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102

참 아름다운 손

- 한경직 목사(1902-2000) 옛날이나 오늘이나 여성들 중에 손을 곱게 하려는 분이 많은 것 같다. 옛 중국 여자들은 손톱을 길게 길렀고, 서양 여자들은 손톱을 빨갛게 칠하기도 한다. 그러나 가장 아름다운 손을 어떤 손일까? 전에 미국 어떤 가정에서 성탄절을 맞아 각처에서 살던 자녀들이 부모 집에 왔다. 그들은 저녁을 함께 먹고 즐겁게 지내면서, 딸 둘이 손톱에 빨간 칠한 손을 보였다. 그러다가 서로 손을 보여주면서 가장 아름다운 손을 찾기로 했다. 그래서 두 딸의 손톱이 빨간 손을, 아들은 힘찬 손을 내보였다. 아버지는 늙은 손을, 어머니는 늙고 주름살 많은 손을 보이면서 아주 부끄러워했다. 그리고 투표를 했다. 정작 투표의 결과는 어머니의 손이 가장 아름다운 손으로 뽑혔다. 비록 주름살이 많은 ..

칼럼 2023.03.07

삶의 전환점

고당 조만식 선생 - 한경직(1902-2000) 2월 1일은 애국자 고당 조만식(古堂 曺晩植,1883-1950) 선생의 탄신일이다. 고당은 본래 평양 시내에서 출생하여 6살부터 약 10여 년간 한학을 공부하였다. 그분은 무릎 위에 닿는 길이가 짧은 무명 두루마기를 평생 동안 입고 다니셨다. 그 후 상업을 경영하면서 청년들과 석전을 좋아했고 날파람꾼으로 젊음을 즐겼다. 어느 날 전에 한학을 함께 공부하던 오랜 친구가 찾아와서 이런 말을 했다. “지금 우리나라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아는가? 이대로 가면 곧 망할 것이네.” 그 말에 그는 크게 놀라며 물었다. “그럼, 우리가 어떻게 하면 되겠는가?” “우리 젊은이들이 정신 차려 옳게 살아야하고, 신학문을 배워야 하며. 무엇보다 예수를 믿고 새사람이 되어야 ..

칼럼 2023.03.02

절망 중에 새 희망

한경직 목사(1902-2000) 105인 사건으로 다년간 옥고를 겪고 나온 남강 이승훈(李昇薰) 선생이 계셨다. 그는 1919년 기미독립운동 33인 중 한 분으로서 민족의 참 애국자이셨다. 그는 어릴 때 아버지를 여의고 남의 집에 기탁하여 살았지만 지혜와 재능이 많았고. 매우 부지런하고 총명하므로 자수성가하여 그는 40세 때에 큰 사업가가 되었다. 그가 평양에 잠시 머물었을 때 미국에서 돌아 온 도산 안창호(安昌浩)의 연설을 들었다. 그 내용은, 지금 우리나라가 국운이 점점 기울어 이대로 가다가는 무슨 일이 생길른지 알 수 없다고 한탄하면서, 우리 민족이 갱생(更生)하려면 이제 두 가지에 힘써야 한다. 하나는 교육을 일으켜 인재를 양성하고, 또 하나는 공장을 세워 경제를 부흥케 하는데 있다고 역설하였다...

칼럼 2023.02.22

기독교와 정치

- 한경직 목사(1902-2000) 18세기에 국민의 주권으로 공화국을 세운 두 나라가 있다. 하나는 1776년에 독립한 미국과 또 하나는 1789년에 이루어진 프랑스 공화국이다. 같은 국민의 주권국가였으나 프랑스는 무신론적 국민주권이었으므로 테러의 성행, 반혁명운동의 봉기. 나폴레옹 제국의 건설, 왕정의 복구, 나폴레옹 3세의 제국재건 등 19세기의 프랑스는 가장 시련과 고통이 많은 민족이었다. 그 동안에 단두대의 아침이슬로 사라진 사람들의 수가 그 얼마였던가. 그러나 미국은 기독교적 민주주의에 의한 국가로서 모든 것이 새로웠다. 미국의 초기 헌법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감사하리로다. 전능하신 하나님, 그는 우리에게 우리 자신의 관헌을 선택하는 권리를 주셨도다.“ 그리고 독립선언서에는 이런 기..

칼럼 2023.02.14

기독교와 현대문명

- 한경직 목사(1902~2000) 인본주의(Humanism)에 관해 생각해 보자. 소위 인본주의로 나타나는 사상의 특색이란 신앙은 부인하면서 그 윤리만을 잘 지키면 된다고 한다. 그래서 소위 사해동포주의(四海同胞主義), 기타 민주주의 사상으로 교육만 잘하면 된다는 것으로 영미(英美) 사조에는 이런 경향이 많다. 그러나 이런 사상은 어떤 강력한 사조와 부딪칠 때에는 약점이 들어난다. 왜냐하면 윤리적 교훈만으로는 부족하고 약하기 때문이다. 인본주의가 무력하기 때문에 힘의 문화인 마르크스주의가 대두한 것이다. 왜 우익은 약한가? 윤리 없는 종교(마르크스주의)와 종교 없는 윤리(인본주의)가 가 싸우면 인본주의가 약하기 때문에 실패한다. 윤리적 교육만으로는 약하다. 종교적 신앙은 뿌리요, 윤리는 줄기와 가지이며..

