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우 윤명상
옹알이하던 가을이
이제는 자신의 언어로
주저리주저리
이야기를 늘어놓는 계절이다.
높푸른 하늘과 뭉게구름.
그 하늘을 품은 호수와
울긋불긋 산과 들의 단풍들,
가을걷이로 마음을 비운 들녘과
바람과 갈대와 고추잠자리
하는 말마다
예쁜 말만 늘어놓는
이 모든 것이
우리를 향한 가을의 언어다.
가을이 말하고 있는
인생에 대하여
사랑에 대하여
세상의 모든 의미에 대하여
나도 가을 속의 한 단어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