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 집 - 모상철(시조시인) 허리에 탈이 도져 찜질하며 누우신 아빠의 빈 지게를 가만히 져 봅니다 땀 절고 닳아진 멜빵 어깨를 누릅니다. 가풀막 골목 끝집 혼자 사는 할머니 연탄 떨어졌겠다는 아빠의 걱정으로 엄마는 한 대야 이고 추운 길 나섭니다. 시조 2023.01.26
은혜로운 선물 은혜로운 선물 - 지성찬 벼 한 포기 심지 않아도 쌀밥이 주어지고 옷 한 벌 짓지 않아도 옷을 입고 살아가네 놀라운 현실 앞에서 지나치는 일상들. 샘물 한 바가지 떠오지 않고서도 귀한 물을 마시게 하는 놀라운 손길이 있네 은혜의 모든 선물을 하늘에서 주셨나니. 시조 2022.12.27
단풍 이미지 단풍 이미지 김재황(시조시인) 뭣 때문에 그러하게 서두르며 살았는지 왜 그리도 사는 일이 바쁘기만 하였는지 물으면 어느 잎들은 붉은 물이 듭니다. 푸른 하늘 바라보기 부끄럽지 않았는지 주먹 쥐고 걷는 길에 베풀기는 잘 했는지 제풀에 어느 잎들은 붉게 젖고 맙니다. 시조 2022.11.12
민들레 홑씨 - 소솔 잡초들 사이에서 우뚝 선 키다리 하나 같이 간 초6 손자 얼른 가서 훅! 훅! 부니 갑자기 흰 나래 펴며 훨훨 하늘 나르네. 번식력 좋은 꽃이 이보다 또 있을까 촘촘한 씨앗덩이 입으로 불어도 날고 어쩌다 큰 바람 만나면 산불처럼 번지는 노란 영토여. 시조 2022.09.29
풀잎과 바람 풀잎과 바람 - 정완영 나는 풀잎이 좋아, 풀잎 같은 친구 좋아 바람하고 엉켰다가 풀 줄 아는 풀잎처럼 헤질 때 또 만나자고 손 흔드는 친구 좋아 나는 바람이 좋아, 바람 같은 친구 좋아 풀잎하고 헤졌다가 되찾아온 바람처럼 만나면 얼싸 껴안는 바람 같은 친구 좋아. 시조 2022.08.31
토우土偶 시조 토우 - 박영식 니 지금 흙 주물러 뭘 그리 만들어 쌓노 이건 니 쏙 빼닮은 내 각시 아이가 와 눈 삣나 영판 바보 같이 내 그리 못 생겼나 바보면 어떻고 잘 생기면 또 뭐 하노 니캉내캉 좋아서 죽고 못 살면 그뿐이제 뭐라고 우리 아아들 다 바보 만들기가 시조 2022.05.26
진달래꽃 진달래꽃 - 소솔 매운 추위 웅크렸다 험준한 바위 사이로 삐쭉이 얼굴 내민 한 서린 분홍 미소 어쩐지 널 좋아하는 한반도의 사람들. --------------------- 시조 2022.04.08
신 구약 성경은 신구약 성경은 택한 선지자들이 쓴 길고 긴 두루마리 아브라함 이삭 야곱 자손들에게 준 율법 행하면 하늘 백성으로 이스라엘의 역사다. 주님의 사도들이 쓴 약간 긴 두루마리 성자 예수 인자되어 인류 대속의 십자가 믿는 자 하나님의 자녀 새 이스라엘 역사다. 시조 2022.03.19
새벽의 이슬처럼 새벽의 이슬처럼 날마다 내리는 만나 옛 광야에서 살던 하나님 백성의 양식 사십 년 고된 삶에서 굶주림 하루도 없었네. 오늘도 새벽마다 내리는 생명의 양식 고달픈 나그네 인생 능히 이길 힘 솟아 한숨이 노래가 되고 눈물이 웃음꽃 되네. 시조 2022.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