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어령 교수(1934-2022)
여름내 놀기만 하던 베짱이는 겨울이 오자
여름동안 열심히 일한 개미를 찾아 구걸하지요.
그러나 거절당한 베짱이는 얼어 죽고 말아요,
그런데 현대의 이솝우화는 다르대요.
현대판 이솝우화 버전 하나!
베짱이가 음식을 얻으러 개미의 집에 찾아갔지요.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아무 기척이 없었어요.
베짱이는 문을 열고 들어가 보았어요.
그러다 깜짝 놀랐지요.
먹을 것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
여름내 일만 하던 개미들은 모두 ‘과로사’로 죽어 있었대요.
이것은 워크홀릭에 빠져 일만 하다가
잃어버린 10년으로 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의 이야기랍니다.
현대판 이솝우화 버전 둘!
개미에게 거절당하고 쫓겨난 베짱이는 굶어 죽어가면서
마지막으로 바이올린을 켜며 노래를 불렀대요.
배운 것이라고는 그것밖에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여름내 일만 하느라
노래 한 곡 들어볼 틈 없었던 개미들이
베짱이의 노랫소리에 반해서 베짱이 주변으로 모여들었지요.
이때 베짱이는 얼른 모자를 벗어들고
“티켓 플리즈!”라고 외쳤어요.
입장료 받고 공연을 한 베짱이는 백만장자가 되었대요.
이것은 할리우드 오락문화를 세계에 퍼뜨린 미국의 이솝우화입니다.
현대판 이솝우화 버전 셋!
개미 집 앞에서 베짱이가 구걸을 하자
개미들은 “동무, 함께 나눠 먹읍시다!”라고 환대하며
사회주의 만세를 외쳤지요.
한 달 후. 잠잠하여 문을 열어보니 모두 굶어 죽어 있었답니다.
이것은 사회주의로 몰락한 구소련과 북한의 이솝우화에요.
그런데 이상한 우화가 하나 있어요.
개미도 베짱이도 겨울이 되어 사이좋게 사는 거에요.
그것은 바로 쉬엄쉬엄 일하며
임도 보고 뽕도 따는 한국의 이솝우화에요.
한국의 개미와 베짱이는 일하면서 노는
‘개짱이’들이었기 때문이지요.
개미 + 베짱이 = 개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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