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달 그믐이 가기 전에

유소솔 2024. 12. 30. 00:00

 

                                  허영자(1984년 월탄문학상)

 

섣달 그믐이 가기 전에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

 

묵은 편지답장을 쓰고

빚진 이자까지 갚음을 해야 하리.

 

아무리 돌아보아도

운명굴레를 벗어나진 못하였으니

이른 아침 마당을 쓸 듯이

아픈 싸리비 자욱을 남겨야 하리.

 

주름이 잡히는 세월의 이마

늙은 슬픔 위에

간호사의 소복 같은 흰 눈은 내려라

섣달 그믐이 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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