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초 생각 나누기
이어령 교수(1934~2022)
어느 시인이
한국에는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고 우겼습니다.
울릉도와 독도는 있어도
우리나라의 섬 3,358개 중에 ‘그래도’라는 섬은
어느 곳에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시인은 말했습니다.
불행한 일이 있을 때
살기 힘들 때
절망을 할 때
자신의 꿈과 소망이 산산조각이 나도
새로운 긍정을 만드는
섬이 있다고 말이지요.
그것이 바로 ‘그래도’라는 섬입니다.
‘그래도’의 섬 안에서
우리는
쓰러지다가도 다시 일어나
앞을 향해 걸었습니다.
한국에 있다는 섬 ‘그래도’는
몇 천년을 두고
그래도 내 나라
그래도 내 고향
그래도 내 식구라고 말하며 살아 온 한국인.
가난하고
어렵고
험한 역사 속에서도
‘그래도’라는 섬 덕택에
시련을 이겨온 한국인
절망이 앞을 가리고
외로움이 나를 가두어도
거센 폭풍이 불어와도 말하세요.
“그래도 나는 살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