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107

내일

- 한경직 목사(1902-2000) 옛날 헬라나라에 더베라는 도시가 있었다. 당시는 도시국가의 시대였기에 주권자 알키아스왕은 어느 날 큰 잔치를 벌였다. 자기 친척과 귀족들과 외국에서 온 귀한 손님들을 많이 초청하였다. 먼저 악기 부는 사람, 노래하는 사람, 춤추는 사람들이 연주로 잔치 흥을 돋구었다. 그때 귀족 중 하나가 왕 곁으로 와서 편지가 든 봉투를 왕께 드렸다. “아, 오늘은 향락의 저녁이니, 사무적 일은 내일 보아야지.”하고 품에 간직했다. 그런데 조금 후에 여자 댄서로 변장한 모반자가 춤으로 다가와 왕을 칼로 살해했다. 잔치는 난장판이 되었는데, 그 편지는 이런 음모를 미리 알리는 글이었다 한다. 인간의 삶에 있어서 물론 내일을 준비하고 경영해야 미래가 밝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 할 수 있는..

칼럼 2023.10.04

평범한 은혜

한경직 목사(1902- 2000) 전에 미국에 어떤 목사가 있었는데, 아들도 목사가 되었다. 두 사람은 한 집에 살았으나 주일에는 맡은 교회가 달라 각각 차를 몰고 갔다. 어느 주일에 아버지 목사가 종일 봉사하고 오후 늦게 돌아와 감사기도를 했다. 조금 후에 아들 목사가 집에 돌아오더니, 아버지의 손을 붙잡고 말했다. “아버지, 오늘 하나님의 큰 은혜를 입었어요. 예배를 마치고 올 때 어떤 운전사가 차를 몰고 내 차 앞으로 달려오기에 그것을 피하려다가 제 차가 뒤집혔어요. 저는 핸들만 꼭 붙잡고 있었더니, 별로 다친 곳도 없고 차도 상처하나 없이 이렇게 돌아왔습니다.“ 아들의 말에 아버지가 “참으로 감사하구나!”하고 응답한 후, 이렇게 말했다. “너만 감사한 것이 아니라 나도 감사했다. 나는 아무런 사고..

칼럼 2023.09.27

기도하는 의사

한경직 목사(1902-2000) “수술은 사람이 하되 병은 하나님이 고치신다.” 세계적인 간 수술 의사로 전에 부산 청십자병원 원장인 고 장기려 박사의 말이었다. 사람이 약도 주고 수술도 하지만 사람을 지으신 하나님이 고쳐주시지 않으면 사람으로서 는 더 이상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의 저명한 민게이 박사도 이와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 이 분은 수술을 하기 전에 반드시 하나님께 기도하는 의사로 널리 소문이 났다. 그러나 그는 어려서 교회 주일학교에 다녔지만 대학생활 하면서 교회가기를 중단했었다. 의사가 된 다음에도 신앙을 거의 잊고 살았다. 그런데 어느 날 멀리에 사는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머니가 밭에서 일하다가 그만 소에 받혀서 생명이 위독하다는 것이다. 그는 곧 보조의사와 간호사를 데리고..

칼럼 2023.09.20

위기와 기도

한경직 목사(1902-2000) 세계 제2차 대전 때 프랑스 군대가 독일 나치스군대에게 패하게 되었다. 프랑스군을 도우려고 갔던 영국군 29만명이 전세가 불리해지자 영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도버해협으로 몰려갔다. 이를 알게 된 히틀러는 도망하는 영국군을 전멸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영국군의 위기 소식에 당시 영국왕 ‘죠오지 6세‘는 낙담했다. 그러다 ‘오직 구원은 하나님께 있다’는 믿음이 생겨, ‘기도의 날‘을 선포하고 온 국민이 영국군 구출을 위해 기도했다. 그날 모든 교회마다 초만원으로 국민들이 기도했다. 이상한 기적이 일어났다. 기도의 날에 독일에는 큰 폭풍우가 일어나 비행기는 물론 탱크도 움직일 수 없었다. 그러나 도버해협은 거울 같이 맑아서 많은 영국의 배가 29만명의 군인들을 영국으로 옮길 수가 ..

칼럼 2023.09.05

하나님의 눈

한경직 목사(1902- 2000) 오래 전에 희랍의 수도 아테네에 갔을 때였다. 그 옛날 천여 년 전에 지은 오래된 예배당이 있어서 구경한 일이 있다. 희랍의 정통교회에 들어가면 천주교와는 좀 다른 것이 있다. 천주교는 예배당 안에 마리아상(像)과 성화(聖畵)를 만들어 놓았지만 희랍정교회는 이미 8세기에 성상은 폐지하고 성화만 허락하고 있었다. 예배당에 들어갔더니 천장과 벽마다 옛 성화가 가득했다. 처음 눈에 들어온 그림은 커다란 눈(眼)이었고, 그 눈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마 그 뜻은 누구든지 이 예배당에 들어오면 하나님의 눈이 너를 지켜보신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한 것 같았다. 그러나 하나님의 눈은 그 예배당에 안에만 있는 것 아니다. 우리 예배당에도 계실 뿐 아니라 세계 어느 곳에나 계신 하나..

