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107

산 -한경직목사(1902~2000) 한국은 산의 나라이다. 각 곳마다 산이 있다. 그래서 우리 강토를 말할 때에 흔히 백두산에서 한라산까지라고 한다. 또 세계적 명산인 금강산이 있고 우리 남한에는 설악산과 지리산이 있다. 우리 한국인은 특별히 산을 좋아하는 민족이다. 모든 산마다 찾아 오르는 등산가들이 많다. 우리 등반대원들이 국내의 산은 물론 해외 유명한 산까지 오르고 있다. 히말리아의 산은 물론 지구 최고의 산인 에베레트의 정상에 오른 한국인이 있었다는 말도 들었다. 산을 좋아하는 민족은 종교심이 깊은 듯하다. 이스라엘 성지에도 산이 많다. 시온산을 비롯하여 헐몬산, 가멜산, 다볼산, 감란산 등 모두 그 민족의 종교역사와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일찍이 한 시인은 이렇게 읊었다. “내가 산을 향하여..

칼럼 2022.11.15

믿음이란 무엇인가

- 한경직 목사(1902-2000) 믿음이란 말을 우리가 많이 쓰지만 그 뜻을 깊이 생각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성경에는 ‘믿음장‘이라고 하는 히브리서 11장이 있다. 그 장은 이렇게 시작된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니...” 이 말씀을 대중용 성경에는 다음과 같이 2가지로 번역하였다. “믿음은 우리가 바라는 것에 대한 확신이며, 보이지 않은 것에 대한 증거다.” “믿음은 우리가 바라는 것을 보증해주고, 보이지 않은 사물을 확증해 줍니다.” 인간의 삶은 현재에만 사는 것이 아니다. 미래에도 산다. 미래에 대한 확실한 신념이 필요한데 이것이 믿음이다. 우리는 보이는 사물 중에서만 사는 것이 아니다. 보이지 않은 사물들이 많고, 미래나 내세에 대한 것도 보이지 않는다. ..

칼럼 2022.11.10

영혼의 닻

한경직 목사(1902~2000) 옛날부터 이 세상을 높은 파도가 이는 거친 바다로 생각해 왔다. 그리고 인생은 고해(苦海) 위에 일엽편주(一葉片舟) 곧 한 작은 배로 생각했다. 그런데 배에는 꼭 있어야 할 것이 하나있다. 그것은 닻이다. 인간의 삶에는 이 닻과 같이 절대 필요한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소망이다. 성경에 이런 말이 있다. “이 소망이 있는 것은 영혼의 닻 같아서 튼튼하고 견고하여...”(히브리서 6:14) 인간은 소망으로 살고, 소망으로 일한다. 학생은 소망으로 공부하고, 기업가는 소망으로 사업을 경영한다. 이 세상의 소망은 그대로 이룰 수도 있고, 그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공부한다고 다 교수가 되는 것 아니고, 장사한다고 다 부자가 되는 것 아니다. 뜻대로 되지 않고 수포로 돌아가..

칼럼 2022.11.02

예술가

- 한경직 목사(1902~2000) 전에 어떤 서양의 예술가가 무고한 오해를 받아 억울하게 교도소에 가게 되었다. 그는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지만 자기의 가장 취미인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그래서 교도소 직원에게 도화지와 붓과 물감들을 간청하였으나 들어주지 않았다. 그는 계속 직원에게 간청을 하자, 귀찮은 듯 마당에 버린 걸레를 집어 주면서 “당신이 그렇게 그림 그리고 싶으면 이 걸레 위에 그려보라,”고 하며, 겨우 물감 몇 가지를 던져주었다. 예술가는 독방에 앉아 긴 묵상 끝에 그 걸레 위에 한 사람의 얼굴을 그렸는데 곧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이었다. 그는 그림을 방에 두고 날마다 기도했다. 얼마 후 그는 무죄석방이 되어 나갈 때 그 그림이 알려져 유명한 성화가 되었다. 걸레 위에 그려진 그리스도의 얼굴,..

칼럼 2022.10.25

하나님의 눈

- 한경직 목사(1902~ 2000) 오래 전에 이런 이야기를 들은 일이 있다. 한 농부가 자기 감자밭에 가까이 갔더니, 어떤 사람이 밭으로 들어가 허리 굽혀 감자를 캐어 큰 자루에 넣는다. 그 모습을 보고 농부가 크게 외쳤다. “여보시오, 사람이 없다고 도둑질하는데, 왜 위에 계신 하나님을 모르시오” 옛날부터 ‘신목여전’(神目如電) 곧 ‘신의 눈이 번개 같다’는 말이 있다. 옛 사람들은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으나 하늘에 계신 하나님의 눈을 두려워하였다. 사람의 눈은 겉만 본다. 그러나 하나님의 눈은 인간의 속까지 드려다 보신다. 인간의 눈은 현재만 본다. 그러나 하나님의 눈은 현재와 과거와 장래까지 보신다. 우리 눈에 볼 수 없는 하나님의 눈이 나의 삶, 나의 말, 내 마음의 깊은 동기까지 보신다는 사실..

