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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머문 자리

권은영(한국기독교문학상) 밤을 지나온 길 위에어느 순간 머물던 한 줄기 빛이마음의 문을 소리 없이 두드린다 지나간 시간 속의 상처도슬픔과 아픔 속에서도빛은 소망의 문이 되어한 걸음씩 내어 딛게 하고새 씨앗을 품고 자라게 한다 이 빛은 내 안에 길이 되어두려움의 강을 건너게 하고이 빛은 내 안에 양식이 되어오늘의 세상을 살아가게 한다 당신의 빛이 머문 자리에서내 영혼은내일을 향해 피어나고 있다.-----------------------------------------------------------------빛이신 주님을 영접한 자에게 상처도 아픔도 소망의 문이 되게 하고,내 삶의 길과 빛 되고 삶의 양식이 된다는 확신이 감동이다(소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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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등

하청호(대한민국 문학상) 아버지의 등에서는늘 땀 냄새가 났다 내가 아플 때도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어머니는 눈물을 흘렸지만아버지는 울지 않고등에서 땀 냄새만 났다. 나는 이제야 알았다힘들고 슬픈 일이 있어도아버지는 속으로 운다는 것을 그 속울음이아버지 등의 땀인 것을땀 냄새가 속울음인 것을----------------------------------------------------------가족이 어려움 당할 때 어머니의 눈물과 아버지의 땀 냄새 중어느 것이 더 소중할까? 아버지의 땀 냄새는 아버지의 속울음이란 것을 안다면, 피차 소중함이 아닐까?(소솔)

동시 2026.09.14

누구도 품을 수 있는 가을 여백의 삶

순수한 우리말에 ‘그레발’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옛 목수가 집 지을 나무를 마름질할 때 쓰던 말입니다. 나무를 치수에 맞게 자를 때 처음부터 정확한 길이로 자르지 않고 조금 길게 남겨 두었는데, 그 여분을 ‘그레발’이라고 했습니다. 그레발을 두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나무가 길면 곧 잘라낼 수 있지만, 짧으면 다시 붙이기 어렵습니다. 혹시 생길지 모르는 오차를 위해 처음부터 조금의 여유를 남겨 둔 것입니다. 모든 일이 끝난 뒤 필요 없는 부분을 잘라내는 것을 ‘그레발 접는다’고 합니다. 우리의 삶에도 이런 그레발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너무 정확하게 살아가려고 하니, 시간도 마음에도 여유가 없습니다. 내 생각과 다르면 금세 선을 긋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쉽게 실망합니다. 마음의 치수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