칼럼 2023.08.30

이슬 같은 은혜

한경직 목사(1902- 2000) 아무리 비가 오지 않고 가물어도 꽃이나 농작물이 쉬 말라죽지 않는다. 그것은 늦은 밤에나 새벽에 하늘에서 끊임없이 이슬이 내려오기 때문이다. 이것은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보이지 않은 끊임없는 사랑을 의미한다. 그럼, 이슬은 언제 어떤 곳에 어떻게 내리는지 아는가? 도시에서 나고 자란 사람은 이슬을 별로 볼 수 없어 잘 알지 못한다. 여름밤에 이슬이 많이 내려도 길바닥이나 바위 같은 곳엔 별로 이슬이 없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에게 다 은혜를 내려주시기를 원하신다. 그러나 우리 마음이 길바닥이나 바위 같이 메마르고 굳으면 은혜가 내릴 수 없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비유에서, 돌작밭에 떨어진 씨가 열매를 맺지 못한다고 하셨다. 마음이 부드러워야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에게 계속 내..

칼럼 2023.08.22

감격하는 신앙

한경직 목사(1902- 2000) 로스엔젤리스의 어느 교회에서 유명한 설교가 토리 목사가 설교했다. 설교 중에 얼마 전에 신문에 크게 소개된 아름다운 사건을 예화로 들었다. 그 내용은, 미시간 호수에서 큰 배가 파선되어 많은 사람들이 물에 빠졌는데, 어느 헤엄을 잘 하는 사람이 혼자서 17명의 사람들을 구해주었다는 이야기였다. 설교자는 그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이런 분의 선행을 배워야한다고 했다. 설교가 끝나자, 그 설교를 듣던 사람들 중 한 사람이 손을 번쩍 들며 소리쳤다. “제가 바로 그 사람입니다.” 토리 목사가 너무 감사하여 그를 강단 위에 올라오라고 해서 그를 칭찬할 때 많은 사람들이 큰 박수로 그를 격려했다. 토리 목사가 그에게 물었다. “그처럼 좋은 일을 했는데, 그에 대한 느낌이 있느냐?..

칼럼 2023.08.08

천국은 마음속에

한경직 목사(1902-2000) 역사적으로 예수님 부활승천 후 약속하신 성령이 오순절에 임하였다. 예루살렘의 한 다락방에서 이 약속을 믿고 열심히 기도하던 120명의 신도들에게 성령이 임하실 때 각각 그들의 마음에 천국이 임하였다. 그래서 날마다 모여 예배하 므로 최초의 예루살렘교회가 세워졌고, 계속 각 지역으로 교회가 뻗어갔다. 초대교회 시대에 안디옥교회에서 순교한 익나티오스는 ‘디오호르스’란 별명을 지니고 있었는데, 그 뜻은 ‘그리스도를 모시는 분’이란 말이었다. 로마황제 트라잔이 그를 심문할 때 “왜 그런 별명을 가지게 됐는가?”하고 묻자, 그는 “내 마음 안에 항상 예수 그리스도를 모시고 있기 때문입니다.”하고 대답했다. 황제는 이미 죽은 자를 항상 마음에 모신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해 그를 사형에..

칼럼 2023.08.02

예수 그리스도

한경직 목사(1902-2000) 예수 그리스도는 어떤 분이신가?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요한 3:16) 그는 하나님의 독생자이시다. 그리스도는 누구신가?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니...”(요한 1:14) 그는 도성인신(道成人身)하신 분이시다. 그리스도는 누구신가? 그가 친히 말씀하셨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아니하면 아버지께로 올 사람이 없으리라”(요한 14:6) 그리스도는 누구신가? 그가 친히 말씀하셨다. “나를 본 사람은 아버지를 보았거늘 어찌하여 아버지를 보여 달라 하느냐?”(요 14:9) 하나님께서 그 안에 계셔서 우리에게 하나님을 보여주신 분이시다. 예수 그리스도는 누구신가?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

칼럼 2023.07.25

예수를 바라보자

한경직 목사(1902-2000) 어떻게 꽃이 계절마다 아름답게 피는가? 날마다 햇빛을 바라보는 중에 싹이 나고 잎이 피고 꽃이 아름답게 핀다. 어떻게 과실나무가 맛있는 열매를 맺는가? 날마다 햇빛을 바라보는 중에 작은 열매가 솟고 자라서 좋은 열매가 된다. 이처럼 우리 심령의 빛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면, 나도 모르게 우리의 심령은 아름답게 자라고 꽃 피고 열매를 맺는다. 제5세기 이탈리아의 성 프랜시스는 젊은 시절 무척 방황을 했다. 그러다 어느 날 성 다미안 예배당에 들어가 홀로 십자가상 앞에서 주님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 때 마음이 주님께 기울어지면서 변화되어 새사람이 되었다. 독일 모라비안교회를 창설한 진센돌프 백작도 젊은 시절 방황을 했다. 그는 어느 미술관에서 십자가에..

칼럼 2023.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