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102

자율신경마비와 한국교회

몇 달 전, 전남 광주의 어느 교회를 방문한 적이 있다. 10여 년이 지나는 동안 개척자의 기도와 노력 끝에 땅을 사서 교회당도 아담하게 건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겨우 10여 명만이 모여 예배드릴 정도로 부흥이 되지 않은 현실에 그 이유를 여러 가지로 살펴보았다. 평소 사명감이 높아 철야기도도 하고 방문전도도 끊임없이 해서 한 때는 80여명까지 모였다고 한다. 그러자 몇 년 전부터 건너편에 있는 장로교회의 목사가 ‘감리교회와 성결교회는 이단이다’고 신자들에게 광고해서, 그때부터 전도도 안 되고, 전도한 신자들 상당수를 자기 교회로 빼가거나 낙심시켜 주저앉혔다며 분노하는 담임목사는 퍽 지쳐 있었다. 필자가 기가 막혀 따지러 장로교회에 찾아갔더니 모든 문이 잠겨져 있어 돌아서야만 했다. 알고 보니 그 교회의 ..

칼럼 2021.02.10

토끼 경제, 거북이 정치

며칠 전, 전북 전주의 K목사에게 손님이 찾아 왔다. 그는 소년시절 고향에서 주일학교를 잘 다녔다고 하면서, 이번 총선에 이 지역에서 출마했으니 자기를 위해 기도해 달라며, 흰봉투를 내 놓았다. 겉봉에는 감사헌금이라 써 있었고, 뒷면에는 자기 이름이 써 있었다고 한다. K목사는 이 돈은 감사헌금이 아니기에 받을 수 없다며 돌려주려고 하자, 그는 감사헌금을 왜 아니라고 하는가? 목사를 이상하게 여겼다. K목사가 이것은 청탁이지 감사헌금이 될 수 없다고 하자, 그는 인정을 무시한다고 말하고, 자기를 기억해 달라며 봉투를 두고 그냥 달아났다. K목사는 그 돈을 선거관리위원회로 가져갔다. 선거철만 되면 이런 일을 한 두 번 겪은 일이기에 그 때마다 봉투를 돌려보내거나, 놓고 달아나면 선거관리위원회로 가져가 주었..

칼럼 2021.02.03

성탄절과 마구간 신앙

최근 우리나라에 호적법이 많이 바뀌어졌다. 그 중에 출생지를 정확하게 현실화하는 법이 새로 등장했다. 즉 전에는 아이가 병원에서 출생했더라도 출생지는 그 부모가 사는 집의 주소로 등록했었다. 그런데 요즘 바뀐 법에 의하면, 아이가 병원에서 태어 낳으면 00시 00동의 00병원이라고 출생지를 등록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호적법에 따른다면, 예수님의 출생지는 이스라엘 베들레헴의 어느 마굿간이 될 것이다. 문제는 존귀하신 하나님의 아들이 어떻게 더럽고 천한 마구간에서 지극히 초라한 모습으로 탄생 할 수 있었을까? 사람마다 의구심을 품지만, 여기에 하나님의 섭리가 있다. 석가모니는 인도 가비라 성주의 아들로 호화로운 왕궁에서 출생했고, 마호메트는 아라비아 메카에서 유복자로 안방에서 태어났다. 그들에 ..

칼럼 2021.01.30

자녀 위해 무엇을 남겨야 할까

지난 8월 16일 8순의 실향민 강태원 씨가 불편한 몸을 휠체어에 의지한 채 KBS사장을 찾아갔다. 그는 해방 직후 단신 월남하여 쉰 떡을 먹어가며 근검해서 모은 그의 피와 땀이 고스라니 엉킨 현금 2백억 원의 예금통장과 70억 원 상당의 부동산 등기등본을 내놓고, 이 돈을 사회의 불우한 사람들을 돕는데 사용해 달라고 맡겼다고 한다. 이 사건은 황금만능사상과 극도의 이기주의가 만연하여 삭막한 우리의 사회에 내리는 단비였다. 동시에 가뜩이나 태풍의 피해로 막대한 재산과 인명피해, 그리고 수 만 가구의 이재민의 울부짖음이 계속되는 답답하고 우울한 세상을 달래주는 시원한 청량제였음이 분명하다. 그런데 그는 1남 4녀의 자녀들에게는 아무 것도 물려주지 않았다. 그는 “그동안 아이들을 대학공부 시켜주고 결혼을 시..

칼럼 2021.01.27

평화의 전도사 지미 카터

미국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2003년 8월 25일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 씨의 석방을 위해 방북했다. 곰즈 씨는 지난 1월 25일 북한에 그들의 불의를 지적하고 시정을 목적으로 두만강 경계를 넘어 북한에 들어갔다가 즉시 체포되어, 재판에서 불법 입국과 간첩혐의 등으로 노동교화 8년, 벌금 7000만원(한화 8억여원)을 선고 받아 복역 중이다. 그런데 지난 7월에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곰즈가 자기를 구출해 주지 않은 미국 정부에 대해 실망하고 자살을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으나 전례처럼 미 고위급 인사가 북한에 와서 사과를 하고 곰즈를 데려가라는 북한의 노골적인 요구에 대해 한 사람 미국민의 인권 위해 미국이 응한 것이다.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은 세계평..

