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소설의 향기 91

세상의 소금

산상수훈묵상 10 - 양왕용(부산대 명예) 우리를 그냥 소금이 아니고 세상의 소금이라 하신 당신의 뜻 생각합니다. 서해 바닷물이 당신과 우리 모두의 아버지께서 보내주신 햇볕으로 만들어진 그 소금 포대에 담겨져 우리 집에도 배달되어 갖가지 요리에 맛 낼 날만 기다리는 그 소금이 아니라 우리를 세상의 소금이라 하신 당신의 뜻 생각합니다. 우리가 집이나 예배당 안에서만 당신께서 주신 사랑 노래로 행복한 맛내기에만 열심이면 어찌 세상의 소금이겠습니까? 온갖 불의와 거짓 그리고 폭압의 이 시대에 정의와 진실과 평화의 맛내면서 썩은 냄새 추방하기 위해 이 세상 곳곳에 뿌려지고 또 뿌려지는 그 소금이 바로 세상의 소금이겠지요 그래서 우리를 세상의 소금이라 하셨지요?

세상의 빛(산상수훈 묵상)

세상의 빛 -양왕용(부산대 명예) 세상에는 정말 빛들이 많습니다 밤에도 당신께서 주신 지혜로 여러 발명가들이 발명한 전기 때문에 나무들이 낮인 줄 알고 잠들지 못할 정도로 환한 갖가지 모양의 불빛들 많은데 우리를 세상의 빛이라 하십니까? 예전에는 밤이면 온통 캄캄하여 멀리서 다가오는 가느다란 빛에도 당신께서 오시는 것처럼 환호했는데 요즈음에는 농촌에도 밤을 밝히는 불빛들 많은데 우리를 세상의 빛이라 하십니까? 그러한 빛들은 사람들이 보아서는 안 될 것까지 비추어 사람들의 눈을 병들게 하여 끝내는 믿음과 소망과 사랑 같은 것을 못 보게 하여 불신과 욕망과 미움 그리고 폭압과 전쟁 가득한 세상 만든다는 말입니까? 그래서 우리를 믿음 소망 사랑 중에 제일인 사랑과 평화의 빛 되라는 말씀입니까?

의義 위해 박해받는 자

산상수훈묵상 8 -양왕용(부산대 명예) 당신의 의를 이 땅에 제대로 세우고자 박해받는 자 예전이니 지금이나 많나니. 제사 모시지 않는 불효자라고 집에서 쫓겨나고 일터에서나 동네에서 당신의 뜻에 맞지 않는다고 버티면 따돌림 당하고 심지어 당신의 진리 같이 믿는다는 무리들끼리도 자기들 옳다고 서로 다투고 당신의 진리 왜곡하는 무리들은 호시탐탐 무너뜨릴 기회 엿보나니. 이 땅의 나라 지도자들도 자기들 진리만 옳다면서 당신의 진리에 따라 행동하는 자 붙잡아 매질하다가 끝내 가두나니. 이 땅의 나라 가운데 갇힌 자 넘쳐나는 곳도 있나니. 갇힌 자들의 복으로 감옥 무너지고 나라도 무너지고 당신의 진리 바로 세울 날 올지니. 복되고 복되도다. 갇힌 자들의 고통이여.

화평케 하는 자

산상수훈 묵상(7) - 양왕용(부산대 명예) 카인이 아벨을 땅에 묻은 후부터 화평은 사라지고 미움과 다툼만 난무하였나니. 당신께서 외아들 이 땅에 보내심으로 비로소 화평은 찾아 왔나니. 그러나 그 아들을 매질하고 없는 죄 만들어 십자가에 매달아 죽인 무리들 어찌 화평을 말할 수 있으랴. 그래도 이 땅에 화평을 주고자 당신께서 그 아들 부활시켜 며칠 동안 머물게 하시고 그를 믿는 자들 모여 화평을 노래하게 하였나니. 노래만 하는 것이 아니고 원수도 사랑하게 하였나니. 이들이 바로 복 있는 자들이니 이들을 또한 하나님의 아들이라 할지니. 이들의 화평의 노래 온 백성들 공감하면 이 땅에 미움과 다툼 사라질지니. 집이나 마을이니 회사나 미움과 다툼 사라질지니.

마음이 청결한 자

마음이 청결한 자 -산상수훈묵상(6) - 양왕용 교수(부산대 명예) 마음이 청결하면 하나님을 볼 것이라고 당신께서 가르치셨는데 아직 나는 하나님을 못 보았으니 왜 이리 마음이 더러운가? 도대체 언제쯤 마음이 청결해질 것인가 회개하고 또 회개한다. 보여주세요. 보여주세요. 입으로 기도하면서도 막상 마음은 세탁하지 못하는 이 보잘 것 없는 나는 도대체 누구인가? 남들에게 나쁜 짓 하지 않고 거짓말 안 한지 오래인데도 도무지 보여주지 않는 당신 수준의 청결함을 찾아 오늘도 산과 들판 그리고 바닷가를 헤매다가 남이 아니라 나를 속이고 있는 또 다른 나를 비로소 알게 되어 사도 바울처럼 오호라 곤고한 사람이로다. 자책하면서 회개하고 또 회개한다.

