들지라도이는 나의 가슴에서 피가 되고 맥이 되는 생명일지니나는 어디로 가나 이 끊임없는 생명에서 영광을 찾아 남북으로 양단되고 사상으로 분열된 나라일망정나는 종처럼 이 무거운 나라를 끌고 신성한 곳으로 가리니 오래 닫혀진 침묵의 문이 열리는 날고민을 상징하는 한 떨기 꽃은 찬연히 피리라이는 또한 내가 사랑하는 나라 내가 사랑하는 나라의 꿈이어니.

2024.06.27

6월의 애잔한 핏빛 들꽃을 보라

- 유소솔  첩첩 산자락을 메아리로 휘감으며멀리서 들려오던 아득한 포성과 함께 우리의 형들은 사라져 갔다. 동족을 배신하고 적화통일 한다며소련의 군수물자로 몰래 전쟁 준비하다선전포고 없이 불쑥 남침한 6,25 전쟁 위기의 나라 지키려고 군에 뛰어든 일편단심험난한 산길 오르며 적을 무찌르고 무찌르다수많은 넋이 산화한 호국영령들이여! 참으로 장하도다!우리는 결코 잊어선 안 돼, 그들의 애국심을그 덕에 우리가 자유민주국가로 성장했으니.. 그러나 못다 이룬 한 많은 형들의 꿈들이 해마다 6월이면 전방 산야마다 핏빛 들꽃으로 피는 뜻은  핵으로 재무장한 북의 기회노림은 여전한데이념의 혼돈 속에 계속 흔들리는 우리의 승공사상 의식의 약화 때문이 아닐까?

2024.06.25

여름일기

이해인(카톨릭문학상) 아무리 더워도 덥다고 불평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차라리 땀을 많이 흘리며내가 여름이 되기로 했습니다 일하고 사랑하고인내하고 용서하며해 아래 피어나는 삶의 기쁨 속에 여름을 더욱 사랑하며내가 여름이 되기로 했습니다.----------------------------------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지난 4월에 어느 정보를 통해,  이해인 수녀님의 선종을 이 브로그를 통해 알렸는데, 계속 확인 결과 오보였음을 사과드립니다. 이 수녀님은 20년 간 암과의 투병 속에서도 희망의 시를 계속 쓰시며, 이번 7월 11일에는 제1회 카톨릭문학상 본상을 수상한다는 기쁜 소식입니다. 함께 기뻐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소솔)

2024.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