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소설의 향기 98

주홍글씨 (나다나엘 호오손)

17세기 중순, 아름다운 여인 헤스터 푸림은 나이가 많은 남편 의사를 찾아 영국에서 배를 타고 보스턴으로 왔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도 남편을 찾을 수 없었는데, 인디언에게 피살되었다는 소문만 있었다. 당시는 신대륙 미국으로 유럽인들이 몰려들고 있었고, 미국 이주에 앞장 선 이들은 기독교의 일파인 영국의 퓨리턴(청교도)들이었다. 청교도는 신앙이 보수적이고 신앙생활에는 매우 엄격했다. 헤스터는 주일마다 교회에 다니며 남편 찾기 위해 기도하며 신앙생활에 열심이었다. 그러다 독신주의자 아더 딤스데일 목사와 그만 사랑에 빠졌다. 그 결과 두 사람 사이에 딸까지 낳게 된다. 간통을 가장 큰 죄로 여기는 청교도 사회에서는 큰 사건이다. 사람들이 그녀를 붙잡아 경찰에 넘기고 조사를 했지만, 그녀는 아이의 아버지가 누군..

애통하는 자

산상수훈묵상(2) - 양왕용(부산대 명예교수) 넘어지고 또 넘어지고 오로지 넘어지며 살아 무릎 성한 날이 없어도 욕망의 골짜기를 좋아하는 나날이었음을 깨달으니 이제야 눈물이 난다. 다시는 넘어지지 않을지니 다짐하고 또 다짐해도 또 넘어지며 눈물 쏟는다. -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 당신의 이 말씀에 위로 받으며 넘어지기도 전에 눈물 흘려도 또 다시 넘어지면서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라’ 고백한 바울 사도처럼 사망을 이길 수 없는 내 몸이여! 애통하고 또 애통할지니. 내 평생 넘어지기 몇 번이었던가? 그 수보다 훨씬 많이 애통할지니. 끝내는 쏟아지는 눈물의 강에 빠져 허우적거리면서도 욕망의 골짜기 생각하는 사망을 이기지 못하는 못난..

산상수훈의 묵상

심령이 가난한 자 산상수훈묵상(1) - 양왕용(시인, 부산대 명예교수) 심령이 가난한 자는 돈 많다고 자랑하지 않는다. 세상이나 교회에서 지위와 직분을 자랑하지 않는다. 많이 배워 가방 끈 길다고도 자랑하지 않는다. 자기 안에 하나님이나 이웃에게 끼칠 유익함이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지도 않는다. 세상과 교회에서 쓸모 있는 자리에 가겠다고 나서지도 않는다. 나 같이 부족하고 죄 많은 사람이 모퉁이 돌이라도 되는 것이 오히려 부끄럽다고/ 몸 둘 바를 모른다. 그래서 언제나 낮아지고 또 낮아진다. 그래서 할 말이 없고 심령이 가난하다. 이러한 자들에게는 이 세상의 복보다 더욱 귀한 하늘의 복이 있을 지니 천국이 바로 그들의 것이다.

베니스의 상인(세익스피어)

베니스의 상인 안토니오가 우울하다. 친구 밧사니오가 포샤에게 구혼을 했고, 그 비용을 융통해 주어야 했으나, 모든 재산이 항해중인 선박에 실려 있어 어떻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벨몬트에서 포샤가 우울해한다. 아버지의 유언 때문에 혼인 상대를 마음대로 정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유언은, 딸의 후보자는 누구나 아버지가 준비한 金, 銀, 납 상자 중 하나를 선택해야한다는 것. 유대인 고리대금업자 샤일록과 크리스천 안토니오의 대립 안토니오가 밧사니오의 구혼비용을 장만하기 위해 3천 다캇을 꾸어달라고 샤일록에게 요청하자, 샤일록은 고리대금업을 방해하며 유대인 차별하는 크리스천 안토니오에 대한 미움을 거래를 통해 들어낸다. 결국 기일 안에 3천 다캇을 갚지 못할 경우 안토니오의 살 1파운드를 잘라낸다는 조건으로 ..

