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솔이 좋아하는 시와 글 102

당신의 나라로

당신의 나라로 - 이선님 당신을 처음 만나던 날 지난날의 아픔, 파도에 실어 보내고 당신의 사랑 속에 흐르는 눈물 내 안에 강을 이루었습니다. 내 가슴 속에 밤 새워 그리움의 파도치더니 어디에선가 고운 당신의 음성이 다가옵니다. 푸른 하늘 높은 곳으로 나를 인도하는 당신 음성에 날갯짓하며 당신을 따라갑니다. 당신과 함께 있음에 은빛 물결 고요히 흐르고 안개 속을 헤치며 빛을 따라 당신의 나라로 달려갑니다.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이름 없는 女人이 되어 노천명(1911~ 1957) 어느 조그만 산골로 들어가 나는 이름 없는 女人이 되고 싶소. 초가지붕에 박넝쿨 올리고 삼밭에 오이랑 호박을 놓고 들장미로 울타리를 엮어 마당엔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 밤이면 실컷 별을 안고 부엉이가 우는 밤도 내사 외롭진 않겠소. 기차가 지나가 버리는 마을 놋 양푼의 수수엿을 녹여 먹으며 내 좋은 사람과 밤이 늦도록 여우 나는 산골 얘기를 하면 삽살개는 달을 짓고 나는 여왕보다 더 행복하겠소.

나는 기도합니다

나는 기도합니다 - 석우 윤명상 나는 기도합니다.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과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이 진실로 행복하기를 내가 알고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이 언제나 마음속에 기쁨과 웃음이 가득하기를 나는 기도합니다.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과 진리를 사모하는 모든 사람들이 진정 자유하기를 불의를 미워하고 공의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구원의 기쁨을 노래하며 마음에 평강이 가득하기를. 나는 기도합니다. 내가 알고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이 주님의 사랑으로 마음에 천국이 이루어지기를.

쑥국새가 운다

쑥국새가 운다 - 임원식 쑥국 쑥국 쑥국새가 운다 아지랑이 피는 봄 들길에서 어머니 바구니 가득 쑥을 뜯어 보리 섞어 쑥밥 짓고 된장 풀어 쑥국 끓이고 쑥개떡 해주셨지. 집집마다 피어오르는 가난 연기 배고파 징징대는 아이를 달래주려 쑥국새 운다. 쑥국 쑥국 해남 들길 지나노라면 코에는 쑥 냄새 스미고 저 멀리 산에서 우는 쑥국새 소리 귓가에 맴돈다.

그렇지는 않아

그렇지는 않아 - 미즈노 겐조(1937- 1984) 걸어가는 사람은 나 혼자 그렇지는 않아 그렇지는 않아 나의 외로움을 아시는 주님이 나와 함께 걸어가신다. 고민하는 사람은 나 혼자 그렇지는 않아 그렇지는 않아 나의 연약함을 아시는 주님이 나와 함께 고뇌하신다. 기도드리는 사람은 나 혼자 그렇지는 않아 그렇지는 않아 나의 소원을 아시는 주님이 나와 함께 기도하신다.

유월의 언덕

유월의 언덕 - 노천명(1911~1957) 아카시아꽃 핀 유월의 하늘은 사뭇 곱기만 한데 파라솔을 접듯이 마음을 접고 안으로 안으로만 들다 이 인파 속에서 고독이 곧 얼음모양 꼿꼿이 얼어 들어옴은어쩐 까닭이뇨 보리밭엔 양귀비꽃이 으스러지게 고운데 이른 아침부터 밤이 이슥토록 이야기해 볼 사람은 없어 파라솔을 접듯이 마음을 접어가지고 안으로만 들다 장미가 말을 배우지 않은 이유를 알겠다. 사슴이 말을 하지 않는 연유도 알아듣겠다. 아카시아꽃 핀 유월의 언덕은 곱기만 한데...

어머니의 미소

어머니의 미소 - 윤병춘 당신의 날들은 세상의 사나운 바람에 눈물의 언덕길에서도 고운 미소로 태우는 촛불 어둠의 시간 속에서 사랑의 꽃을 피우고 푸른 종소리 따라 먼 곳으로 떠나간 당신 곁에 있을 때마다 시냇물처럼 맑은 미소는 세상의 어둔 길을 환히 비춘 등불 사랑의 꽃으로 피어난 당신은 세상의 어둔 밤하늘에 별이 되어 지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