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102

구세주 예수

- 한경직 목사(1902~2000) 여름에 사람들은 강이나 바다에 가서 수영을 즐긴다. 어떤 사람이 수영을 하다 갑자기 몸에 힘이 빠져 살려달라 소리 지르는 것을 본 어떤 청년이 뛰어 들어가 그 사람을 건져냈다는 사건을 뉴스에서 종종 본다. 다 죽어가는 것을 살려주었으니 그 청년은 그 분에게 구주라 할 수 있다. 물에 빠져 죽어가는 사람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무엇일까? 물에 들어가 물에 빠진 사람의 손목을 잡고 직접 이끌어 건져주는 것이다. “왜 빠졌느냐?”고 책망만 하는 것은 그를 살리는 것이 아니다. ‘군자는 큰길로 다녀야 하는데’ 왜어겼느냐?고 따지는 것도 도움되지 않다. 신령한 눈으로 보면, 세상 사람들이 모두 죄의 강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이들은 스스로 자신을 죄의 강에서 구원할 힘이 없다..

칼럼 2022.12.20

믿음과 용기

한경직 목사(1902~2000) 인생의 행로는 봄 동산의 산책이 아니다. 때로는 거친 바람이 불고 장마도 내리는 매일의 생활이 모험이다. 우리는 다음 시간, 다음 날에 무슨 일을 만나런지 아무도 모른다. 한 마디로 말하면, 우리 삶의 길은 험악하다. 우리를 넘어지도록 부딪치는 돌도 많고, 해치려는 악한 짐승들도 많다. 이런 모험의 길을 걷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용기이다. 우리가 위험한 일을 당할 때 용기를 잃으면 모든 것을 상실하게 된다. 이럴 때 우리에게 무엇이 용기를 주는가? 그것은 오직 믿음이다. 일찍이 다윗은 외쳤다. “내가 비록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다닐지라도 해(害)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시 23:4) 또는 “..

칼럼 2022.12.13

죄의 값

- 한경직 목사(1902~ 2000) 죄를 지으면 반드시 그 값을 치루어야 한다. 죄 지으면 사람들은 그 죄를 덮으려 하고, 가리우려고 하지만, 죄는 마치 주머니 속에 든 송곳 같이 옷을 꿰뚫고 나온다. 가장 원하지 않을 때 죄는 나타나 그 댓가를 받아낸다. 전에 나의 대학 동창 중 한 친구는 미국 유학 가려고 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갔다. 그는 샌프랜시스코에 도착하여 그곳 이민국에서 신체검사를 받았는데 그때 성병균이 발견되어 입국불허로 다시 되돌아 온 일이 있었다. 알고 보니, 그가 여름방학 때 친구들과 함께 북경에 가서 술을 먹고 논 일이 있었다. 그때 그는 친구들과 함께 술김에 가지 않을 곳에 갔었다고 한다. 그 후에 약도 먹고 주사도 맞아 완치된 줄 알고 미국 유학을 떠났는데, 배에서 짐을 가지고..

칼럼 2022.12.06

유산遺産

- 한경직(1912~2000) 나는 해방 전에 북경에 가서 청나라의 옛 황궁을 구경한 일이 있었다. 그곳에서 가장 기억나는 것은 청나라 말기에 세력가이던 서태후(西太后)의 침실이었다. 넓고 큰 방안에 침상 하나 있고 그 위엔 베개 하나만 있을 뿐이었다. 그때 중국 안내원이 한 말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서태후가 살았을 때에는 중국의 부귀영화를 다 누리고, 수많은 신하들이 날마다 그에게 굽실 거렸는데, 그가 남긴 것은 오직 베개 하나뿐입니다” 얼마 전에 나는 영락교회에서 잘 봉사하던 최묘선 권사님의 장례식에 참석했었다. 그의 아들은 4형제로 일찍이 미국에 가서 박사학위 받고 와서 각 방면에서 크게 활동하게 하므로 참으로 칭찬 받을 장한 어머니였다. 남편은 작고한지 오래 되어 혼자 사시면서 교회의 구역장..

칼럼 2022.11.29

사이렌과 하아프

- 한경직(1902~2000) 우리나라에서 ‘사이렌’하면, 흔히 민방의 훈련을 생각한다. 그래서 경적(警笛)이나 혹은 경종(警鐘)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그 본래의 뜻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옛 헬라신화를 보면, 어느 섬에 사람을 유혹하는 여신 ‘사이렌’이 있었는데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 그 섬 근처를 지나가는 선박의 여객들을 그 섬으로 유혹하여 물건을 뺏고 생명도 해쳤다고 한다. 어느 날 그 섬 근처를 지나는 배에는 당시 유명한 음악가 올리어스가 있었다. 사이렌의 유혹의 노래가 들려오자 음악가가 급히 하아프를 연주했다. 사람들은 멀리서 들리는 사이렌의 노래보다 아름다운 하아프 소리에 도취되어 그 섬의 유혹을 물리치고 무사히 지나갔다고 한다. 누구나 인생의 바다를 지날 때 종종 유혹의 사이렌을 듣게 된..

