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이도(시인, 경희대 교수 역임)
호롱불 내어 걸고
성탄송을 맞이하던
그 새벽
어둠의 깊이를 재듯
내 마음을 맑히는
눈이 내리고
뜬눈으로 기다린
천사들이 모여와
내 뜨락에 서서
노래 부른다
발자국 소리도 기침소리도
어둠 속에 묻히고
오직, 성탄의 기쁨
축제의 노래가
하늘에서 내린다
내 마음을 적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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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이전 평북 선천에 있는 시골교회에서 유년주일학교 시절에 겪은 성탄절을
회상하며 쓴 성탄 시이다. 그는 광복 이듬해에 공산주의의 학정을 피해 가족이 소
련군이 지키는 38선을 넘어 와 1962년 시인으로 등단한 교수시인이다.(소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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