칼럼 2021.01.22

도박, 이 망국 병을 왜 허락했는가

에드워드 기번(E. Gibbon)의 명저 ‘로마제국의 멸망’에서, 천년왕국 로마멸망 원인의 10가지 중에 도박이 들어 있다. 검투사들의 피비린내 나는 결사적 싸움경기를 시민들이 미칠 듯 좋아했는데, 이 잔인한 놀이문화가 나중에는 도박으로 변하여 이 도박 때문에 모든 재산을 잃고, 심지어 아내와 자식들까지 노예로 팔리는 등 사회적 폐허가 극심했다 한다. 인류의 문명은 정신문화와 놀이문화가 함께 발전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특히 과학기술의 발달로 경제적 여유가 생겨나자, 놀이문화는 레저라는 미명으로 국가마다 필수적 사업이 되어 문화부라는 부서를 통해 다각적으로 계발함으로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산업이 되고 있어 이를 더욱 활성화하려는 추세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레저산업에 자칫하면 도박이라는 독소가 스..

칼럼 2021.01.19

나치이즘과 사무라이즘

어떤 사람이 어느 누구에게 옷 한 벌을 샀다. 집에 와서 입어보니 아주 좋아서 기분이 좋았다. 호주머니에 손을 넣어보니 뜻 밖에 보석 한 개가 나왔다. 그는 고민을 했다. 재수가 좋았으니 그냥 가질까? 아니면, 양심에 거리끼니 주인에게 보석을 돌려줄까? 그는 랍비를 찾아가 고민을 털어 놓았다. 랍비는 “당신은 옷만 샀지, 보석까지는 사지 않았으니, 보석은 주인에게 돌려주는 것이 당연하지 않으냐?”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돌려줄 때 반드시 아들을 데리고 가라.” 그리하여 그 사람은 아들을 데리고 가서, 사연을 말하고 보석을 주인에게 돌려주었다. 이것을 목도한 아들은, 반드시 정직하게 살아야한다는 교훈을 배웠고, 아버지를 존경하게 되어 대대로 정직한 가문을 형성했다. 유대인 탈무드의 얘기다. 최근 우..

칼럼 2021.01.13

911 테러와 십승지

1975년 늦은 가을이었다. 친한 친구와 그 가족이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기 전에 친구에게, 이민을 가는 이유를 물은 적이 있었다. 그는 한국에서 장래가 보장된 공무원 직장을 버리고 미국으로 떠나는 이유가 몇 가지 있었는데, 그중 1순위는 안보 문제였다. 당시는 북한의 김일성이 호시탐탐 재남침을 노리고 일촉즉발의 위기의식을 매일 조장하고 있을 때였기에 전쟁의 불안 때문에 살 수가 없어 가장 안전한 미국으로 떠난다는 것이다. 필자는 그 후 10여 차례 미국이나 캐나다를 용무로 다녀오면서, 주일이면 그곳 한인교회에서 예배드렸다. 예배순서 중 자주 목사의 설교와 장로의 기도에서 한국의 안보 문제가 노출되는 것을 들었다. 즉, 불안하고 살기 힘든 한국을 떠나 안전한 평화의 나라로 우리를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칼럼 2021.01.06

하나님의 뜻과 죽음 훈련

로렌스 중위는 크리스챤으로, 중동 사막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영국 보병부대의 장교다. 그는 터키군에 의해 황량한 사막으로 쫓겨난 아랍인 부족을 돕기 위해 이곳에 파견 되었다. 그가 아랍인 용사 50인을 이끌고 거친 사막을 낙타를 타고 며칠동안 사력을 다해 지나고 있을 때 낙타 한 마리가 홀로 일행을 따라왔다. 아랍인 두목은, 그 낙타는 카심이란 부하의 것인데 카심은 사막에서 낙오되어 죽어가고 있다고 했다. 로렌스가, 왜 그를 데려오지 않았는가? 하고 묻자, “알라 신의 뜻이다.”하고 두목이 대답했다. 로렌스는 그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하루 절반을 외롭게 되돌아가 사막에서 죽어가는 카심을 구해, 낙타 뒤에 매달고 기진맥진하며 겨우 돌아왔다. 진지에 도착했을 때, 두목이 급히 마실 물을 그에게 건네주면서 “신의..

칼럼 2021.01.01

6승 1패와 5승 3패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끝났다. 16개국의 야구단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6승 1패로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은 준결승전에 이르기까지 6승 무패로 세계를 놀라게 했으며, 더구나 세계의 최강 미국을 7:3으로 격파하고, 동양제일이라는 일본을 예선전부터 본선에 이르기까지 2번이나 격파하는 쾌거로 우승후보로 기대되었다. 그러나 한국은 준결승전에서 미국을 제치고 기사회생한 일본에게 단 한번 패한 것이 그만 4강에 주저앉았고, 일본은 이 기세를 몰아 결승전에서 쿠바를 이겨 대망의 우승컵을 안았다. 6승1패와 5승3패! 누가 보더라도 6승 1패의 성적은 우승팀의 성적표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5승3패가 우승팀이 되었으니 말이다. 6승1패와 5승 3패는 한국팀과 일본팀의 성적표였다...

칼럼 2020.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