우리 조국을 구원하소서

하나님! 우리 조국을 구원하소서 - 이어령(이화대 석좌교수) 당신은 이 나라를 사랑합니까? 한국은 못난 조선이 물려준 척박한 나라입니다. 지금 백척간두 벼랑 끝에 있습니다. 그곳에는 선한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헤지고 구멍 나 비가 새고 고칠 곳이 많은 나라입니다. 버리지 마시고 절망으로부터 희망의 날개를 달아 주소서. 어떻게 여기까지 온 사람들입니까? 험난한 기아의 고개에서도 부모의 손을 뿌리친 적은 없습니다. 아무리 위험한 전란의 들판이라도 등에 업은 자식을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남들이 앉아 있을 때 걷고, 그들이 걸으면 우리는 뛰었습니다. 숨 가쁘게 달려와 이제 衣, 食, 住 걱정이 끝나는 날이 눈앞인데 그냥 추락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지금이 벼랑인 줄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어쩌다가 북한이 ..

구름과 놀고 싶다

구름과 놀고 싶다 - 신규호(성결대 명예: 1938~ 2022) 가을 하늘의 흰 구름을 보면 불러서 함께 놀고 싶다. 목마 타듯 훌쩍 올라타고 서녘으로 가보고 가다가 심심하면 양떼구름이나 만들다가 밤이 되면 별을 불러 동방박사의 점이나 보면서 아주 가난하고 누추한 마굿간 찾아 기웃거리며 누가 또 태어났는지 알아보고 싶다, 찾아보고 싶다. -------------------------------------------------------------------- (소솔) 며칠 전 신규호 교수가 소천했습니다. 그를 추모하는 뜻에서 그의 명시 한편 여기 올립니다. 동심(童心)의 발상으로 시작된 이 시는 상상을 통해 구름을 잡아타고 떠돌다 밤이 되면 별 찾아 옛 동방박사들처럼 가난하고 누추한 마굿간에서 또 누가 ..

긍휼히 여기는 자

-산상수훈묵상(5) 양왕용 교수(부산대 명예) 지하철 타러 층계를 내려갈 때마다 자주 만나는 그 손길 외면하지 말아야 하는 너무나 많은 그 손길 보며 선한 사마리아 사람 생각한다. 아차, 오늘은 놓쳤구나. 내일은 선한 사마리아 사람보다는 못해도 긍휼 베풀어야지 생각한다. 당신께서는 긍휼은 생각만이 아니라 행함이 따라야 한다고 가르쳤는데도 너무나 많은 손길들은 나라도 못 구한다는 속담에 위안하며 선한 사마리아 사람을 잊었다고 회개하고 또 회개한다. 긍휼히 여기는 자들은 당신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로부터 긍휼히 여김을 받아 비로소 복 있는 자가 될지니. 지하철 타려 갈 때마다 그 손길 있으면 외면하지 말지니.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우리 잡은 이 손

우리 잡은 이 손 - 문성모(서울 장신대 교수) 우리 잡은 이 손 서로에게 온기가 되어 험한 세월 언 육신을 따뜻이 녹여 행복을 만들어가리 우리 잡은 이 손 서로에게 희망이 되어 모진 풍파 절망의 마음을 위로하여 미래를 만들어가리 우리 잡은 이 손 서로에게 행복이 되어 아물지 않은 상처 고뇌의 영혼에 안식을 주어 노래를 만들어가리

의義에 주리고 목마른 자

산상수훈 묵상(4) - 양왕용(부산대 명예) 당신께서 말씀하신 의를 이 땅의 것으로 착각하여 남을 정죄하고 자기들을 정의의 사도라고 일컫는 자, 많나니 그들은 증오의 굿판만 벌리는 무리들이니. 이 땅의 우리는 모두 죄인인데 누가 누구를 정죄하리요. 참된 의는 당신께로부터 오나니 세상의 온갖 유혹 뿌리치고 모든 일을 행함에 당신께 아뢴 후 가르치시는 뜻대로 하다가 손해 볼 지라도 원망하지 않고 기다리고 기다리며 義에 주리고 목말라 아뢰고 또 아뢰며 또 기다리는 자에게는 끝내 生水 같이 복을 내리실지니. 지금까지의 배고픔도 사라지게 하시고 증오의 굿판 벌리는 무리들도 물리치고 세상 권세와 영광을 뒤덮을 힘도 주실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