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날의 희망 박노해(제1회 노동문학상) 따뜻한 사람이 좋다면우리 겨울 마음을 가질 일이다, 꽃 피는 얼굴이 좋다면우리 겨울 침묵을 가질 일이다. 빛나는 날들이 좋다면우리 겨울밤들을 가질 일이다 우리 희망은, 긴 겨울 추위에 얼면서얼어붙은 심장에 뜨거운 피가 돌고얼어붙은 뿌리에 푸른 불길이 솟아나는 것 우리 겨울 마음을 가질 일이다 우리 겨울 희망을 품을 일이다. 시 2025.01.16
선물 나태주(풀꽃문학관장) 나에게 이 세상은 하루하루가 선물입니다.아침에 일어나 만나는 밝은 햇빛이며 새소리,맑은 바람이 우선 선물입니다. 문득 푸르른 산 하나 마주했다면 그것도 선물이고서럽게 서럽게 뱀 꼬리를 흔들며 사라지는강물을 보았다면 그 또한 선물입니다. 한낮의 햇살 받아 손바닥 뒤집는잎사귀 넓은 키 큰 나무들도 선물이고길 가다 발밑에 깔린 이름 없어 가여운풀꽃들 하나하나도 선물입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이 지구가 나에게 가장 큰 선물이고지구에 와서 만난 당신당신이 우선적으로 가장 좋으신 선물입니다 저녁 하늘에 붉은 노을이 번진다 해도 부디마음 아파하거나 너무 섭하게 생각지 마세요 나도 또한 이제는 당신에게좋은 선물이었으면 합니다. 시 2025.01.14
새롭게 하소서(새해의 기도) 권천학(영랑시문학상)또 새롭게 하소서 지금까지 입던 옷 그대로지금까지 살던 집 그대로지금까지 쓰던 물건 그대로 쓰고지금까지 만나던 사람 그대로 만나며 다만 정갈하게그 모든 것이축복이며, 감사함을 알게 하소서 세상 어디시작 없이 끝이 있었던가태어나지 않은 죽음 없듯이젊음을 건너뛰어 늙을 수 없음을 젊은이는 푸르되 들뜨지 않게젊지 않은 나이에 순종하며늙되, 낡지 않게있던 그 자리가 새로운 시작임을 눈뜨게 하소서그리하여그 모든 것이기적임을 알게 하소서. 시 2025.01.08
커피와 그리움 윤명상(한국인터넷문학상) 추위는뜨거운 커피에녹여 마시고 마음속까지파고드는겨울바람은그리움에 타서 마십니다. 커피에 그리움이면 매정한 한파도온기가 되어가슴을 데우기 때문입니다. 시 2025.01.06
1월의 메시지 이규원(시인, 아동문학가) 1월에는새로운 노래가 떠오릅니다.그래서1월에는 희망이 가득합니다. 1월에는 새로운 사랑이 시작됩니다그래서1월에는 가슴 뛰고 셀레입니다. 1월에는새로운 꿈을 꿉니다그래서1월에는 내 영혼의 불을 켜고 기도합니다. 1월에는새로운 감동이 물결 칩니다.그래서1월에는 많은 감사와 축복의 뜨거운 강물이 흐릅니다. 시 2025.01.03
1월에 용혜원(인기 시인) 1월은 가장 깨끗하게 찾아온다새로운 시작으로 꿈이 생기고왠지 좋은 일이 있을 것만 같다 올해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어떤 사람들을 만날까기대감이 많아진다 올해는 흐르는 강물처럼 살고 싶다올해는 태양처럼 열정적으로살고 싶다 올해는 먹구름이 몰려와비도 종종 내리지만햇살이 가득한 날들이많을 것이다 올해는일한 기쁨이 수북하게 쌓이고사랑이란 별 하나가슴에 떨어졌으면 좋겠다. 시 2025.01.01
송구영신 정려성(노산 문학상) 제야의 종소리 들으며지나간 한해를 뒤돌아 봅니다 구름처럼 바람처럼흘러간 세월인데하루나 이틀처럼너무나 바쁘게 살아왔습니다 보신각 저녁종소리끊어질 듯 이어져오면원죄와 자범죄로얼룩진 영혼들이한두 줄 말씀이 그리워두 무릎을 조용히 꿇여봅니다 한해를 보내고 나면또 한해가 다시 오듯파란 등 빨간 등불이골목마다 명멸하고사랑의 씨줄이 되고소망은 날줄이 되옵니다. 시 2024.12.31
섣달 그믐이 가기 전에 허영자(1984년 월탄문학상) 섣달 그믐이 가기 전에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 묵은 편지의 답장을 쓰고빚진 이자까지 갚음을 해야 하리. 아무리 돌아보아도 나 운명의 굴레를 벗어나진 못하였으니이른 아침 마당을 쓸 듯이아픈 싸리비 자욱을 남겨야 하리. 주름이 잡히는 세월의 이마그 늙은 슬픔 위에간호사의 소복 같은 흰 눈은 내려라섣달 그믐이 가기 전에.... 시 2024.12.30
바람과 햇살과 나 시바다 도요(일본 100세 시인) 바람이유리문을 두드려문을 열어 주었지. 그랬더니 햇살까지 따라와셋이서 수다를 떠네. - 할머니혼자서 외롭지 않아? 바람과 햇살이 묻기에 - 사람은 어차피 다 혼자야나는 대답했네. 그만 고집부리고편히 가지는 말에 다 같이 웃었던오후-----------------------------------------------------------'시바다 도요' 시인은 100세(2014)에 시집을 출판, 100부 팔린 베스트셀러가 된 작가였다.지금은 생사를 모르지만 늘 긍적적인 생각으로 시를 창작하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었다.(소솔) 시 2024.12.27
커피 맛 - 정재영(시인) 한 번도 마시지 않았다는 커피가무슨 맛이냐고 물었지만 색깔이나 영양 성분으로 설명하면알기나 하실까 맛은 느낌이라서그냥 마셔보면 됩니다 내가 침묵하는당신 향한 사랑 얼마나 쓰고 달콤한지아시기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시 2024.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