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을 보내며 - 유소솔 5월이 시나브로 저물어 가고 있다.연중 가장 따뜻해 살기 좋은 나날들오월은 계절의 여왕그 행차, 누가 막으랴. 세월은 물 흐르듯 어쩔 수 없다지만지혜로운 자 흐르는 물 아껴서 쓰듯오월의 남은 시간들아껴 쓰기 배우리 어제 죽은 것처럼 오늘을 새롭게 살고영원히 살 것처럼 오늘 배우며 살라는데세월을 아껴야 하리때가 악하기 때문에.* *성경(엡 5: 16) 시조 2024.05.30
봄 맞이 길 꽃 - 유소솔 지나는 사람에게 반가운 눈길 던지며 샛노란 웃음꽃을 얼굴에 방글방글 길섶에 봄 마중 길 꽃 환히 피어나는 봄 넓은 땅 여기저기 하도 많은 들판인데 하필이면 바쁜 길가 담장 밑에 피었나 바람이 심어 놓은 뜻 봄 맞이 길 꽃 민들레. 시조/동시조 2024.04.13
단풍 이미지 - 김재황(한국시조 대상) 뭣 때문에 그러하게 서두르며 살았는지 왜 그리도 사는 일이 바쁘기만 하였는지 물으면 어느 잎들은 붉은 물이 듭니다. 푸른 하늘 바라보기 부끄럽지 않았는지 주먹 쥐고 걷는 길에 베풀기는 잘 했는지 제풀에 어느 잎들은 붉게 젖고 맙니다. 시조 2023.11.03
ㄹ자 이은상(1903~ 1982) 평생을 배우고도 미처 다 못 배워 인제사 여기 와서 ㄹ자를 배웁니다. ㄹ자 받침 든 세 글자 자꾸 읽어봅니다. 제 지키려다 제 지키려다 제 붙안고 차마 놓지 못 하다가 끌려와 ㄹ자 같이 꼬부리고 앉았소. ----------------------------------------------------------- 노산 이은상 씨는 한국의 전통 시조를 현대 시조로 기틀을 놓은 제1인자다. 그는 일제강점기인 1921년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최현배 등 33인이 수감되어 이은상도 함께 감옥에서 쓴 어머니께 보낸 시조가 이 다. 시조 2023.10.10
달 - 정완영(1919-2016) 달은 누가 그 이름을 달이라고 지어 주었나 달 중에도 한국의 달 잘도 익은 한가위 달 ‘달’하고 불러만 보아도 단물 잘잘 흐르는 달 시조/동시조 2023.09.28
기도 - 오동춘(노산문학상 수상) 참 좋은 사람들만 오롯이 모여 살게 참 마음 바른 사람들만 수북이 함께 살도록 하나님 도와 주셔요 하늘나라 되게요. 참 나쁜 사람들이 함부로 거짓말 않게 참 마음 굽은 사람들이 제발 못 살게 굴지 않게 하나님 혼내 주셔요 밝은 누리 되게요. 싫은 일 하는 사람은 언제나 싫은 사람 좋은 일 하는 사람은 언제나 좋은 사람 하나님 좋은 사람만 모여 살게 해 주셔요. 시조/동시조 2023.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