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62

ㄹ자

이은상(1903~ 1982) 평생을 배우고도 미처 다 못 배워 인제사 여기 와서 ㄹ자를 배웁니다. ㄹ자 받침 든 세 글자 자꾸 읽어봅니다. 제 지키려다 제 지키려다 제 붙안고 차마 놓지 못 하다가 끌려와 ㄹ자 같이 꼬부리고 앉았소. ----------------------------------------------------------- 노산 이은상 씨는 한국의 전통 시조를 현대 시조로 기틀을 놓은 제1인자다. 그는 일제강점기인 1921년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최현배 등 33인이 수감되어 이은상도 함께 감옥에서 쓴 어머니께 보낸 시조가 이 다.

시조 2023.10.10

기도

- 오동춘(노산문학상 수상) 참 좋은 사람들만 오롯이 모여 살게 참 마음 바른 사람들만 수북이 함께 살도록 하나님 도와 주셔요 하늘나라 되게요. 참 나쁜 사람들이 함부로 거짓말 않게 참 마음 굽은 사람들이 제발 못 살게 굴지 않게 하나님 혼내 주셔요 밝은 누리 되게요. 싫은 일 하는 사람은 언제나 싫은 사람 좋은 일 하는 사람은 언제나 좋은 사람 하나님 좋은 사람만 모여 살게 해 주셔요.

시조/동시조 2023.08.18

충청도식 여유

- 김향기(사상과문학상 대상) 천안역에 도착한 후 택시를 타고서 차문을 너무 세게 닫았더니 운전수 왈, -그렇게 살살 닫아서 문이 박살 나것슈? 신호가 바뀌어도 출발 않는 앞 택시에 빵빵 소리 내지 않고 서두루지 않으며 -저 자가 대간 헌가벼, 졸고 있는 개비여 태조산 연수원에 시간 맞춰 가야기에 좀 빨리 가달라고 운전수께 당부하니 -그르케 바쁘시다면 어제 오지 그랬슈.

시조 2023.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