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102

습관

한경직 목사(1902-2000 나는 오래 전에 태국의 방콕을 여행할 때 아편 소굴을 구경한 적이 있었다. 겉으로 건강해 보이는 남자들이 종일 하는 일 없이 절반 벗은 몸으로 눕거나 앉아 서 아편 침을 꽂고 있었다. 그들을 정신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전문가의 안내로 다른 방에도 갔는데, 그곳에는 여자들도 그렇게 하고 있었다. 참혹한 모습이었다. 인간쓰레기란 말을 들은 적이 있지만, 실로 절망적인 가련한 존재들이었다. 저들이 왜 이렇게 되었을까? 전문가의 말에는, 처음에는 무슨 병으로 통증 치료하기 위해 조금씩 맞기 시작한 아편침이 이제는 습관이 되어 그 습관의 종이 되어버린 것이라고 했다. 몇 해 전에 미국에서 한 친구를 따라 알콜 중독자들이 모인 곳에 간 적이 있었다. 그곳에는 약 오십여 명의 남녀가 담배..

칼럼 2023.11.15

링컨의 신앙

- 한경직 목사(1902-2000) 1861년 2월 11일 아침, 에이브라함 링컨이 미국의 대통령으로 당선되어 집을 나섰다. 대통령에 취임하기 위해 20년 간 살던 그린필드를 떠나 수도 워싱톤으로 가야했다. 당시 미국은 국가적으로 큰 시련기를 맞고 있었다. 노예제도를 주장한 남부 10개 주가 뭉쳐 곧 남북전쟁이 치러 질 절대위기였다. 수많은 지지자들이 링컨을 전송하기 위한 기차역 광장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그는 군중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계속 한 후, 마지막에 이런 말을 했다. “일찍이 죠지 워싱턴의 어깨에 놓인 짐보다 더 큰 짐을 진 나는 언제 이곳에 돌아올는 지,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 알지 못하고 이곳을 떠납니다. 워싱턴을 도와주신 하나님, 또 나를 지금까지 인도하시고 우리 운명을 주장하시는 하나님..

칼럼 2023.11.08

그리스도의 얼굴

- 한경직 목사(1902-2000) 우리는 유명한 화가들의 그림으로 예수님 얼굴을 볼 수 있다. 그 중 다빈치의 유명한 '성만찬'의 주님의 얼굴이나, 하프만의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는 주님의 얼굴이나 혹은 홀맨 헌트 같은 화가의 예수의 얼굴이 유명하다. 그러나 이런 그림들이나 다른 그림들도 모두 상상화에 불과하다. 우리가 주님의 얼굴을 볼 수 없다고 그다지 섭섭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부활하신 예수께서 제자 도마에게 하신 말씀을 기억한다. “너는 나를 보고 믿으나 보지 못하고 믿는 자는 더 복이 있다.”(요한복음 20:29) 우리 신앙생활에서 중요한 것은 예수님의 외모를 보는 것보다 우리의 마음의 눈으로 예수님을 바라보는 것이다. 우리가 가시 면류관을 쓰신 주님의 얼굴을 앙망할 때 하나님의 크신 사랑..

칼럼 2023.11.01

감사와 국가 발전

한경직 목사(1902-2000) 19세기 초에 해적들이 아프리카의 흑인들을 강제로 납치해 노예로 팔았다. 어느 해 영국 군함이 대서양을 건너가는 해적선을 발견하고 추격했다. 마침내 해적선을 붙잡고 무장해제 시킨 후, 노예로 팔려고 붙잡은 흑인들을 군함에 태워 다시 서아프리카 시에라 리온에 가서 자유롭게 살도록 해방 시켰다. 그 중에 14살 된 소년이 있었는데 갈 곳을 몰라 헤메던 그를 선교사 한 분이 만났다. 선교사는 그에게 그곳에 세워진 기독교학교에서 일단 공부하게 했는데, 소년이 성경 시간에 예수 믿고 공부도 잘했기에 그를 영국에 보내 공부를 계속 시켰다. 대학을 졸업한 청년은 이제 무엇을 할까? 생각하다가 하나님의 은혜를 깨달았다. 노예로 끌려가던 그를 살려주시고 대학까지 졸업하게 되어 얼마나 감사..

칼럼 2023.10.17

먼저 기도하라

한경직 목사(1902-2000) 미국의 어떤 사람이 요리법을 잘 배우고 적당한 곳에 식당을 개업했다. 그런데 일주일 동안 손님이 하루에 5~6명 정도 다녀갈 뿐이었다. 그는 고민하다가 교회 신자이기에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다. “하나님. 제가 식당을 시작했는데 손님이 오지 않으니, 어떻게 할까요?” 그랬더니 갑자기 마음에 하나님의 감화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떤 손님이 오던지 내 아들이나 딸에게 대접하는 것처럼 그런 정성을 다하여 음식을 맛있고 실속 있게 만들어 친절하게 대접하자.“ 그는 하나님의 지시인 줄 알고 정성을 쏟았더니, 한번 온 사람들이 또 찾아왔다. 이렇게 몇 달이 지나자 점심, 저녁마다 사람들이 줄 지어 설 정도로 번창했다. 그는 너무 감사하여 하나님께 또 기도를 드렸다. “제가 이처럼..

