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102

시간과 영원

한경직 목사(1902~2000) 세계적인 시사주간 잡지 ‘TIME'을 모르는 이는 아마 없을 것이다. 'Time'이란 말은 물론 시간이란 뜻이다. ‘TIME'지는 매주 미국을 비롯한 세계에서 일어난 소식을 전하여 줌은 물론 때로는 현실문제에 대한 비판과 지혜도 제공한다. 그런데 기독교계에 ‘Eternity'(영원)이라는 잡지도 있다. 이 주간지는 주로 미국과 세계 기독교의 소식을 전해줄 뿐 아니라. 인간의 삶에 관한 영적인 문제에 까지 밝은 빛을 전해주고 있다. 시간은 인간의 매일의 삶을 의미한다. 시간은 귀하다. 시간은 생명이다. 한 시간을 낭비하면 그만큼 우리의 생명은 단축된다. 영어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을 ‘killing' 곧 죽인다는 뜻으로 표현하기도 하는데 시간을 죽이는 것은 살인은 아니지만 ..

칼럼 2022.10.04

진주

-한경직 목사(1902-2000) 진주는 옛날부터 큰 보배로 여겼다. ‘하늘엔 별, 바다엔 진주‘란 말도 있다. 진주는 실로 아름답고 귀하다. 그래서 사도 요한이 하늘나라의 아름다움을 보고 ‘그 열두 문은 열두 진주이니 문마다 한 진주요“ (요한계시록 21: 21) 하고 묘사하고 있다. 옛날에는 천연적으로 이루어진 진주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인공적으로 많은 진주를 바다에서 양식한다. 진주는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 진주패라는 조개 속에 작은 모래알을 넣어주면 몇 년 후에는 아름다운 진주로 성장한다. 부드러운 살 속에 모래알이 들어오는 것이 진주패에는 큰 고통이지만. 전 정력을 다해 그 모래알을 분비하는 액으로 둘러싼다. 그렇게 여러 해가 지날수록 큰 진주로 자라게 된다. 진주의 형성과정은 우리에게 깊은 ..

칼럼 2022.09.27

채무감

- 한경직 목사(1902-2000) 우리가 사는 이 세계를 큰 은행으로 비유할 수 있다. 우리 인간은 모두 이 은행과 거래하는 사람으로 생각할 수 있다. 어떤 이들은 은행에 많은 예금을 하고 가는 이도 있고 또 어떤 이들은 은행에서 많은 돈을 대출하여 빚으로 장사하기도 한다. 그러나 많은 빚을 갚지 못해 은행에 큰 손실을 주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세계 역사를 살펴보면, 소위 영웅이라는 독재자들이 이 세계은행을 위해 무엇을 했던가? 생각해 보면, 엄청난 손실을 주고 간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동양의 진시황을 비롯하여 서양에는 히틀러, 스탈린에 이르기까지 모두 그런 인물들이 아닐까? 그러나 세계 역사에는 그런 장사꾼들만은 아니라, 세계은행을 위하여 기여한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예수 그리스..

칼럼 2022.09.20

냉수 한 잔

-한경직 목사(2012-2000) 6.25 때였다. 뜨거운 여름날이었다. 수많은 피란민들이 수원 앞길을 지나 남쪽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그때 성공회 신부 두 사람이 큰 독에 찬물을 가득 채워 지나가는 사람마다 냉수 한잔 씩 주었다. 목마를 때 마시는 냉수한 잔, 나는 그 광경을 아직까지 잊을 수 없다. 작은 냉수 한 그릇, 작은 친절, 작은 도움, 작은 말 한마디가 살기 위해 피란길을 가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되었는지 모른다. 작은 충고가 삶의 방향을 바꾸어 주기도 하고, 작은 격려가 낙심한 자에게 큰 용기와 힘을 제공하기도 한다. 사실 세상에는 작은 일이란 없다. 작은 티끌이 모여 태산이 되고, 작은 물방울이 모여 태평양을 이루고, 작은 일 분 일초가 모여 일생을 이루게 한다. 작은 행동이 모..

칼럼 2022.09.13

생각하는 갈대

생각하는 갈대 한경직 목사(1902~2000) “인간은 갈대이다. 그러나 생각하는 갈대이다.” 17세기의 유명한 프랑스 사상가 파스칼의 명언이다. 사실 그렇다. 대우주를 바라볼 때 실로 인간은 약한 존재로 갈대처럼 약하다. 그러나 인간이 약하지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 고귀한 것이다.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에게 무엇을 생각할 수 있고. 또 연구할 수 있는 속성을 주셨다. 이것이 인간의 이성理性이다. 구약에는 지혜문학에 속한 책들이 있다. 그 대표적 잠언箴言에는 ‘지혜로운 사람’과 ‘미련한 사람’을 구별하여 가르치고 있다. 지혜로운 이들은 이성을 바로 사용하는 사람이고, 다른 이들은 이성이 결여된 사람들이다. 그 외 성경은 또 말씀한다. “이 백성이 지각이 없으므로”(사 27:11) “그들이 알지도 못하고 ..