존 밀턴의 失樂園(Paradise Lost)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인류의 영원한 고향을 상실한 이야기를 서사시로 쓴 존 밀턴(John Milton, 1608-1678)은 셰익스피어 다음으로 영국 문학사에서 영향력 있는 詩人, 사상가, 혁명가였다. 영국 市民혁명과 王政복고를 거치는 격동의 세월을 살면서 정치와 언론, 종교적 자유에 관한 논설들을 집필하여 유럽 전역에서 논객으로 명망이 높았으며, 말년에는 《실낙원》, 《복낙원》 등의 대서사시로 영국 최고의 시인으로 추앙받았다. 섬세한 표현과 왕성한 상상력을 토대로 한 〈실낙원〉은 르네상스 정신과 기독교 사상을 완벽하게 융합시킨 大 걸작으로 르네상스 시대의 2대 詩人으로 평가된다.   즉 단테가 카톨릭신앙을 중심으로 한 新曲>과 밀턴이 개신교(청교도) 신앙을 바탕한 실락원>의 두 위대한 종교적 서사시인으..

단테의 신곡(神曲/ Divina Commedia)

세계의 4대 詩聖으로 알려진 단테(Dante Alighieri, 1265- 1321)는 이탈리아 피렌체 출생으로, 그의 작품으로 , , , 등이 있다. 그의 대표적 걸작인 신곡神曲은 3부(천국, 연옥, 지옥)으로 되어 있는 모두 100개의 서사시이며, 1307년부터 구상하기 시작하여 1321년 죽기 전에 끝낸 무려 14년만에 완성한 대작이다. 이 신곡은 토마스 칼라일이 “중세기 천년간의 침묵의 소리“라고 평할 정도로, 깊은 영감과 탁월한 상상력으로 카토릭의 신앙세계를 이상적으로 그린 인류최고의 걸작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 작품에는 부정, 탐욕, 횡령, 악독이 날뛰던 당시 사회상을 고발하고, 단테 자신이 社會를 구원하는 하나의 예언자로서의 사명감에서 罪와 과오를 속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죄와 벌(토스토엡스키)

대학생 라스코리니코프는 무신론자이며, 당시 러시아를 휩쓴 허무주의에 중독된 23세의 청년이다. 그는 하나님도, 양심도, 전통적인 가치를 모두 부정하고, 선인과 악인을 분류하는 전통적 방법마저 버리고 철학자 니체의 주장을 따라 모든 사람을 보통사람과 초인(超人)으로 분류했다. 즉 나폴레옹 같은 초인은 전쟁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을 죽였어도 罪가 되지 않고 영웅이 되었다는 사고방식이었다. 그는 자기도 超人이 되기 위해서는 도덕의 울타리를 넘을 수 있는가를 시험하기 위해 고리대금업자 노파를 살해하면서도 조금도 良心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그는 자신을 超人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에게 罪라는 관념은 무의미했다. 이 사실을 안 그의 누이동생이 그에게 “죄를 회개하라‘고 하자, 그는 ”죄? 도대체 어떤 죄를 말하는..

톨스토이의 '3평의 땅'

‘이반’은 농부로서 평생토록 머슴살이를 했다. 어느 날 주인은 그가 나이도 많고 그동안 착실히 일하였기에 그를 불쌍히 여겨 이제 그에게 땅을 주어 독립시키려고 불렀다. "이반, 평생 수고가 많았다. 이제 너를 머슴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게 하겠다.“ “아이구, 주인 어르신. 감사합니다.” 하고 땅에 엎드려 절했다. “네가 이제 잘 살려면 아내도 얻어야 하고, 농사지을 땅도 있어야 하겠지?” “예. 그러믄입죠.” “그럼. 내일 아침부터 네가 밟고 돌아오는 땅은 모두 네게 주겠다." “예? 정말입니까?” 평생을 머슴살이로 늙은 그는 너무 마음이 설레어 한잠도 자지 못했다. 이른 새벽에 일어난 그는 집에서 나오자마자 달리기 시작했다. 한 평의 땅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한 욕심에 먹는 것도 잊어버리고 뛰고 또 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