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소설의 향기 95

미소(le sourire)

'어린 왕자’라는 멋진 동화를 쓴 '안톤 드 생떽쥐베리'(1900-1944)는 나치 독일에 대항 전투기 조종사로 전투에 참가했다. 그는 '미소'라는 체험 소설을 썼다. 그 줄거리이다. 나는 전투 중에 적에게 포로가 되어서 감방에 갇혔다. 간수들의 경멸적인 시선과 거친 태도로 보아 다음 날 처형될 것이 분명했다. 나는 극도로 신경이 곤두섰으며 고통을 참기 어려워 담배를 찾아 주머니를 뒤졌다. 다행히 한 개피 찾아, 손이 떨려 겨우 입으로 가져갔다. 하지만 성냥이 없었다.  나는 그를 불렀다. "혹시 불이 있으면 좀 빌려 주십시오."하며, 입에 문 담배를 보여주었다.간수는 나를 쳐다보고 가까이 다가와 담뱃불을 붙여 주려고 성냥을 켜는 사이 나와 그의 시선이 마주쳤다. 나는 무심코 그에게 미소를 지워보였다. ..

아침 기도

​                                     유안진 교수(서울대 명예) ​아침마다눈썹 위에 서리 내린 이마를 낮춰어제처럼 빕니다.​ 살아봐도 별 수 없는 세상일지라도무책이 상책인 세상일지라도아주 등 돌리지 않고 반만 등 돌려 군침도 삼켜가며 그래서 더러 용서도 빌어가며하늘로 머리 둔 이유도 잊지 않아가며​신도 천사도 아닌 사람으로가장 사람답게 살고 싶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따라 울고 웃어가며늘 용서 구할 꺼리를 가진인간으로 남고 싶습니다.​ 너무들 당당한 틈에 끼여 있어늘 미안한 자격 미달자로 송구스러워하며 살고 싶습니다.오늘 하루도​

주의 이름으로 귀신 쫓는 자

산상수훈 묵상 43                                             양왕용 교수(부산대 명예) 주의 이름으로 귀신 쫓고안수하여 병 고치는 권능 행하여도천국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했지요?그들의 이름 알지 못한다고도 했지요? 그들의 기적이 거짓 아님이 증명돼도그들의 일상 속의 행함이당신 뜻에 합당하지 않으면오히려 기적 행하지 않는 자들보다많은 양 떼를 절벽으로 데리고 가천 길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지게 한다는 것이지요? 하물며 우리도 교회에서 열심히 일만 많이 하면천국 간다고 믿고 믿음의 형제끼리 다투고 자기 생각이 옳다고 우기면그것은 결코 당신의 뜻이 아니라 우기는 자의 것이라는 것이지요?그러한 자들도 천국 문 앞에서나는 너희들을 모른다는 지적을 받는다는 것이지요? 그래서지금까지..

당신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

산상수훈 묵상 42 양왕용 교수(부산대 명예) 당신을 주여, 주여 부르면 믿음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왜 천국에 못 들어가는가요? 물론 이 답은 당신께서 곧 하고 있지요. 하늘에 계신 아버지 뜻대로 행하는 자만 천국에 들어간다고 딱 부러지게 말씀하고 계시지요. 믿음은 입에 발린 말이 아니고 당신의 뜻대로 행동하는 것이라는 게지요.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말로 믿기만 하면 천국 가고 이 세상에서 돈도 잘 벌고 병도 걸리지 않는 3박자 축복 받는다면서 교회로 오라고 하지요. 그들이 바로 거짓 선생들인데 우리는 참 선생이라고 믿으면서 그들의 말이 구름 사탕처럼 달고도 오묘하다고 느끼고 싶으니 낭패지요. 제발 그런 마음 버리고 잎으로만 주여, 주여 하지 말고 아버지 뜻대로 살아가야지요. 그것이 우리의 평생의 삶이..

마음 1

유승우 교수(인천대 명예) 내가 살아가는 것은 하늘의 빚을 갚는 일입니다. 하늘은 내게 이 세상에서 살 만큼의 빚을 빌려 주었습니다. 나는 70년 동안 열심히 빛을 만들어 하늘의 빚을 갚는다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하늘은 목숨을 태워서 만드는 빛만을 받는다고 합니다. 가족들을 위해 나를 태워 만든 빚이 하늘의 통장에 얼마나 입금되었을까요. 시를 빚는 일은 빚을 갚는 일이라는 믿음이 내 마지막 양심입니다. 작은 별빛만큼이라도 빚을 갚기 위해 밤잠을 못 이룹니다. 기도할 때면 하늘의 빚 독촉 소리가 들립니다. 거짓을 모르는 내 마음이 고맙습니다. ----------------------------------------------------- 시를 빚는 삶은 하늘로부터 주어진 빚을 갚는 일이라고 한다. 하늘의..

