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1762

부활의 생명으로 가득한 삶

봄이 오면 세상은 다시 살아납니다. 얼어붙었던 땅이 풀리고, 말라 있던 가지에서 연둣빛 새순이 돋아나고, 꽃을 피웁니다. 겨울은 모든 것을 끝낸 것처럼 보였지만 준비의 시간이었고 생명은 조용히 다시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인생도 이처럼 때로 우리는 겨울과 같은 시간을 통과합니다. 관계가 깨어지고, 건강이 흔들리고, 마음이 무너지는 순간들을 경험합니다. 기도해도 응답이 없는 것 같고, 눈물은 마르지 않으며, 상황은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그때 우리는 묻습니다. “정말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부활절은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대답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분명히 사랑도, 정의도, 희망도 모두 무너진 자리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끝이라고 여겨진 자리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셨는데, 죽음을 생명으로, 절망..

피에타 *

류재하(한국기독교문학상) 내 무릎에 깊이 잠든 거룩한 슬픔이여내 몸 빌어 태어난 빛 하나님 아들 아닌가잠시도 쉬지 못한 몸예서 편히 쉬소서. 내 평생 잊지 못할 천사의 수태고지受胎告知낳을 아들 이름 예수 만민의 구주시라고달픈 인류애人類愛 댓가십자가 죽음 웬말인가. 은혜 받은 수많은 이들 다들 어디로 갔나문득 그분의 말씀 ‘삼일에 부활하리라‘소망의 그 말씀 안고기도하는 마리아.------------------------------------------------------------------------------------------------ * 피에타: 라틴어 ‘슬픔’이라는 뜻. 미케란제로가 십자가에 숨진 예수의 시신을 무릎에 놓고 슬퍼하는 마리아를 조각한 이름이 ‘피에..

시조 2026.04.03

80초 명칼럼, '푸는 문화'

이어령 교수(1934-2022) 옷을 벗으려면 옷고름을 풀고,원수와 다시 친해지려면마음을 풀고, 원한을 풀고,코가 막히면 코를 풀고, 맺히고, 뭉치고, 얽혀 있는모든 것을 풀다가나중에는 심심한 것까지 다시 풀어심심풀이라는 말까지 만들어 낸한국인들입니다. 서양인들은 무슨 일을 하기 전에‘어텐션(Attention)'의 차렷 자세로 시작합니다.하지만 한국인들은어려운 일을 하려면 마음부터 풉니다.시험 치러가는 아이를 향해 엄마, 아빠가 말합니다.“마음 푹 놓고 해!” 그러던 한국인들이지금은 서로 멱살 잡고 분열과 갈등으로 스트레스 왕국이 되어가고 있지요. 서양인들의 힘이 긴장에서 나온다면한국인들의 힘은 푸는 데서 나옵니다. “풀어 버려!”이 한마디가 분열과 갈등을창조의 빛으로 바꿀 것입니다.

칼럼 2026.04.01

우리는 어떤 예수를 따르고 있는가?

󰋮 The 행복한 생각 3월의 끝자락에서 우리는 종려주일을 맞이합니다. 사람들은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는 예수님을 맞으며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외쳤습니다. “호산나!” “지금 우리를 구원해 주세요.” 이 외침은 단순한 환호가 아니라, 절박한 요청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새로운 왕을 기대했고, 그 왕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맞이한 왕은 그들의 기대와 크게 달랐습니다. 사람들은 칼을 들고 로마를 무너뜨릴 왕을 기대했지만, 예수님은 어린 나귀를 타고 들어오셨습니다. 사람들은 힘으로 세상을 바꿀 왕을 원했지만, 예수님은 십자가를 향해 걸어가셨습니다. 종려주일의 이 장면은 곧 고난주간으로 이어집니다. 환호로 시작된 길이, 침묵과 고통의 길로 이어집니다. “호산나”를 외치던 입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