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홍구(세종문화예술 대상)
한해의 끝자락에서 나는 묻는다
지나온 길에 부끄러움은 없었는지
마음 속 약속은 몇 번이나 지켜졌는지
겨울 하늘의 별처럼
희미한 기억을 헤아리며
내 안의 어둠과 빛을 마주한다
새벽의 찬바람이 문을 두드릴 때
나는 흔들리지 않은 나무가 되리라
잎을 모두 떨군채로도
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는 나무처럼
12월의 문을 연다
새로운 시작을 품은 마지막 달
나는 다짐한다
넘어질지라도 다시 일어설 것을
흔들릴지라도 끝내 꺾이지 않을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