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어령 교수(1934-2022)
무인도의 로빈슨 크루소는
먹을 것, 입을 것, 잠자는 것 까지
혼자 힘으로 다했어요.
일기도 쓰고 성경도 읽고
우산 같은 물건도 만들었지요.
하지만 함께 울어 주고
함께 손뼉 칠 사람은 없었지요.
사람 없는 섬이었으니까.
그런데
로빈슨 크로스가 무인도에 와서
제일 놀라고 무서웠던 것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그것은 바로 해변 백사장에 찍힌
사람의 발자국이었지요.
무인도에서 가장 그리워했던 것이 사람이었는데
목마르게 찾던 것이 사람이었는데
막상 사람의 발자국을 발견했을 대
그는 호랑이를 만난 것보다
사자를 만난 것보다 더 두려웠습니다.
야만인은 사람을 잡아먹고
문명인은 사람을 노예로 만들어 팝니다.
그래서 사람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사람.
그렇지요. 무인도가 따로 있습니까?
천만 명이 사는 도시라 할지라도
사람의 발자국을 두려워하는 것.
그것이 바로
무인도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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