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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삶보다 낯선 삶으로 살기

󰋮 The 행복한 생각 󰋮 ‘낯설게 하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러시아의 슈클로프스키가 예술 창작이론으로 처음 사용하였데, 일상 접하는 익숙한 상황도 어린이처럼 낯설게 바라보아 새로운 느낌을 갖는 표현 방법입니다. 익숙하다는 것은 장점도 많지만, 반면에 무감각해지고 자기가 편한 쪽으로만 반응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주변이나 현상에 익숙해져 당연하다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가 인식조차 하지 못하는 일들을 낯설게 바라보면 어떨까요? 아침에 집에서 자고 일어났는데, 집에 있는 것이 당연한 것일까요? 아침밥을 먹는데 밥을 먹는 것이 당연한 일일까요? 숨 쉬며 햇빛 속에 살아가는데. 숨 쉴 수 있고 태양이 있다는 것이 당연한 것일까요? 하지만 여행을 가면 모든 것이 새롭게 ..

봄비를 좋아하십니까

용혜원(목사 시인) 봄날 온 땅에 내려 촉촉하게 적셔주는 봄비를 좋아하십니까 겨우내 추위에 떨며 입술이 메말랐던 땅을 푸근하게 적셔주는 봄비를 좋아하십니까 봄비가 내리면 온 세상이 새싹이 돋고 봄꽃이 피어나 봄의 축제가 열리기 시작합니다. 봄비가 내리면 겨우내 추위에 떨었던 나무들이 기지개를 펴고 기운을 차리고 씩씩하게 자라나 산들마다 초록 옷을 갈아입습니다. 봄비를 좋아하십니까 사람에 목마른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주는 봄비가 내립니다.

2024.03.08

양의 옷 입은 거짓 선생들

산상수훈 묵상(41) 양왕용 교수(부산대 명예) 좁은 길 고독하게 걸어가는 젊은 우리에게 양의 옷 입고 상냥한 웃음으로 다가오는 거짓 선생들 2000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들은 저기 저 훤하게 뚫린 길, 아스팔트 깔려 자동차도 쌩쌩 달리는 저 길 좁은 길이라 우기고 그곳으로 가라고 유혹하고 또 유혹하나니. 심지어 제일 잘 팔리는 신문의 전면광고로 자기가 구세주라고 광고하며 잠실운동장만 한 곳으로 오라고 유혹하고 또 유혹하나니. 어디 그뿐이랴 아침마다 상냥한 미소로 신문에 나는 거짓 선생들도 젊은 우리에게 공짜 돈 펑펑 준다면서 그 돈 우리가 나중에 갚을 돈 아니라면서 넓은 길을 좁은 길이라 우기고 있나니. 당신께서 이 무리들 모두 물리쳐 주시라고 기도하고 또 기도하며 좁은 길 가나니.

3월

나태주(인기 시인) 어차피 어차피 3월은 오는 구나 오고야 마는 구나 2월을 이기고 추위와 가난한 마음을 이기고 넓은 마음이 돌아오는 구나 돌아와 우리 앞에 풀잎과 꽃잎의 비단방석을 까는 구나 새들은 우리더러 무슨 소리를 내보라고 조르는 구나 시냇물 소리도 우리더러 지껄이라 그러는 구나 아, 젊은 아이들은 다시 한 번 새옷을 갈아입고 새 가방을 들고 새 배지를 달고 우리 앞을 물결쳐 스쳐가겠지... 그러나 3월에도 외로운 사람은 여전히 외롭고 쓸쓸한 사람은 쓸쓸하겠지...

2024.03.04

생수의 근원이신 하나님 은혜

󰋮 The 행복한 생각 󰋮 중세기의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가 16살 때 친구들과 함께 배를 서리해 먹었는데, 회심 후에 그는 자신이 배를 도둑질한 것은 배를 먹고 싶어서 아니라, 하나님을 모방하려는 잘못된 행동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와 친구들은 배를 한 아름 서리해 오고서 겨우 몇 개 맛을 보다 근처에 있는 돼지떼에게 나머지를 모두 던져버렸다고 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들이 서리한 것은 하지 말라는 금기를 어길 때에 느껴지는 희열 때문이었습니다. 금기를 어길 때 발생하는 묘한 기쁨이 있어 사람들이 죄를 짓는 이유입니다. 이는 아담 하와에게 하나님 말씀을 어겨 타락케 한 사탄의 계략이기도 합니다. 이것이 인간을 타락케 하는 근원적인 죄성(罪性)인 것입니다. 사람들은 알게 ..

위를 바라보라

한경직 목사(1902-2000) 이런 이야기를 읽은 일이 있다. 영국의 요한 웨슬리(John Wesley) 목사에게 한 젊은이가 찾아와 상담했다. 그는 사업에 실패하고 앞길이 캄캄해 큰 실망 속에 젖어 있었다. 웨슬리는 젊은이에게 시원한 공기를 마시고 걸으며 상담하자고 했다. 그들이 가는 길가에 큰 목장이 있고 풀밭에 많은 소들이 풀을 먹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소 한마리가 그들이 가까이 가는 담장에서 고개 쳐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웨슬리 목사는 어떤 영감이 찾아와 젊은이에게 물었다. “저 소가 왜 저렇게 고개를 쳐들고 있을까요?” “앞에 담장이 가로막혀 있어서 위를 보는 것 아닐까요?” “맞아요. 우리도 종종 앞이 보이지 않고, 우리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에 부딪 칠 수 있어요. 그때 우리는..

칼럼 2024.02.29

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승(시인)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며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2024.02.27

예수님 사랑을 깊이 경험할 수 있는 사순절

󰋮 The 행복한 생각 󰋮 사순절 두 번째 주간입니다. 사순절의 영어 ‘렌트(Lent)’는 '봄이라는 뜻인데, “40일간의 기념일”이란 희랍어인 “테살 코스테”를 따라 우리말로는 사순절이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부활절을 기다리는 사순절은 예수님 고난을 기억하며 신앙을 돌아보는 절제의 기간입니다. 역사적으로 신앙의 선배들이 지킨 사순절 풍속을 통해 그 의미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전통은 금식입니다. 금식은 사순절의 가장 중요한 관습이었는데, 초대교회 시대부터 행해져 왔습니다. 그리스도의 고난과 구속 사역을 기리고 하나님의 자녀 됨의 은혜에 감사하며, 삶의 자세를 가다듬기 위함이었습니다. 요즘은 엄격했던 초기의 금식기도나 절식기도 등 다양한 형태의 금식보다는 자신의 상황과 건강 정도에 맞는 금식기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