칼럼 2023.02.07

그리스도의 향기

- 한경직 목사(1902-2000) 옛날이나 오늘이나 향기는 누구나 좋아한다. 향기는 거룩하고 깨끗하고, 사랑, 의(義)로음, 충성과 믿음의 상징으로 생각되어 왔다. 향기는 인간의 정신을 새롭게 하고 상쾌하게 하는 것처럼 그리스도의 복음은 우리의 마음을 거룩하게, 깨끗하고 선명하게 하고 화평하게 하고 즐겁게 한다. 그리스도의 복음이 들어간 심령은 성결한 심령이 된다. 그리스도의 복음이 들어간 그 사람의 입술은 성결하여진다. 입술 뿐 아니고 그의 전 생활이 정화되고 미화되고 사랑으로 화한다. 그리스도의 복음이 들어간 가정은 정결하게 된다. 사회와 국가도 정화된다. 향기는 이끄는 힘이 있다. 봄 동산에 아름다운 꽃이 필 때에 벌과 나비들이 모여든다. 그들은 아름다운 꽃을 보기 위하여 오는 것만이 아니다. 그..

칼럼 2023.01.31

역경과 믿음

- 한경직(1902~ 2000) 인생의 행로는 항상 평탄하지가 않다. 때로는 큰 강이 우리 앞을 막기도 하고, 큰 산이 우리 앞에 솟아 있기도 하다. 또 우리가 살아갈 때에 보이지 않은 큰 장벽이 앞을 방해하기도 한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 기독교 큰 교단의 하나인 감리교회를 18세기에 영국에서 창립한 요한 웨슬리 목사가 있었다. 한 번은 어떤 분과 같이 산책을 하는데, 그 분은 사업을 하다 큰 문제가 생겨 해결할 길이 없어 마치 큰 산이 자기 앞을 가로막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들이 가는 길 옆에는 큰 목장이 있어 소들이 한가롭게 풀을 먹고 있었다. 목장의 한 곁에는 긴 돌담이 쌓여 있는데 소들이 돌담으로 와서 머리를 쳐들고 하늘을 보았다. 그리고 담장 밖을 넘겨보기도 하였다. 이것을 본 웨슬리 목사가 ..

칼럼 2023.01.24

열어서 읽으라

한경직 목사(1902~ 2000) 성 어거스틴은 고대 로마제국 말기에 사신 분으로 이름 높은 분이었다. 그는 역사를 통하여 유럽의 사상과 문화를 천여 년 간이나 지배한 위대한 사상가요 문학가요 또 신학자였다. 그의 청년시대에 겪은 한 일화가 유명하다. 그는 어려서부터 재주가 비상하여 천재적 문학가로 그 명성이 드높았다. 그러나 그의 생활은 방탕하였고, 여자관계가 복잡하였다. 그가 로마제국을 널리 여행하기 위하여 고향인 아프리카의 북방 카테이지를 떠나 지중해를 건너 로마 본토를 두루 다니다가 밀라노라는 도시에 머물고 있었다. 하루는 어떤 집 정원에 혼자 앉아 아름다운 나무들을 보며 즐기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어디선가 “열어서 읽으라”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이상히 여겨 사방을 둘러보던 중 자기 앞에..

칼럼 2023.01.17

삶의 큰 등불

- 한경직 목사(1902~ 2000) 인생 행로의 길을 밝히기 위해 이성理性과 양심良心의 두 등불이 필요하다. 그런데 더 기억할 것은 이렇게 귀한 등불이 희미하거나 꺼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즉 이성을 상실할 수도 있고, 양심이 마비될 수도 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우리인간의 삶의 길을 언제나 밝히기 위해 한 큰 등불을 주셨는데, 그것이 하나님의 말씀, 곧 성경이다. 성경에는 고대 이스라엘의 역사와 문학과 교훈과 서신 등 광범한 내용이 담겨져 있다. 그러나 성경의 기록 목적의 하나는 외로운 길을 걸어가는 인간들에게 밝은 빛을 비추어주기 위함이다. 그래서 옛 시편의 기자는 “주의 말씀은 내 발의 등이요 내 길의 빛이니이다”(시 119: 105)고 했고, “나는 세상의 빛이니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두움에 다니..

칼럼 2023.01.11

꿈과 믿음

- 한경직 목사(1902~2000) 새해를 맞아 새로운 꿈을 꾸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그 꿈을 이루는 이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바로 여기에 인간의 삶의 한계와 허무한 면이 있다. 사람들이 꿈을 꾸지만 꿈을 이루지 못하는 이유도 많을 것이다. 그가 사는 환경, 그가 사는 시대, 또 그 자신의 여러 가지 허점도 있을 것이다. 어떤 이는 몸이 약하다, 어떤 이는 의지가 약하다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으리라. 그런데 성경 히브리서 11장을 보면, 믿음으로 승리한 기록을 읽을 수 있다. 이는 고대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를 통해 온갖 역경과 고난을 무릅쓰고 크게 성공한 다시 말하면 꿈을 이룬 많은 용사들이 소개되고 있다. 그들이 무엇으로 꿈을 이루었을까? 오직 믿음 하나였다. 그들은 오직 믿음 하나로 많은 고난..

칼럼 2023.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