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희문 시인(상록문학상) 사람들과 말이 안 되는 날은훌쩍 산으로 가게 하소서깊은 산 큰 바위에 올라이름 모를 새들과 만나면서바람소리와 지내게 하소서 시름시름 시름만 겨운 날은강이나 바다로 떠나게 하소서흐르는 물살과 파도의 물이랑을 보며천만년 인고의 물결을 배우게 하소서 산과 강과 바다와도 얘기가 안 되는 날은세상 믿을 곳이라곤 없는 날은하늘로 향하게 하소서떠가는 흰 구름을 지나그 구름 사이로 깊이 열리는빈 하늘을 갖게 하소서 그런 어느 날당신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손을 내리시어나의 차가운 빈손을 맞아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