칼럼 2022.11.22

산 -한경직목사(1902~2000) 한국은 산의 나라이다. 각 곳마다 산이 있다. 그래서 우리 강토를 말할 때에 흔히 백두산에서 한라산까지라고 한다. 또 세계적 명산인 금강산이 있고 우리 남한에는 설악산과 지리산이 있다. 우리 한국인은 특별히 산을 좋아하는 민족이다. 모든 산마다 찾아 오르는 등산가들이 많다. 우리 등반대원들이 국내의 산은 물론 해외 유명한 산까지 오르고 있다. 히말리아의 산은 물론 지구 최고의 산인 에베레트의 정상에 오른 한국인이 있었다는 말도 들었다. 산을 좋아하는 민족은 종교심이 깊은 듯하다. 이스라엘 성지에도 산이 많다. 시온산을 비롯하여 헐몬산, 가멜산, 다볼산, 감란산 등 모두 그 민족의 종교역사와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일찍이 한 시인은 이렇게 읊었다. “내가 산을 향하여..

칼럼 2022.11.15

믿음이란 무엇인가

- 한경직 목사(1902-2000) 믿음이란 말을 우리가 많이 쓰지만 그 뜻을 깊이 생각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성경에는 ‘믿음장‘이라고 하는 히브리서 11장이 있다. 그 장은 이렇게 시작된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니...” 이 말씀을 대중용 성경에는 다음과 같이 2가지로 번역하였다. “믿음은 우리가 바라는 것에 대한 확신이며, 보이지 않은 것에 대한 증거다.” “믿음은 우리가 바라는 것을 보증해주고, 보이지 않은 사물을 확증해 줍니다.” 인간의 삶은 현재에만 사는 것이 아니다. 미래에도 산다. 미래에 대한 확실한 신념이 필요한데 이것이 믿음이다. 우리는 보이는 사물 중에서만 사는 것이 아니다. 보이지 않은 사물들이 많고, 미래나 내세에 대한 것도 보이지 않는다. ..

칼럼 2022.11.10

영혼의 닻

한경직 목사(1902~2000) 옛날부터 이 세상을 높은 파도가 이는 거친 바다로 생각해 왔다. 그리고 인생은 고해(苦海) 위에 일엽편주(一葉片舟) 곧 한 작은 배로 생각했다. 그런데 배에는 꼭 있어야 할 것이 하나있다. 그것은 닻이다. 인간의 삶에는 이 닻과 같이 절대 필요한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소망이다. 성경에 이런 말이 있다. “이 소망이 있는 것은 영혼의 닻 같아서 튼튼하고 견고하여...”(히브리서 6:14) 인간은 소망으로 살고, 소망으로 일한다. 학생은 소망으로 공부하고, 기업가는 소망으로 사업을 경영한다. 이 세상의 소망은 그대로 이룰 수도 있고, 그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공부한다고 다 교수가 되는 것 아니고, 장사한다고 다 부자가 되는 것 아니다. 뜻대로 되지 않고 수포로 돌아가..

칼럼 2022.11.02

예술가

- 한경직 목사(1902~2000) 전에 어떤 서양의 예술가가 무고한 오해를 받아 억울하게 교도소에 가게 되었다. 그는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지만 자기의 가장 취미인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그래서 교도소 직원에게 도화지와 붓과 물감들을 간청하였으나 들어주지 않았다. 그는 계속 직원에게 간청을 하자, 귀찮은 듯 마당에 버린 걸레를 집어 주면서 “당신이 그렇게 그림 그리고 싶으면 이 걸레 위에 그려보라,”고 하며, 겨우 물감 몇 가지를 던져주었다. 예술가는 독방에 앉아 긴 묵상 끝에 그 걸레 위에 한 사람의 얼굴을 그렸는데 곧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이었다. 그는 그림을 방에 두고 날마다 기도했다. 얼마 후 그는 무죄석방이 되어 나갈 때 그 그림이 알려져 유명한 성화가 되었다. 걸레 위에 그려진 그리스도의 얼굴,..

칼럼 2022.10.25

하나님의 눈

- 한경직 목사(1902~ 2000) 오래 전에 이런 이야기를 들은 일이 있다. 한 농부가 자기 감자밭에 가까이 갔더니, 어떤 사람이 밭으로 들어가 허리 굽혀 감자를 캐어 큰 자루에 넣는다. 그 모습을 보고 농부가 크게 외쳤다. “여보시오, 사람이 없다고 도둑질하는데, 왜 위에 계신 하나님을 모르시오” 옛날부터 ‘신목여전’(神目如電) 곧 ‘신의 눈이 번개 같다’는 말이 있다. 옛 사람들은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으나 하늘에 계신 하나님의 눈을 두려워하였다. 사람의 눈은 겉만 본다. 그러나 하나님의 눈은 인간의 속까지 드려다 보신다. 인간의 눈은 현재만 본다. 그러나 하나님의 눈은 현재와 과거와 장래까지 보신다. 우리 눈에 볼 수 없는 하나님의 눈이 나의 삶, 나의 말, 내 마음의 깊은 동기까지 보신다는 사실..

칼럼 2022.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