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우 윤명상 어릴 때, 친구들과 싸우면 어른들은 항상 ‘싸우면서 크는 겨’라며 말리기보다는 격려해주었다. 싸우는 게 싫었던 나는 빨리 어른이 되어 더는 싸우는 꼴을 안 보면 좋겠다 싶었지만 어른이 될수록 싸움은 더 다양해지고 격화된다는 것을 알게 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단 하루도 싸움 구경을 거른 날이 없고 직접 싸움판에 뛰어들어 코피 터지게 싸우기도 하지 않던가. 어깨동무까지는 아니더라도 서로 손을 잡고 살 수는 없는 걸까. 싸우면서 크는 어린애들 보다 ‘다 큰 것들이’ 더 크기 위해 싸우는 것은 애먼 새우등을 멍들게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