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골고다 언덕에서

유소솔 2023. 4. 7. 00:01

 

                                           - 정려성(1970년 광주일보 신춘문예)

 

하늘에 계시던 세상에 내려 오사

십자가 짊어지고 골고다 오르실 때

하늘슬픔에 겨워

궂은비만 뿌렸다.

 

오르다 쓰러지고 쓰러져 다시 걷는

가신 길을 따라 핏자국 선연한데

태양두 눈을 감고

목을 놓고 울었다.

 

연약한 두 어깨에 우리 다 지시고

한 걸음한걸음 옮기신 그 자리에

들꽃

안타까운 듯

고개 숙여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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