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1872

인기척

용혜원(목사 시인) 홀로 남아 외로울 때극한 고독에 다다르면사람의 인기척도 그립다 문 흔들리는 소리에혹시나 하고문을 열었더니 바람소리였다 핸드폰 소리에 반가워켜보니 쓸데없는 문자였다 사람 발자국 소리에현관문을 열었더니바로 옆집 택배였다 홀로 남아 쓸쓸할 때절벽 고독에 다다르면사람의 인기척도 그립다.------------------------------------------------------나이가 어느새 들고 보면 사람이 인기척이 그리울 때 다가온다.고독한 삶은 죽음의 그림자이므로 친구나 이웃과의 만남, 전화나문자나 브로그를 통해 대화하며 삶의 향기를 높여가십시다(소솔)

00:00:09

왕의 웃음소리

박성배(1940-2023, 한국아동문학상) 3호선 5번 출구로 나가니바로 경복궁 뜰 땅속으로뱀처럼 긴 가마 타고신선이 나타났다고 왕과 신하들이내 앞에 넙죽 엎드린다. 소인은 신이 아니라왕의 백성입니다황급히 머릴 조아리며 성은이 망극하여이런 좋은 세상 되었나이다. 허허허허!왕의 웃음소리경복궁 뜰에 반짝인다.----------------------------------------------------------------------------옛날 왕이 사시던 경복궁을 시인이 지하철을 타고 방문하면서, 살기 좋은오늘의 세상을 생각하면서 상상해보는 행복한 동시이다(소솔)

동시 2026.08.10

폭염에서도 하나님의 그늘이 함께 하시기를

창문을 열어도 바람 한 점 들지 않는 열대야가 며칠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뉴스는 연일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는 소식에 사람들은 저마다 에어컨 아래로, 계곡으로, 그늘로 몸을 피합니다만 여전히 무더위를 피할 수는 없습니다. 세상은 “오늘 얼마나 더운가?”를 묻지만, 하나님은 “오늘 네 마음은 어떤가?”를 물으십니다. 우리는 바깥 날씨를 바꿀 수는 없지만, 하나님 안에서 마음의 날씨는 바꿀 수 있습니다. 세상이 뜨거울수록 마음은 더 평안해야 하고, 세상이 메마를수록 우리의 사랑은 더욱 촉촉해야 하는데, 이것이 더운 여름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모습입니다. 몸이 지치는 계절일수록 삶을 단순하게 만들어 사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무리한 일정, 과도한 활동, 끝없는 비교와 경쟁에서 우리의 몸과 마음은 폭염처럼 달..

고향에는

최규창(노산 문학상) 어제의 깊은 밤에는산과 들녘에서종달새 높이 날고보릿대 찍어 불던사금파리 놀던 얼굴들이여저기 기웃거렸다 오늘 아침의 거울 속에는산과 들녘에 자동차가 달리고태양광이 반짝인다 비닐하우스가 물결처럼 출렁이는바람 속에서사금파리 얼굴들이 언어를 잃고낯선 산과 들녘을 떠나깊은 꿈속의 마을에둥지를 지었다.------------------------------------------------------------------청년들이 어렸을 때 노닐던 시골의 아름다움을 등지고 도시로 떠났으나어느새 고향마을은 도시화 되어 낯선 곳이 되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자잃어버린 그 시절의 언어를 찾아 귀향한다는 소망을 노래한다(소솔)

2026.08.07

그림자

유승우 교수(1939-2026, 인천대 명예) 내 그림자가 나를 따릅니다맑게 갠 날이면 반드시 따라 나섭니다그림자로 내가 살아 있음을 확인합니다. 그림자는 어디에서 왔을까요저승에서 왔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검게 일렁이는 모습이 그렇습니다. 그러나 무섭거나 두렵지는 않습니다.나와 그림자가 서로 흘겨보지 않듯이사람과 죽음도 서로 반목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나의 분신인 그림자는 검게 일렁이는 모습이 마치 저승사자처럼 보인다.하지만 나와 그림자가 서로 흘겨보지 않듯 우리 삶과 죽음도 서로 반목하지않기 바라던 유승우 장로도 시를 읽고 기도하다 평안히 소천했다 한다(소솔)

2026.08.06

고향의 봄

이원수(1911-1981, 대한민국예술상)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울긋불긋 꽃 대궐 차리인 동네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꽃동네 새 동네 나의 옛 고향파란들 남쪽에서 바람이 불면냇가에 수양버들 춤추는 동네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1925년 동아일보신춘문예로 등단한 시로, 그가 14살 나이였다. 이 시에 감동한 홍난표가 작곡하자 당시 일제에게 나라를 빼앗긴 우리 민족의 동요로 누구나 언제나 불렀었다. 일제가 놀라 금지곡으로 지정하려 했으나 가사나 곡에 흠잡을 데 없어 하지 못했다고 한다. 지금도 외국에 가서 교포들 앞에서 이 ..

동시 2026.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