양의 옷 입은 거짓 선생들

산상수훈 묵상(41) 양왕용 교수(부산대 명예) 좁은 길 고독하게 걸어가는 젊은 우리에게 양의 옷 입고 상냥한 웃음으로 다가오는 거짓 선생들 2000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들은 저기 저 훤하게 뚫린 길, 아스팔트 깔려 자동차도 쌩쌩 달리는 저 길 좁은 길이라 우기고 그곳으로 가라고 유혹하고 또 유혹하나니. 심지어 제일 잘 팔리는 신문의 전면광고로 자기가 구세주라고 광고하며 잠실운동장만 한 곳으로 오라고 유혹하고 또 유혹하나니. 어디 그뿐이랴 아침마다 상냥한 미소로 신문에 나는 거짓 선생들도 젊은 우리에게 공짜 돈 펑펑 준다면서 그 돈 우리가 나중에 갚을 돈 아니라면서 넓은 길을 좁은 길이라 우기고 있나니. 당신께서 이 무리들 모두 물리쳐 주시라고 기도하고 또 기도하며 좁은 길 가나니.

좁은 길로 가나니

산상수훈 묵상 40 양왕용 교수(부산대 명예) 좁은 길에서는 만나는 사람 많지 않아 뭇 사람들로부터 환영받고 영광과 명예 누릴 수 없나니. 하지만 우리는 그것들이 넓은 길의 것인 것 잊고 달라고 보채며 기도할 때도 있나니 오로지 당신께 불끈불끈 솟는 그것들 가지고 싶은 욕망 버리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기도하며 가나니. 좁은 길에는 비바람도 자주 불고 양의 탈을 쓴 이리들도 많으나 그들에게 이길 힘주시는 당신께 기도하고 기도하며 가나니. 환호성이 끊이지 않는 넓은 길 끝에는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문이 있고 좁은 길 끝에는 생명주시는 그대가 기다리고 계신다는 그 말씀 믿고 또 믿으며 비바람 불고 이리 떼가 나타나도 기도하고 또 기도하며 가나니.

풍금 치며 성탄의 기쁨 노래하리

박이도 시인(경희대 교수 역임) 언덕 위의 작은 예배당 풍금 소리에 묻어오는 천사의 음성 보라, 내가 큰 기쁨의 소식 전하러 왔노라 구주 탄생하셨네 온 천하에 전하러 가세 내 평생 섬겨 온 하나님 전의 전당 오늘 밤, 영생의 안식의 나라 추억 속의 말구유간으로 달려가 풍금을 치며 성탄의 기쁨을 노래하리라 양치는 목자들, 동방의 세 박사들 온 성도들이 모여 경배할 언덕 위의 작은 예배당에 등불을 밝혀 아기 예수의 탄생을 찬송하리라.

남을 대접하라

산상수훈 묵상 39 양왕용 교수(부산대 명예) 당신께서 아버지가 아들에게 좋은 것 주듯이 좋은 것 주시지 않겠냐면서 갑자기 그러므로 남에게 대접받으려면 남을 대접하라하시니 어리둥절합니다. 남을 대접하는 것이 상대방에게 대접받기 위함이라니요? 그런데 한참 생각해보니 남이 대접하기 전에 먼저 대접하라는 것임을 깨닫게 되지요. 당신께서 무엇이든지 다 주는데 많은 이들이 저 사람을 대접하면 내게 무엇이 돌아올까? 생각하면서 대접하는 것은 우리가 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우리 주위에는 처음에는 간도 이식해 줄 듯 하다가 쓸 모가 없어지면 언제 봤느냐는 듯이 고개 돌리는 경우가 허다하지요. 그리하는 사람들은 천국에 들어가기 힘들다는 것이지요? 당신을 사랑하듯이 이웃은 물론 원수까지도 사랑하라는 것이지요?

구하라, 찾으라, 두드리라

-산상수훈 묵상 38 양왕용 교수(부산대 명예) 기도하고, 기도하고 또 기도하라는 말씀이지요? 항상 깨어 기도하라는 뜻이기도 하구요. 그리하면 다 이루어 주신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우리는 아무 일 없으면 가만히 있다가 무슨 일이라도 일어나면 부리나케 해결해 달라고 기도하지요. 그래도 당신께서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많은 것을 주듯이 이루어 주시고, 문을 열고 들어오라고 하시지요? 때로는 기도하고, 기도하고, 또 기도해도 묵묵부답으로 계시기도 하지요? 그리하면 우리는 원망하고 또 원망하다가 묵묵부답도 당신께서 주시는 응답이라는 것을 깨닫지요. 그래서 항상 깨어 기도하고, 기도하고 또 기도하라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