칼럼 2023.10.11

내일

- 한경직 목사(1902-2000) 옛날 헬라나라에 더베라는 도시가 있었다. 당시는 도시국가의 시대였기에 주권자 알키아스왕은 어느 날 큰 잔치를 벌였다. 자기 친척과 귀족들과 외국에서 온 귀한 손님들을 많이 초청하였다. 먼저 악기 부는 사람, 노래하는 사람, 춤추는 사람들이 연주로 잔치 흥을 돋구었다. 그때 귀족 중 하나가 왕 곁으로 와서 편지가 든 봉투를 왕께 드렸다. “아, 오늘은 향락의 저녁이니, 사무적 일은 내일 보아야지.”하고 품에 간직했다. 그런데 조금 후에 여자 댄서로 변장한 모반자가 춤으로 다가와 왕을 칼로 살해했다. 잔치는 난장판이 되었는데, 그 편지는 이런 음모를 미리 알리는 글이었다 한다. 인간의 삶에 있어서 물론 내일을 준비하고 경영해야 미래가 밝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 할 수 있는..

칼럼 2023.10.04

평범한 은혜

한경직 목사(1902- 2000) 전에 미국에 어떤 목사가 있었는데, 아들도 목사가 되었다. 두 사람은 한 집에 살았으나 주일에는 맡은 교회가 달라 각각 차를 몰고 갔다. 어느 주일에 아버지 목사가 종일 봉사하고 오후 늦게 돌아와 감사기도를 했다. 조금 후에 아들 목사가 집에 돌아오더니, 아버지의 손을 붙잡고 말했다. “아버지, 오늘 하나님의 큰 은혜를 입었어요. 예배를 마치고 올 때 어떤 운전사가 차를 몰고 내 차 앞으로 달려오기에 그것을 피하려다가 제 차가 뒤집혔어요. 저는 핸들만 꼭 붙잡고 있었더니, 별로 다친 곳도 없고 차도 상처하나 없이 이렇게 돌아왔습니다.“ 아들의 말에 아버지가 “참으로 감사하구나!”하고 응답한 후, 이렇게 말했다. “너만 감사한 것이 아니라 나도 감사했다. 나는 아무런 사고..

칼럼 2023.09.27

기도하는 의사

한경직 목사(1902-2000) “수술은 사람이 하되 병은 하나님이 고치신다.” 세계적인 간 수술 의사로 전에 부산 청십자병원 원장인 고 장기려 박사의 말이었다. 사람이 약도 주고 수술도 하지만 사람을 지으신 하나님이 고쳐주시지 않으면 사람으로서 는 더 이상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의 저명한 민게이 박사도 이와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 이 분은 수술을 하기 전에 반드시 하나님께 기도하는 의사로 널리 소문이 났다. 그러나 그는 어려서 교회 주일학교에 다녔지만 대학생활 하면서 교회가기를 중단했었다. 의사가 된 다음에도 신앙을 거의 잊고 살았다. 그런데 어느 날 멀리에 사는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머니가 밭에서 일하다가 그만 소에 받혀서 생명이 위독하다는 것이다. 그는 곧 보조의사와 간호사를 데리고..

칼럼 2023.09.20

위기와 기도

한경직 목사(1902-2000) 세계 제2차 대전 때 프랑스 군대가 독일 나치스군대에게 패하게 되었다. 프랑스군을 도우려고 갔던 영국군 29만명이 전세가 불리해지자 영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도버해협으로 몰려갔다. 이를 알게 된 히틀러는 도망하는 영국군을 전멸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영국군의 위기 소식에 당시 영국왕 ‘죠오지 6세‘는 낙담했다. 그러다 ‘오직 구원은 하나님께 있다’는 믿음이 생겨, ‘기도의 날‘을 선포하고 온 국민이 영국군 구출을 위해 기도했다. 그날 모든 교회마다 초만원으로 국민들이 기도했다. 이상한 기적이 일어났다. 기도의 날에 독일에는 큰 폭풍우가 일어나 비행기는 물론 탱크도 움직일 수 없었다. 그러나 도버해협은 거울 같이 맑아서 많은 영국의 배가 29만명의 군인들을 영국으로 옮길 수가 ..

칼럼 2023.09.05

하나님의 눈

한경직 목사(1902- 2000) 오래 전에 희랍의 수도 아테네에 갔을 때였다. 그 옛날 천여 년 전에 지은 오래된 예배당이 있어서 구경한 일이 있다. 희랍의 정통교회에 들어가면 천주교와는 좀 다른 것이 있다. 천주교는 예배당 안에 마리아상(像)과 성화(聖畵)를 만들어 놓았지만 희랍정교회는 이미 8세기에 성상은 폐지하고 성화만 허락하고 있었다. 예배당에 들어갔더니 천장과 벽마다 옛 성화가 가득했다. 처음 눈에 들어온 그림은 커다란 눈(眼)이었고, 그 눈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마 그 뜻은 누구든지 이 예배당에 들어오면 하나님의 눈이 너를 지켜보신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한 것 같았다. 그러나 하나님의 눈은 그 예배당에 안에만 있는 것 아니다. 우리 예배당에도 계실 뿐 아니라 세계 어느 곳에나 계신 하나..

칼럼 2023.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