칼럼 2022.09.06

진리와 자유

진리와 자유 한경직 목사(1902~2000) 성경이 교훈하는 진리는 대략 세 가지를 의미한다. 첫째는 하나님에 대한 진리이다. 하나님의 존재와 능력과 그의 사랑과 공의로 천지만물을 지으신 하나님 아버지에 대한 진리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그의 아들로서 그에 대한 진리를 교훈하실 뿐더러 그 자신이 이 진리의 성육신(成育身)으로, 보이는 하나님으로 오셔서 친히 보여주셨다. 둘째는 인간에 대한 진리이다.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을 받은 육신을 소유한 영혼으로서 이성과 양심을 부여 받은 만물의 영장이다. 예수는 또한 참 인간으로 그의 삶으로 인간 본래의 모습을 보여 주셨다. 셋째는 그러나 인간은 죄로 말미암아 타락하여 그 인간성이 부패함으로 영원한 멸망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 독생자를 보내셔..

칼럼 2022.08.30

태극기

태극기 - 한경직 목사(1902~ 2000) 벌써 오래 전, 1925년 내가 처음으로 공부하러 미국으로 갈 때였다. 당시 미국에 가는 배가 없어 일본으로 가 요꼬하마에서 배를 타고 17일 만에 하와이의 호놀루루 시에 도착했다. 며칠 경유지였다. 마침 그곳에 사는 친구의 마중을 받아 하와이 시내를 구경했다. 어느 작은 건물로 들어갔는데 현관에 ‘대한국민회 총본부’라고 한글로 쓴 간판이 있었다. 영어로 된 간판만 보다가 한글 간판을 보니 실로 반가웠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정면에 태극기 두 개가 교차되어 걸려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대한독립선언서’가 붙어 있었다. 뜻밖에 태극기를 보게 되니 내 마음이 너무 격하여 눈물이 앞을 가려 독립선언서를 읽을 수 없었다. 그때는 국내에서 태극기를 전혀 볼 수가 ..

칼럼 2022.08.23

애국가

애국가 - 한경직 목사(1902~ 2000) 일제강제합병 시절에 평양에 있던 ‘숭실대학’을 기억할 것이다. 숭실대학은 1917년 장로교회 선교사들에 의해 설립되어 곧 평양으로 이전하여 발전했으나 일제의 온갖 탄압 중에도 기독교신앙과 신학문과 애국심 중심 교육을 실시하여 수많은 애국자, 목사, 과학자, 사회지도자들을 양성했다. 지금은 서울로 이전하여 발전하고 있다. 1925년 내 동기동창 중에 이인선 씨는 체육활동을 아주 잘했다. 그는 숭실대 졸업하고 일본 체육대학을 졸업한 후, 숭실대에 체육교수로 부임했다. 하루는 다른 대학과 축구경기를 해서 승리하자, 그날 저녁 선수들이 어느 음식점에 모여 자축 음식파티를 열었다. 그들은 흥에 겨워 각자 돌아가며 노래를 부르던 중 갑자기 한 학생이 애국가를 부르자 모두..

칼럼 2022.08.16

제11계명

- 송기식(1940~ 2015) 여름철이면 우리 집 앞마당 조그만 정원은 푸른빛이 가득하여 좋은 쉼을 주고 있다. 도심지 한 복판에서 몇 그루의 나무가 마당에 있다는 것이 이토록 즐거운 줄 전에는 몰랐다. 로마 밀크라는 토양학자가 지중해 연안과 서부 아시아 일대를 돌아본 후, 기자회견을 했다. “만일 모세가 팔레스티나 지역에서 자살적 농업이 몰고 올 무서운 결과를 예측 했더라면 아마도 십계명 외에 인간과 지구에 대해서 하나 덧붙였을 것"이라며, 그의 11계명은 이렇다. “그대는 자자손손 지구의 자원과 생산력을 보존케 할지라. 그대는 농토를 토양침식으로부터, 물은 고갈로부터 지키도록 할 것이며, 가축을 함부로 놓아기르지 않도록 지켜나가면 영원히 복이 있으리라. 내가 명한 이 지구의 관리를 소홀히 한다면 기..

칼럼 2022.08.12

물 - 한경직 목사(1902~ 2020) 여름철은 특별히 물을 가까이 하는 계절인 듯하다. 바다에서 해수욕을 즐기고, 호수에 배를 띄워 낚시질을 하거나 깊은 계곡을 올라가 물소리에서 자연의 노래를 듣는다. 때로는 수백 척 흘러내리는 폭포의 장관에 마음이 황홀해진다. 물은 실로 귀하다. 태평양의 많은 물이 하늘로 올라 구름 되고 비가 되어 더러는 공기를 씻어주고, 떨어지는 빗방울은 시내가 되고 강이 되어 땅 위를 깨끗하게 하고 바다에 다시 들어가 짠물에 더러운 것을 소독한다. 물이 이렇게 공중과 땅을 순회하는 중에 풀과 곡식이 자라고 나무는 열매를 맺는다. 물이 없다면 이 땅에 생물이 없을 것이다. 인간도 이 물로 말미암아 삶을 얻고 즐겁게 사는 것이 아닌가. 우리 인간에게 물이 필요한 것처럼 인간의 심령..

칼럼 2022.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