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어령 교수(1934-2022)
양치기가 양을 모는
세 가지 방법
첫째, 양치기가 앞장서서 간다!
푸른 초원을 향해 방향을 잡고 선두에서 길 인도하며
그 뒤를 따라 양 떼들이 묵묵히 움직입니다.
양치기의 손에 든 지팡이는
방향을 가리키는 화살표이며
어둠을 밝혀주는 횃불 같은 구실을 합니다.
둘째, 양치기가 맨 뒤에서 간다!
양떼들의 식욕에 맡겨두면
스스로 풀이 있는 곳을 향해 움직여 갑니다.
다만 양치기는
뒤처지거나 길 잃은 양들을 지켜주면 되는 것이지요.
이 때의 지팡이는 감시와 관리의 힘을 낳지요.
셋째, 양 때의 한복판에서 간다!
인도자도 관리자도 아닌 동행자가 되는 것이지요.
양과 섞여서 무리와 함께 초원을 찾아가지요.
양치기가 들고 있는 지팡이는 소통 위한 전신주
혹은 안테나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행복한 양치기가 되기 위해서는
양 무리 속에 있어야 합니다.
그들의 눈빛을 읽고, 그들의 냄새를 밑고
그들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함께 움직이는 것이지요.
백 마리의 양이 있어도, 천 마리의 양이 있어도
모두 다 자기 곁에 양치기가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야지요.
21세기의 지도자는
앞에도 뒤에도 서지 않습니다.
한복판에서 지팡이를 우뚝 세우는 것입니다.
소통의 안테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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