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솔이 좋아하는 시와 글

매화꽃 기다리며

유소솔 2022. 2. 25. 00:02

 

 

      매화꽃 기다리며

                                -오인숙

 

나의 캔버스에

매화꽃은 아직 피지 못했네

 

얼마나 더 많은 폭설에 발 담그고

얼마나 더 세찬 바람에 흔들려야

연애편지 같은

매화는 필 것인가

 

한 번의 붓질로 끝날 수 없는

저 숱한 꽃송이들을 불러오려면

꽃송이만큼의

그림자 의자가 필요하겠네

 

기다림에 침침해진

안경알 닦는 것은

 

사람을 응시하는

눈빛이며

겨울의

묵시록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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