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와 우리 집

유소솔 2024. 12. 25. 00:00

 

 

                                                     김현승(1913-1975, 숭실대교수 역임)

 

동청冬靑 가지에

까마귀 열매가 달리는

초겨울 저녁이 오면

호롱불을 켜는 우리

 

들에 계시던 거친 손의 아버지

그림자와 함께 돌아오시는

마을 밖의 우리

 

은 접시

삼층으로 오르는 계단은 없어도

웃는 우리 집

모여 웃는 우리 집.

 

그처럼 하고 이웃들과

함께 사는 우리 집

 

우리 집과 같은

베들레헴 어느 곳에서

우리 집과 같이 가난

마음마음의 따스한 위에서

 

예수님은 나셨다.

예수님은 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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