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기도 4

12월의 기도

김남조(1927-2023) 찬바람이 목둘레에 스며들면 흘러가는 강물 같은 시간의 흐름 앞에 아쉬움과 그리움이 여울목 이룹니다. 한해가 저무는데 아직 잠 잘 곳이 없는 사람과 아직도 병든 자, 고통 받는 이들과 하늘 저 편으로 스러질 듯 침묵하는 자연에 압도되어 나는 말을 잃어버립니다. 이런 때 가슴 가장 안쪽에 잊었던 별 하나 눈을 뜹니다. 그 별을 아껴 보듬고 그 별빛에 꿈을 비춰보며 오늘은 온종일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립니다. 누군가를 위하여 무언가를 위하여

2023.12.01

12월의 기도

김남조(원로 시인) 찬바람이 목둘레에 스며들면 흘러가는 강물 같은 시간의 흐름 앞에 아쉬움과 그리움이 여울목 이룹니다. 한 해가 저무는데 아직 잠 잘 곳이 없는 사람과 아직도 병든 자, 고통 받는 이들과 하늘 저 편으로 스러질 듯 침묵하는 자연에 압도되어 나는 말을 잃어버립니다. 이런 때 가슴 가장 안쪽에 잊었던 별 하나 눈을 뜹니다. 그 별을 아껴 보듬고 그 별빛에 꿈을 비춰보며 오늘은 온종일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립니다. 누군가를 위하여 무언가를 위하여

2022.12.30

12월의 기도

- 조규옥 ​ 마지막 남은 달력 한 장이 차가운 겨울바람에 떠날 채비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 뒤돌아보면 낮은 곳으로 내려가겠다는 다짐은 간 곳 없고 높은 곳으로 오르려고 버둥대며 살아온 삶이었습니다. ​ 이제 참회의 촛불을 켜렵니다. ​어려운 자들과 고통 받는 자들에게 열리지 않았던 가슴을 마지막 남은 단 며칠만이라도 활짝 열어 그들과 함께 하게 하소서 ​ 겨울 숲 빈 나뭇가지에 밝게 스미는 햇살처럼 저마다의 가슴속에 한 줄기 사랑의 빛이 스미어 오래도록 머물게 하소서 ​ 그리하여 모두가 희망으로 가득 찬 새해를 맞이하게 하소서.

2022.12.01

12월의 기도(석우 윤명상)

추위가 당연해지는 12월처럼 사랑이 식고 냉랭해지는 세상에서 나를 불태워 작은 온기라도 나눌 수 있는 모닥불 같은 존재가 되게 하소서. 활활 불타오를 때뿐 아니라 타고 남은 숯불이 되어서도 누군가의 언 가슴을 녹일 수 있는 따뜻한 사랑의 가슴이 되게 하시고 매서운 겨울바람을 뚫고 내리쬐는 한 줄기 햇살처럼 소망을 잃고 방황하는 이의 상한 마음에 비추는 한 줄기 따뜻한 볕이 되게 하소서. 그러나 나 자신에게는 스스로를 쳐서 복종시키는 동장군 같은 단호함으로 언제나 양심은 깨어있게 하시고 눈보라 속에서도 묵묵히 봄을 기다리는 나목처럼 은혜의 때를 소망하는 겨울나무 같은 의지를 갖고 12월을 살아가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