칼럼 2022.10.11

시간과 영원

한경직 목사(1902~2000) 세계적인 시사주간 잡지 ‘TIME'을 모르는 이는 아마 없을 것이다. 'Time'이란 말은 물론 시간이란 뜻이다. ‘TIME'지는 매주 미국을 비롯한 세계에서 일어난 소식을 전하여 줌은 물론 때로는 현실문제에 대한 비판과 지혜도 제공한다. 그런데 기독교계에 ‘Eternity'(영원)이라는 잡지도 있다. 이 주간지는 주로 미국과 세계 기독교의 소식을 전해줄 뿐 아니라. 인간의 삶에 관한 영적인 문제에 까지 밝은 빛을 전해주고 있다. 시간은 인간의 매일의 삶을 의미한다. 시간은 귀하다. 시간은 생명이다. 한 시간을 낭비하면 그만큼 우리의 생명은 단축된다. 영어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을 ‘killing' 곧 죽인다는 뜻으로 표현하기도 하는데 시간을 죽이는 것은 살인은 아니지만 ..

칼럼 2022.10.04

진주

-한경직 목사(1902-2000) 진주는 옛날부터 큰 보배로 여겼다. ‘하늘엔 별, 바다엔 진주‘란 말도 있다. 진주는 실로 아름답고 귀하다. 그래서 사도 요한이 하늘나라의 아름다움을 보고 ‘그 열두 문은 열두 진주이니 문마다 한 진주요“ (요한계시록 21: 21) 하고 묘사하고 있다. 옛날에는 천연적으로 이루어진 진주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인공적으로 많은 진주를 바다에서 양식한다. 진주는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 진주패라는 조개 속에 작은 모래알을 넣어주면 몇 년 후에는 아름다운 진주로 성장한다. 부드러운 살 속에 모래알이 들어오는 것이 진주패에는 큰 고통이지만. 전 정력을 다해 그 모래알을 분비하는 액으로 둘러싼다. 그렇게 여러 해가 지날수록 큰 진주로 자라게 된다. 진주의 형성과정은 우리에게 깊은 ..

칼럼 2022.09.27

채무감

- 한경직 목사(1902-2000) 우리가 사는 이 세계를 큰 은행으로 비유할 수 있다. 우리 인간은 모두 이 은행과 거래하는 사람으로 생각할 수 있다. 어떤 이들은 은행에 많은 예금을 하고 가는 이도 있고 또 어떤 이들은 은행에서 많은 돈을 대출하여 빚으로 장사하기도 한다. 그러나 많은 빚을 갚지 못해 은행에 큰 손실을 주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세계 역사를 살펴보면, 소위 영웅이라는 독재자들이 이 세계은행을 위해 무엇을 했던가? 생각해 보면, 엄청난 손실을 주고 간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동양의 진시황을 비롯하여 서양에는 히틀러, 스탈린에 이르기까지 모두 그런 인물들이 아닐까? 그러나 세계 역사에는 그런 장사꾼들만은 아니라, 세계은행을 위하여 기여한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예수 그리스..

칼럼 2022.09.20

냉수 한 잔

-한경직 목사(2012-2000) 6.25 때였다. 뜨거운 여름날이었다. 수많은 피란민들이 수원 앞길을 지나 남쪽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그때 성공회 신부 두 사람이 큰 독에 찬물을 가득 채워 지나가는 사람마다 냉수 한잔 씩 주었다. 목마를 때 마시는 냉수한 잔, 나는 그 광경을 아직까지 잊을 수 없다. 작은 냉수 한 그릇, 작은 친절, 작은 도움, 작은 말 한마디가 살기 위해 피란길을 가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되었는지 모른다. 작은 충고가 삶의 방향을 바꾸어 주기도 하고, 작은 격려가 낙심한 자에게 큰 용기와 힘을 제공하기도 한다. 사실 세상에는 작은 일이란 없다. 작은 티끌이 모여 태산이 되고, 작은 물방울이 모여 태평양을 이루고, 작은 일 분 일초가 모여 일생을 이루게 한다. 작은 행동이 모..

칼럼 2022.09.13

생각하는 갈대

생각하는 갈대 한경직 목사(1902~2000) “인간은 갈대이다. 그러나 생각하는 갈대이다.” 17세기의 유명한 프랑스 사상가 파스칼의 명언이다. 사실 그렇다. 대우주를 바라볼 때 실로 인간은 약한 존재로 갈대처럼 약하다. 그러나 인간이 약하지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 고귀한 것이다.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에게 무엇을 생각할 수 있고. 또 연구할 수 있는 속성을 주셨다. 이것이 인간의 이성理性이다. 구약에는 지혜문학에 속한 책들이 있다. 그 대표적 잠언箴言에는 ‘지혜로운 사람’과 ‘미련한 사람’을 구별하여 가르치고 있다. 지혜로운 이들은 이성을 바로 사용하는 사람이고, 다른 이들은 이성이 결여된 사람들이다. 그 외 성경은 또 말씀한다. “이 백성이 지각이 없으므로”(사 27:11) “그들이 알지도 못하고 ..

칼럼 2022.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