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조(원로 시인)
찬바람이
목둘레에 스며들면
흘러가는 강물 같은 시간의 흐름 앞에
아쉬움과 그리움이 여울목 이룹니다.
한 해가 저무는데
아직 잠 잘 곳이 없는 사람과
아직도 병든 자, 고통 받는 이들과
하늘 저 편으로 스러질 듯
침묵하는 자연에 압도되어
나는 말을 잃어버립니다.
이런 때
가슴 가장 안쪽에
잊었던 별 하나 눈을 뜹니다.
그 별을 아껴 보듬고
그 별빛에 꿈을 비춰보며
오늘은 온종일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립니다.
누군가를 위하여
무언가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