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80초 명칼럼- '해는 어디서 뜨나'

유소솔 2025. 10. 6. 00:00

 

 

                                                          이어령 교수(1934-2022)

 

에서 온 나그네와 산골에서 온 나그네가

도시에 와서 서로 말다툼을 하고 있습니다.

 

“그게 무신 소린가? 는 바다에서 뜨네.”

“아니야. 는 높은 산에서 뜨는 거야”

“아, 이 양반아. 내가 매일 두 눈으로 본 걸 모를까 봐!”

“허, 이 사람아. 내 눈은 눈이 아닌가?”

 

“거, 여보쇼. 뭐 그런 것 가지고 싸우시오?”

여관집 주인이 끼어들며 말했지요.

“내일 아침이면 다들 알게 될 것이요

 해는 바로 이 지붕 위에서 뜬다오.“

 

삼년 뒤 이들이 다시 만났다고 생각해 보세요.

에서 나와 육지를 여행한 사람은

바다에서만 뜨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겁니다.

산골 사람은 가 산 위에서만 뜨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을 겁니다.

하지만 여관집 주인은 아직도 지붕 위에서 뜬다고 우기겠지요.

 

여관집 주인이 아니라

나그네가 되세요.

‘진리는 나그네’라는 말도 있지요.

 

머리보다 로 생각하는 것

책상이 아니라 에서 얻는 지혜

여관집 주인나그네들의 이야기로 귀동냥하지요,

블로그트위터정보를 얻는 사람들은

여관집 주인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디지털사이버 공간만으로는 안 됩니다.

짚신을 신고 온몸으로 뜨는 곳을 찾아가는

나그네가 한번 되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