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서시 전홍구(세종문화예술 대상) 한해의 끝자락에서 나는 묻는다지나온 길에 부끄러움은 없었는지마음 속 약속은 몇 번이나 지켜졌는지 겨울 하늘의 별처럼희미한 기억을 헤아리며내 안의 어둠과 빛을 마주한다 새벽의 찬바람이 문을 두드릴 때나는 흔들리지 않은 나무가 되리라잎을 모두 떨군채로도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는 나무처럼 12월의 문을 연다새로운 시작을 품은 마지막 달 나는 다짐한다넘어질지라도 다시 일어설 것을흔들릴지라도 끝내 꺾이지 않을 것을 시 2024.12.09
주님 맞을 준비와 나의 사명 The 행복한 생각 대림절 두 번째 주간입니다. 대림절은 대강절이라고도 합니다. 성탄절이 오기 전 4주간을 대림절이라고 부릅니다. 대림절은 2000년 전에 이 땅에 메시아로 오신 예수의 성탄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심령 속에, 삶의 현장에 주님이 능력으로 임재해 주시기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때에 다시 오실 영광의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시기입니다. 이 기간은 자신을 돌이켜 회개하고, 깨어 기도하면서 주님을 맞을 준비하는 때입니다. 이 기간은 들뜬 분위기가 아니라, 차분하게 자신을 말씀에 비추어 보는 기간입니다. 자신을 돌아보고, 사랑과 봉사의 삶을 실천하는 중요한 절기입니다. 주를 향한 거룩한 기다림의 시간은 포도가 발효되어 포도주가 되기 위하여 기다리는 숙성의 시간.. 주일 아침의 단상 2024.12.08
짝 김재황(최우수예술가상) 누에와 뽕나무는 이리 누가 맺어 줬나그분이 아니라면 그럴 리가 어디 있나참으로 인자하시지 그저 찬양 더 높이 판다와 대나무는 누가 그리 묶어놨지그분이 아니고는 그럴 수가 아예 없지얼마나 자상하신지 오직 기도 더 깊이 나하고 시조하고 못 떠나게 만드신 분되짚지 아니해도 그저 눈물 날 수밖에사랑이 이런 것인 줄 지금에야 알겠네. 시조 2024.12.07
12월의 기도 김덕성(시인)주님, 12월에는한해 보내는 아쉬움이 있지만아픔과 슬픔일랑 하얀 눈 속에 묻고하얀 영혼으로 살아가게 하시고날마다 따사로운 햇살삶의 원동력이 되어 새해엔 반듯이 잘못된 일상이 회복되어활기 찬 삶을 열어길고 긴 인생 여정이지만자기주장만 세우는 그런 삶이 아닌의견을 들어주며 보듬으며 사는겸손하고 존경받는 삶이게 하소서기쁜 크리스마스에는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땅에는 하나님의 평화가 임하여모두 기쁜 성탄절이게 하시고올 한 해아름다운 추억들 모아지혜롭고 성숙하게 마무리 하여유종의 미를 거두게 하소서 시 2024.12.05
12월엔 기차를 타자 윤수천(시인, 아동문학가) 12월엔 기차를 타자 Ktx나 새마을호 말고 이왕이면 무궁화호를 타자 눈이 내리면 더욱 좋겠지 뽀얀 눈발 사이로 보이는 산천은 얼마나 멋질까 띄엄띄엄 나타나는 농가의 풍경은 또 얼마나 정겨울까 낯익은 정거장도 한둘쯤은 만날 수 있을지 몰라 어린 날 뛰놀던 초등학교 운동장도 보일지 몰라 나만 보면 얼굴이 홍시 빛깔이 되던 순이는 지금도 예쁘겠지 그래, 이왕이면 무궁화호를 타자가다가 한 시간쯤 고장으로 멈춰 서도 좋겠지 뽀얀 눈발을 뒤집어 쓴 기차는 참 멋질 거야 그 안에서 먹는 김밥 맛은 어떨까 커피 맛은 또 어떨까 12월엔 기차를 타자 Ktx나 새마을호 말고 이왕이면 무궁화호를 타자 목적지가 없으면 더더욱 좋겠지 그냥 가고 싶은 만큼 가서 아무 역이나 내리자 .. 시 2024.12.04
소망의 대림절을 맞으며 The 행복한 생각 이번 주부터 대림절이 시작됩니다. 대림절은 성탄절을 기다리는 절기로 기대와 기쁨이 마음을 가득히 채우는 날들이기에 대림절은 소망의 시간입니다. 하나님에게서 오는 선물인 소망을 기대하면서 잘 받을 수 있도록 희망의 씨를 뿌리고 자라도록 정성을 다해야 합니다. 한해의 일들이 쌓이고 변화하기 위해서는 기도와 성찰과 비움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를 영성의 전통에서는 ‘광야의 시간’ 이라 불렀습니다. 광야란, 일상의 삶의 자리가 아닌, 마을을 벗어나고, 도시를 벗어나고, 문명의 자리를 벗어난 공간입니다. 그래서 불편하고 고통스러운 자리이기도 합니다. “대림절 광야!”(Advent Wilderness)는 지금 이곳에, 때로는 저기 어디에 있습니다. 대림절 광야는 예기치 않은 장소.. 주일 아침의 단상 2024.11.30
가을의 언어 석우 윤명상 옹알이하던 가을이이제는 자신의 언어로주저리주저리이야기를 늘어놓는 계절이다. 높푸른 하늘과 뭉게구름.그 하늘을 품은 호수와울긋불긋 산과 들의 단풍들,가을걷이로 마음을 비운 들녘과바람과 갈대와 고추잠자리 하는 말마다예쁜 말만 늘어놓는이 모든 것이우리를 향한 가을의 언어다. 가을이 말하고 있는인생에 대하여사랑에 대하여세상의 모든 의미에 대하여나도 가을 속의 한 단어이고 싶다. 시 2024.11.30
단풍 2 엄기원(원로 아동문학가)모든 산마다-입산금지-산불조심 큰 팻말을 붙여놔도소용없다. 해마다 11월이면어김없이 새빨갛게 산이 불붙는다온 산이 탄다. 그렇지만범인은한 번도 잡히지 않는다. 동시 2024.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