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소설의 향기

죄와 벌(토스토엡스키)

유소솔 2021. 8. 19. 23:52

 

대학생 라스코리니코프는 무신론자이며, 당시 러시아를 휩쓴 허무주의에 중독된 23세의 청년이다.

그는 하나님도, 양심도, 전통적인 가치를 모두 부정하고, 선인과 악인을 분류하는 전통적 방법마저 버리고 철학자 니체의 주장을 따라 모든 사람을 보통사람과 초인(超人)으로 분류했다. 나폴레옹 같은 초인은 전쟁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을 죽였어도 가 되지 않고 영웅이 되었다는 사고방식이었다.

 

그는 자기도 超人이 되기 위해서는 도덕의 울타리를 넘을 수 있는가를 시험하기 위해 고리대금업자 노파를 살해하면서도 조금도 良心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그는 자신을 超人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에게 罪라는 관념은 무의미했다.  이 사실을 안 그의 누이동생이 그에게 “죄를 회개하라‘고 하자, 그는 ”죄? 도대체 어떤 죄를 말하는 거야. 가난한 사람들의 피를 빨아먹는 노파를 죽인 것은 오히려 40가지의 죄를 용서 받음보다 더 상을 받을 일이야.“ 그는 이렇게 자신의 행위를 합리화 시키며, 큰소리쳤지만, 이상하게 마음속에 어떤 회의가 밀려옴을 느꼈다. ”혹시 나 자신이 이 노파보다 더 더러운 인간이 아닐까?“ 그때부터 그는 고민하게 된다.

 

그는 고민을 못 이겨 창녀 집을 찾는다. 이런 고민을 구해준 것이 창녀 소오냐였다. 소오냐는 술주정뱅이 아버지가 마차에 치어 죽자, 남은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창녀가 된 불행한 소녀였다. 라스콜리니코프는 창녀 중에서 가장 눈동자가 맑은 소오냐를 찾아 자기는 超人이기 때문에 사람을 죽여도 罪人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그의 얼굴은 愁心이 가득하였다.

 

소오냐는 新約성경을 꺼내어 라스콜리니코프를 위해 낭랑한 목소리로 읽어준다. 성경구절은 요한복음 11장 38-40 ‘나사로의 부활’에 관한 대목이었다. 소오냐는 ‘죽은 지가 나흘’이라는 대목에 힘을 주어 읽으면서, 무덤으로 가신 예수님이 무덤을 향해 “나사로야 나오너라!”고 외치는 말씀을 들은 순간 나사로가 벌떡 일어났지만, 동시에 살인범 라스콜리니코프도 깜짝 놀라며 갑자기 자기 마음에 죽었던 良心이 깨어나며 罪의 가책이 느낀다. 그래서 소오냐에게 울며 자기가 고리대금업자 노파를 죽인 범인임을 자백하고 만다.

 

그의 자백을 들은 소오냐는 울면서 “세상은 넓지만 당신처럼 불행한 사람은 없어요. 지금 네거리로 가서 당신이 더럽힌 대지에 입을 맞추세요. 그리고 큰소리로 ‘나는 살인자입니다!‘하고 외치세요. 그러면 하나님께서 당신의 생명을 구해주실 거예요.”라고 권고한다.

그는 그녀의 말대로 경찰서로 자수하러 가는 도중에 엎드려 땅에 입 맞춘다. 그러자 그동안의 회의와 불안이 씻은 듯 사라지고 행복감에 젖는다. 그는 자수하고 8년 형을 선고 받아 시베리아 유형지로 向할 때 소오냐도 그의 뒤를 따른다.

 

 

19세기 후반에 러시아의 대문호 토스토에프스키(1821-1881)가 45세 때 쓴 소설이다.

그는 제정러시아 말기인 1821년 모스크바에서 出生하여 1849년 황제에게 반역하는 사건에 가담 활동 중 체포되어 사형선고를 받는다. 그는 사형장에서 간수가 그의 목에 밧줄을 감고 있을 때 급히 말을 타고 달려 온 황제의 특사로부터 그에게만 시베리아 중노동형 8년으로 감형되는 특전에 사형 면제 받았으나 다른 동료들은 모두 사형된다.

그는 시베리아 유형생활로 모진 고생을 하면서도 자기가 사형장에서 살아난 것이 자기 행운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어느 날 어느 귀부인이 그의 방에 넣어 준 신약성경을 읽다가 그가 사형장에서 극적으로 살아난 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깨닫고, 하나님께 처음으로 기도한다.

그는 시베리아 유형생활 중 죄수들의 잡다한 人生의 모습을 보면서 인간의 가장 큰 문제는 罪의 문제임을 깨닫고 성경을 읽으면서 고달픈 유형생활을 위로 받다가 만기로 석방된다.

그리고 유럽 여행 중 최초로 쓴 소설이 ‘죄와 벌’이다. 이 소설로 그는 유럽에 유명한 소설가로 등장한다. 그의 소설은 주로 罪의 문제를 기독교적 시각에서 다루어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명을 준 러시아 3대 문호 중 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